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GM 포괄적 협력…초점은 수소와 에너지
수소연료전지 강조해 온 양사…美 정부 협조 이끌까
BMW·토요타 수소차 양산 2028년, 이전까지 승부수
[서울=뉴스핌] 조수빈 기자 = 현대자동차가 미국 수소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제너럴모터스(GM)과 깜짝 협력을 발표했다. 미국 현지 기업 GM을 미래차와 에너지 전반의 파트너로 두면서 수소 시장에 대한 미국의 정책적 지원과 현지 생산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수소 강조한 현대차…GM과의 협력은 수소연료전지부터?
지난 12일 현대차그룹과 GM은 포괄적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협력 내용은 승용·상용 내연차, 친환경 에너지, 전기·수소 기술 공동 개발·생산과 원자재, 철강 및 기타 소재 통합 조달 등이다. 구체적인 협력 사항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협력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협력 내용이 '에너지'에 좀 더 초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친환경 에너지'를 협력 분야 중 하나로 언급했는데 이는 '수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소연료전지를 중심으로 한 양사의 협업이 기대된다.
현대차는 북미 시장을 수소 사업의 밸류체인의 중심지로 꼽고 사업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달 14일 내놓은 반기보고서를 통해 'H2 솔루션'으로 수소 생태계 및 이니셔티브 확보를 통해 연료전지 기반 수소 시장을 선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8월 진행됐던 현대차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공개한 현대차 중장기 전략 '현대웨이'에서도 북미 중심의 '수소 생태계'가 언급됐다. 현대차의 수소체인 사업 브랜드 'HTWO'는 미국 조지아에 준공될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공장을 중심으로 전개될 예정이다.
현대차는 친환경 물류체계인 'HTWO 로지스틱스 솔루션'을 올해 말까지 도입하고 HMGMA를 중심으로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를 구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트램과 선박, 경비행기, 발전기 및 중장비 등 다양한 분야로 수소 연료전지 시스템 라인업도 확대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2020년에 세계 최초의 수소전기 대형트럭인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양산에 성공했다. 현대로템과는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탑재한 수소전기트램을 개발하고 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이날 행사 이후 기자들과 만나 "공공성을 갖고 많이 투자가 필요한 상용 부분에서 속도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수소연료시스템이 지속 발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고 답했다.
수소연료전지는 GM의 전기화 전략의 핵심 구성 요소이기도 하다. GM은 '하이드로텍'이라는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개발하고 이를 이용한 픽업 트럭을 개발 중이다.
2024년형 쉐보레 실버라도 5500 MD와 유사한 프레임을 사용하고 있는 픽업 트럭이 프로토타입으로 공개됐고 GM은 미 에너지부(DOE)의 SuperTruck 3 프로그램, 수소‧연료전지 기술 사무소(HFTO)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아 본 사업을 진행 중이다. 현대차가 수소차 사업을 승용차에서 상용 부문으로 일부 수정한 만큼 상용차 부문의 시너지도 기대되는 포인트다.
현대차의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사진=현대차] |
◆수소연료전지 중심 협업 기대…美 보조금·정책 이끌어낼까
공공 투자 부문에서는 미국 정부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자국 산업 보호 성향이 강해지고 있는 미국 정부의 보조금 정책에 현대차가 합류할 수 있는 방법은 현지 기업과의 합작이 가장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미국 정부가 GM이나 포드가 수소전기차에 적극적이지 않은 상태에서 관련 산업 활성화나 보조금을 줄 가능성은 적다"며 "GM과의 협력을 통해 미국의 수소 전기차 보급에 대한 정책 발현, 인프라 구축을 유도할 수 있으며 향후 생산량이 늘었을 때 미국 현지 생산도 가능한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아직 구체적인 협력은 논의되지 않았지만 양 사 모두 '즉시 협력 가능한 분야'를 모색하겠다고 밝힌 만큼 빠른 시일 내에 협력 방향이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론 미국 대선 이후 인플레이션감축법안(IRA)이 어떤 방향으로 수정되는지에 따라 연내 양 사의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비슷한 시기 발표된 BMW·토요타의 '수소연료전지차' 양산은 2028년으로 예고됐다. 현대차와 GM의 협력이 어느 시기까지 수소경제를 앞당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bean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