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군 정보당국 "북한군 23일 목격, 기록돼...러 국방차관 책임자 임명"
푸틴도 부인 안해 "우리가 알아서 할 일"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우크라이나 군 정보 당국은 24일(현지 시간) 러시아에서 훈련받아 온 북한군 중 첫 번째 부대가 이미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쿠르스크 지역에 배치됐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군 정보 총국은 이날 성명을 통해 "러시아 동부 지역에서 훈련을 받아 온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DPRK)의 첫 번째 부대가 이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투 지역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성명은 "특히 23일에는 쿠르스크 지역에서 이들(북한군 병력)의 존재가 (목격돼) 기록됐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군 당국은 북한군 장성 3명과 장교 500명 등 1만 2000명이 러시아 동부의 5개 군사 시설에서 적응 훈련을 받아왔다고 덧붙였다. 또 러시아군이 유누스베크 옙쿠로프 국방 차관을 북한군 훈련과 감독 책임자로 임명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지원하기 위해 파견된 북한 군인들이 군복과 군화 등을 지급 받는 장면이라고 우크라이나 군 전략소통정보보안센터(SPRAVDI) 측이 공개한 영상. [사진=SPRAVDI 페이스북] |
로이터 통신은 미국 정부 관계자가 북한 병력의 쿠르스크 배치 보도를 인지했고, 이를 확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앞서 일본 교도통신도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군 2000명이 훈련을 마치고 우크라이나 국경 근처 러시아 서부로 이동하고 있다고 우크라이나 군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군은 지난 8월 러시아의 본토인 쿠르스크 지역에 기습 공격을 감행, 일부 영토를 점령 중이며 러시아 군이 우크라이나 군을 격퇴하기 위해 반격 작전을 펼치면서 치열한 공방을 벌여왔다.
러시아 군은 쿠르스크 반격 작전에 대규모 병력의 희생을 감수하고 집중 투입하는 특유의 '고기 분쇄' 작전을 펼쳐 왔고, 이로 인해 최근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하루 1200명이 넘는 사상자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정부는 그동안 북한 군 파병 주장을 '가짜 뉴스'라고 부인해왔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타타르스탄 공화국 카잔에서 열린 브릭스(BRICS) 정상 회의 결산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알아서 할 일"이라며 부인하지 않았다.
미국 백악관은 전날 "북한이 10월 초에서 중반 사이에 최소 3000명의 군인을 러시아 동부로 이동시켰다고 평가하고 있다"며 북한 군 파병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 소통 조정관은 이와 관련, 이들이 훈련을 마친 후 러시아 서부 지역으로 옮겨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만약 북한 군이 우크라이나와의 전투에 배치된다면 그들은 정당한 공격 목표, 정당한 표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정보원도 최근 국회 정보위 비공개 간담회를 통해 현재까지 러시아로 이동한 북한 병력이 3000명이며 12월까지 파병 규모가 모두 1만여 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