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16일(현지시간) 유럽 주요국 증시가 혼조세로 마감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결정을 하루 앞두고 긴장감이 팽배한 가운데 기술주와 명품주의 실망스런 실적이 두드러지게 부각됐다.
범유럽 지수인 STOXX600 지수는 전장보다 0.97포인트(0.19%) 내린 519.60으로 장을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53.38포인트(0.27%) 하락한 1만9432.81에,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는 29.97포인트(0.40%) 떨어진 7492.00로 마감했다.
반면 영국 런던 증시의 FTSE100 지수는 79.79포인트(0.97%) 오른 8329.07로 장을 마쳤다.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의 FTSE-MIB 지수는 81.55(0.24%) 상승한 3만4660.00에, 스페인 마드리드 증시의 IBEX35 지수는 66.50(0.56%) 오른 1만1996.70으로 마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 [사진=로이터 뉴스핌] |
스페인의 벤치마크 지수는 지난 2010년 1월 이후 14년 9개월 만에 최고치로 장을 마쳤다.
전날 개장 직후 사상 최고치(1만9602.50)를 찍은 뒤 결국 하락세로 마감했던 독일 벤치마크 지수는 이날도 약세를 보였다. 하지만 시장은 독일 증시의 장밋빛 미래를 더 기대하는 모습이었다.
CMC마켓의 수석 시장 분석가인 조헨 스탄즐은 "독일 DAX 지수가 앞으로 계속 상승할 확률이 높다"면서 "미국 글로벌 기업에 버금가는 수출 지향 기업이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은 "시장 참가자들은 ECB가 17일에 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추가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는 (유럽 각국의) 주가를 끌어올릴 수 있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영국에서는 9월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훨씬 낮게 나오면서 다음달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졌다.
영국 통계청은 이날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년 대비 1.7% 올랐다고 발표했다. 전달 2.2%에 비해 0.5%포인트 낮아진 것으로 전문가 예상치 1.9%도 밑돌았다.
영국 언론들은 "2021년 4월 이후 처음으로 영란은행(BOE)의 정책 목표 2% 밑으로 내려갔다"고 보도했다.
이날 유럽 시장은 명품과 기술 업종이 드리운 먹구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두 업종은 올 들어 범유럽 벤치마크인 STOXX600 지수의 평균에 못미치는 저조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전날 26년 4개월 만에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던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업체 ASML은 이날도 5.12% 급락했다. 이 회사 주가는 10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ASML이 몇 달 안에 신규 주문이 늘면서 주가가 상승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명품업계도 전체적으로 약세를 보였다.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는 3.68% 하락했는데 이는 3분기 매출이 3% 줄었다고 발표한 데 따른 것이었다. 케링(-1.90%)과 에르메스(-1.34%), 리치몬트(-0.90%) 등도 동반 하락했다.
그외 신발 제조업체 아디다스는 연간 매출 및 이익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6.3% 하락했고, 프랑스 텔레마케팅업체인 텔레퍼포먼스는 케플러슈브레가 이 회사 주식 등급을 '보류'에서 '매수'로 상향 조정한 뒤 11.2% 급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