[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내주 예정된 애플의 신제품 공개 행사가 열리고 불과 몇 시간 후에 자사의 제품 발표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애플의 신형 아이폰 공개로 시장의 높아진 관심을 자사의 제품으로 쏠리게 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화웨이는 2일(현지시간) 중국 최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를 통해 베이징 시간으로 9월 10일 오후 2시 30분 신제품 발표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 서부 시간으로 9월 9일 저녁 아이폰의 신제품 공개 행사가 직후 자사의 신제품 공개 행사 일정을 잡은 것이다.
[신화사 = 뉴스핌 특약] 지난 1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됐던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4'에 마련된 화웨이 전시장 모습. |
애플은 오는 9월 오전 열리는 '잇츠 그로우타임' 행사에서 아이폰16 시리즈를 포함하여 애플워치10과 에어팟의 새로운 버전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화웨이 소비자사업 부문 최고경영자(CEO)인 리처드 유는 이날 자신의 웨이보에 "선도적이고 혁신적이며 파괴적인 제품이 곧 공개될 것"이라며 시장의 기대를 높였다.
이어 그는 "이 제품은 다른 사람들이 생각했지만 만들 수 없었던 혁신적인 제품"이라며 "화웨이가 5년간의 투자 끝에 과학 소설을 현실로 바꾸었다"고 덧붙였다.
화웨이는 한때 세계 최대의 스마트폰 제조업체였으나 2020년 미국 상무부의 제재 대상에 올라 미국과 대만, 한국 등으로부터 5G통신 칩을 수입하지 못하게 되었고, 그 여파로 최신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의 점유율은 곤두박질쳤다. 중저가 스마트폰 브랜드인 '아너'를 매각하는 결정도 내렸다.
하지만 지난 2022년 9월 '메이트50' 시리즈를 발표한 데 이어 지난해 상반기 스마트폰 출하량 1430만대를 기록하며 화려하게 복귀했다. 지난해 2분기에는 중국 스마트폰 점유율 13%를 차지하며 중국 5대 스마트폰 기업으로 복귀했다.
화웨이의 부활과 미국의 제재에 반발하는 중국 내 '애국 소비' 열풍 속 중국 시장에서 애플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중국 본토에서 아이폰 출하량은 97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6.7%로 감소했다. 1분기 25% 감소(전년 대비)한 데 이어 2개 분기 연속 출하량이 줄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순위는 3위에서 6위로 5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같은 기간 시장 점유율도 14%로 전년 동기보다 2%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이 기간 화웨이의 중국 내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대비 41% 증가하며 상위 5대 브랜드 가운데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집계됐다.
카날리스의 루카스 중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중국 공급업체가 (중국 시장에서) 상위 5위권을 모두 장악한 것은 사상 처음"이라며 소비자들이 생성형 인공지능(AI)이 탑재된 중국 현지 브랜드의 제품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12개월 내 중국에서의 AI 서비스인 '애플 인텔리전스' 제공 여부가 애플의 중국 사업 성과를 결정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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