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예산 534억 대비 3조7000억원 가까이 늘어나
임광현 의원 "재정수입 효율성 높일 대책 마련 필요"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정부가 내년 물납 주식 매각 대금 3조7000억원을 세입예산으로 편성한 가운데 지난해 2회 유찰된 경영권 없는 물납주식 매각이 실패할 경우 대규모 세입 결손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임광현 의원이 기획재정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2025년 세입예산'에 국세물납주식 매각 대금 3조7441억원을 반영했다.
이는 해당 세입 예산 항목의 올해 예산액인 533억5000만원에 비해 3조6908억원 늘어난 것이며 70.2배 증가한 규모다. 증가액의 대부분은 정부가 고액의 물납주식 매각을 감안하여 조정한 것이다.
2025 국세물납주식 매각 예산안 및 2024년 매각 실적 [자료=임광현 의원실] 2024.10.07 plum@newspim.com |
국세물납은 상속세 납부 시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현금 대신 주식 등 법에서 규정한 자산으로 세액을 대신 납부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지난해 넥슨 창업주 일가의 물납으로 납부한 상속세는 엔엑스씨(NXC)의 비상장 주식 85만1968주로 한국자산관리공사의 신규 수탁 당시 평가액은 4조7149억원이었다. 해당 물납주식은 지난해 12월 한국자산관리공사가 두 차례에 걸쳐 지분 공매에 나섰으나 모두 유찰된 바 있다.
두 차례 유찰의 원인으로는 정부가 보유한 엔엑스씨 지분율은 30.64% 대비 창업주 일가가 보유한 지분 67.67%를 고려하면 경영권을 행사할 수 없는 수준이며 비상장사이므로 수익 거래가 용이 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넥슨과 엔엑스씨 등 관계사 법인과 대주주가 다시 물납 주식을 되사오는 방안이 거론되지만 이 경우 국유재산법상 특수관계인의 저가 매수 금지 규정에 따라 물납 당시 평가액 4조7000억원 이상으로만 매수가 가능하기 때문에 자사주화 등의 매입은 용이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정부는 엔엑스씨 물납주식의 약 80%인 3조7000억원 가량이 내년에 현금화될 것이라고 가정해 세입예산을 편성했다. 내년 물납주식 매각을 통해 충당할 재원 전체의 약 99%를 차지하는 규모다. 지난 8월까지 매각된 물납주식은 총 193억 원으로 올해 예산액 534억원의 36.1%에 불과한 상황이다.
임광현 의원은 "물납주식 매각은 해당 물건이 금전 납부됐을 경우와 동등한 세입을 확보하기 위해 매각가치를 극대화하는 구체적 방안이 필요하나, 정부의 계획은 두 차례 유찰을 거쳐 성공보수 지출이 수반되는 수의계약을 통해 매각 주간사를 선정하려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년간 85조원의 세수입이 결손되는 상황에서 부실한 대규모 세입 계획이 추가적인 세수 손실로 이어질 우려가 크므로 이를 방지하고 재정수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더불어민주당 임광현 의원 [사진=뉴스핌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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