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 '성추문 입막음 돈' 관련 유죄 평결을 받은 올해 미국 대선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연방 법원으로 사건 담당 법원을 이관해 유죄 평결을 뒤집으려고 한 시도가 3일(현지시간) 좌절됐다.
AP 통신 등에 따르면 앨빈 헬러스타인 뉴욕 연방 지방법원 판사는 회계 기록 조작 혐의 등 34개 혐의 모두에 유죄 평결을 내린 뉴욕 맨해튼 형사 법원에서 연방 법원으로 사건 담당 법원을 이관해 달라는 트럼프 측 변호인단의 요청을 이날 기각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극우 보수 단체 '자유를 위한 어머니들'(Moms for Liberty) 행사에서 대담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
우선 후안 머천 맨해튼 형사법원 판사의 딸이 2019년 대선 당시 민주당에 기부했다는 사실에 근거해 머천 판사가 편파적이었다는 트럼프 측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는 "이 법원이 주 재판에서 편견, 불공정성 또는 오류 문제를 평가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할 것"이라며 "이를 다룰 곳은 주 항소 법원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전직 대통령의 재임 중 행위에 대한 형사상 책임 면책 특권을 지난 7월 광범위하게 인정한 연방 대법원 판결을 이 사건에 적용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입막음 돈 지급이 사적이고, 비공식적인 행위였으며 (대통령) 행정 권한의 범위를 벗어난 행위였다는 나의 이전 결론에 대법원의 의견은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게 헬러스타인 판사의 입장이다.
AP는 "연방 대법원의 대통령 형사 책임 면책권 특권 판결에 따라 유죄 평결을 뒤집으려는 공화당 대선 후보의 계획이 좌절됐다"고 진단했다.
머천 맨해튼 형사 법원 판사는 조만간 트럼프 측의 요청 2건에 관해 결정한다. 하나는 연방 대법원의 대통령 면책 특권 관련 결정에 따른 유죄 평결 무효인데, 머천 판사는 오는 16일 이에 대해 결정할 예정이다.
다른 하나는 오는 18일 예정된 형량 선고를 대선 이후로 연기하자는 요청이다. 현재 대선일까지 2개월 남은 시점에서 일부 주에서 조기 투표를 하는데 형량 선고가 이뤄진다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만큼 선고일을 미루려는 시도다.
머천 판사는 수일 안에 형량 선고 연기 요청 수락 여부를 결정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직전 성관계 폭로를 막기 위해 개인 변호사를 통해 성인 영화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에게 13만 달러를 지급한 뒤 비용과 관련해 회사 장부를 조작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고 지난 5월에 유죄 평결을 받았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