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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주총 한주에 200개...국민연금 "의결권 막아, 강제 분산 필요"

기사입력 : 2024년09월12일 15:21

최종수정 : 2024년09월12일 15:21

금감원·국민연금·거래소 토론회 공동 개최
"주주 이익 보호 위한 법, 제도적 정비해야"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한국 국내총생산(GDP)이 30년간 성장한 것만큼 코스피가 성장했다면 6000이 넘어야 합니다. 디스카운트라고 말하기도 부끄럽습니다."

박유경 네덜란드연금자산운용(APG) 전무는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경제인협회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열린 토론'에서 "저평가라고 말하기도 부끄럽게 시장에서 평가되고 있다. 시장에서 평가는 끝났다고 볼 수 있다"며 이같이 강하게 비판했다.

이번 행사는 금융감독원, 국민연금공단, 한국거래소가 공동주최했으며 현장에는 이복현 금감원장과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김기경 한국거래소 부이사장, 네덜란드 연기금 등 국내외 기관투자자, 기업 및 유관단체, 학계 관계자들이 자리했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오른쪽)과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1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열린 토론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4.09.12 choipix16@newspim.com

박 전무는 자신이 한국 시장을 심각하게 보는 근거로 두 가지 수치를 제시했다.

그는 "한국은 국내총생산(GDP)이 30년간 7배 성장했는데 코스피는 3배 성장했다"며 "GDP가 성장한 만큼 코스피가 성장했다면 지수가 6000이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기간 미국과 일본, 대만 등은 GDP와 비교해 지수가 비슷하거나 이를 뛰어넘게 성장했다.

이어 "한국이 2004년 기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이머징 마켓(신흥시장) 지수에서 17%를 차지했는데 올해는 13%"라며 "반면 같은 기간 대만 지수는 12%에서 19%로, 인도는 5%에서 19%로 올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04년에는 1등이었는데, 지금은 4위가 됐다"며 "외국인 투자자를 포함해 시장이 참다못해 인덱스가 바뀌어 버린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1%는 100조원으로 환산된다. 대만(19%)과 한국(13%)은 600조원의 차이가 나는 셈이다.

박 전무는 "한국 증시는 아주 심각한 티핑 포인트(임계점)에 와 있다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나아가 한국시장 저평가의 핵심 원인으로 주주 보호 장치 미흡을 꼽았다.

박 전무는 "한국 기업의 실적을 보면 (저평가될) 시장이 아니다"면서 "LG의 경우 LG에너지솔루션 분할로 시장에 큰 물의를 일으켰지만 아직도 반성을 안 한다. 패널티도 없다. 한국은 그런 마켓이다"고 꼬집었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열린 토론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4.09.12 choipix16@newspim.com

그러면서 "경영권이라는 말은 없다. 경영자는 의무와 책임이 있지만 권리기 없기 때문이다. 권리를 가진 유일한 존재는 주주"라며 "한국 시장에서 경영권이란 말 자체를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주 이익 보호를 위한 입법 등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아마르 길 ACGA(아시아기업지배구조협회) 사무총장은 "한국의 밸류업 프로그램 출범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단계로 보인다"면서도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근본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했다.

그 원인으로 "주주 권리 강화를 위한 입법 진행 상황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의무 공개매수제도 같은 입법 제안은 국회에 머물러 있다"고 말했다.

이상훈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정부가 상속세 깎아주고, 총수 세금 깎아주는 것으로만 (정책) 초점이 잘못 맞춰져 있다"고 지적하며 이사 충실의무 대상에 주주를 포함하는 방안이 밸류업의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연기금인 국민연금공단도 목소리를 냈다. 국민연금이 의결권 행사를 적극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기업들의 공시 확대, 주주총회 일정 분산 등을 위한 법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동섭 국민연금공단 수탁자책임실장은 "국민연금이 상장사들에 배당, 이사선임, 기업 합병 등을 묻는데, 이를 상장사들이 (묻기전에) 먼저 공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연금이 참여하는 600여개 이상 기업 주총이 2월 말~3월 말 한 달에 집중돼 있다. 마지막 주에는 한 주에 200개 넘는 기업들이 주총을 한다"면서 "의결권 행사를 위해 기업들에 여러 차례 분산해서 주총을 개최해달라 요구하지만, 기업들이 반응이 없거나 외면한다. 적극적인 법적 장치 마련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복현 금감원장은 모두발언에서 "국내 자본시장이 '누구나 투자하고 싶은 시장'으로 거듭나기 위해 정부, 기관투자자뿐만 아니라 기업 스스로의 노력도 필요하다"며 "이 과정에서 기업 우려는 불식하되, 주주 가치의 실효적 보호를 위해 조화롭고 예측가능한 규범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yuny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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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탄핵안 "기각" 47.1% vs "인용" 46.7% [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지 39일 만에 헌법재판소가 탄핵안을 기각해야 한다는 여론과 인용해야 한다는 여론이 팽팽했다. 이는 보수층의 결집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비호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리서치가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의 의뢰로 지난 1월 20~21일 양일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ARS(자동응답시스템) 조사에서 "비상계엄 선포와 내란 혐의 등을 이유로 윤 대통령을 탄핵소추한 국회 측이 탄핵소추안에서 형법상 내란죄를 배제했는데 헌법재판소가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에 대해 어떤 결론을 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응답자 47.1%는 '기각해야 한다'고 답했다. '인용해야 한다'고 답한 사람은 46.7%, '잘모름'은 6.2%였다. 성별로 보면 남성은 ▲인용해야 한다 44.6% ▲기각해야 한다 50.4% ▲잘모름 5.0% 등이다. 여성은 ▲인용해야 한다 48.8% ▲기각해야 한다 43.8% ▲잘모름 7.4% 등이다. 연령별로 보면 인용해야 한다는 응답은 ▲50대 58.4% ▲40대 56.0% ▲만18~29세 48.5% ▲30대 43.2% ▲60대 42.6% ▲70대 이상 27.1% 순이다. 기각해야 한다는 응답은 ▲30대 54.8% ▲70대 이상 52.5% ▲60대 51.7% ▲만18~29세 49.6% ▲50대 39.3% ▲40대 37.6% 순이다. 지역별로는 광주·전남·전북에서 인용해야 한다는 응답(62.4%)이 가장 높았다. 이어 ▲강원·제주 57.2% ▲경기·인천 48.2% ▲서울 46.3% ▲부산·울산·경남 40.6% ▲대구·경북 40.2% ▲대전·충청·세종 39.5% 등이 뒤를 이었다. 기각해야 한다는 응답은 대전·충청·세종(55.5%)이 가장 높았다. 이어 ▲대구·경북 50.8% ▲부산·울산·경남 49.6% ▲경기·인천 48.4% ▲서울 47.5% ▲강원·제주 31.9% ▲광주·전남·전북 31.3% 순이다. 지지 정당별로 보면 인용해야 한다는 응답은 ▲조국혁신당 지지자 87.6% ▲더불어민주당 지지자 87.4% ▲지지정당 없음 63.5% ▲개혁신당 47.8% ▲기타정당 46.5% ▲진보당 33.9% ▲국민의힘 9.3% ▲잘모름 0% 순이다. 기각해야 한다는 응답은 ▲국민의힘 85.0% ▲개혁신당 36.9% ▲기타정당 36.7% ▲지지정당 없음 26.6% ▲진보당 19.4% ▲더불어민주당 7.8% ▲조국혁신당 5.3% ▲잘모름 0% 순이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조사결과를 보면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기각'이 '인용'보다 한계허용 오차범위 내에서 높게 응답이 나왔다"며 "다만 '기각해야 한다'와 '인용해야 한다'는 답변이 팽팽한 것은 정부·여당과 야당 간의 대립이 극심한 상황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탄핵 결정 시 국론 분열 가능성이 더욱 크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헌법재판소는 이런 정치적 영향과 파급효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탄핵 심판의 최종 결론을 내려야 한다"며 "단순히 법적 기준만이 아니라 국가와 국민에 미칠 수 있는 정치적 영향까지 균형 있게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정치 전문가들은 이같은 흐름을 '보수 지지층의 과표집'으로 보고 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조기 대선이 다가오면서 극우 성향을 중심으로 '이재명은 안 된다'는 심리가 뭉치고, 이들이 여론조사에도 적극적으로 응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상황에서 진보층도 나름대로 뭉쳐있다 보니 '윤석열 대 이재명' 양당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도 "지금 여론조사 응답자 중의 다수는 보수층으로 보인다. 스스로 보수라고 생각하는 의견들이 의도치 않게 과표집 되면서 윤 대통령 쪽으로 표가 몰리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중도층에서도 공수처 수사와 이재명에 대한 비호감도가 높은 사람들이 국민의힘을 전략적으로 선택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 RDD(무작위전화걸기) 활용 ARS를 통해 진행됐다. 성별, 연령별, 지역별 인구비례할당 후 무작위 추출 방식으로 표집했으며, 2024년 12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기준으로 성·연령대·지역별 가중치를 부여했다. 신뢰 수준은 95%, 표본 오차는 ±3.1%p, 응답률은 7.8%다. 자세한 조사 개요 및 내용은 미디어리서치 홈페이지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allpass@newspim.com 2025-01-2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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