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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건설, '벌떼입찰'로 총수일가 '일감몰아주기'…공정위, 과징금 97억 부과

기사입력 : 2024년10월30일 12:00

최종수정 : 2024년10월30일 13:14

최대주주 및 배우자 소유 계열사 부당지원
공정위 "중견기업 부당지원행위 제재 의의"

[세종=뉴스핌] 백승은 기자 = 제일건설이 총수일가가 소유한 계열사에 '벌떼입찰'을 통해 공사 일감을 몰아준 행위가 적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제일건설이 제이제이건설과 제이아이건설에게 상당한 규모의 공사 일감을 제공하는 등 부당지원행위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96억890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30일 밝혔다.

과징금은 제일건설 48억4500만원, 제이제이건설 31억4800만원, 제이아이건설 16억9600만원으로 나뉜다.

◆ 사유 없이 총수 계열사 공동시공사 선정…위반 기간 계열사 획득 시공이익 245억

제이제이건설은 제일건설의 최대주주인 유재훈과 배우자 박현해 등 총수 일가가 100% 보유 중이며, 제이아이건설은 제이제이건설의 완전자회사다.

제일건설 등 주요 계열사 주주 현황 [자료=공정거래위원회] 2024.10.30 100wins@newspim.com

공정위의 조사에 따르면 제이제이건설은 법 위반 기간인 2016~2020년간 총 1574억원의 시공매출과 138억원의 시공이익을, 제이아이건설은 2017~2023년 총 848억원의 시공매출과 107억원의 시공이익을 획득했다.

제일건설은 공공택지 분양 입찰에 다수의 계열사 또는 비계열 협력사를 동원해 참가하는, 소위 '벌떼입찰'을 통해 공공택지를 확보하고 아파트를 건설·분양하는 방식으로 크게 성장했다.

제일건설은 그룹 내 시공법인 중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 필요한 신용 등급 등을 갖춘 유일한 건설사였지만, 제이제이건설과 제이아이건설은 제일건설로부터 하도급을 받거나 소규모 관급 공사를 수주하는 수준에 그쳤다.

한국토지주택공사는 추첨으로 공공택지를 공급하는 경우 1순위 청약 자격을 충족하는 업체들을 대상으로 추첨을 실시하여 공급대상자를 결정하는데, 2016년 8월부터 1순위 청약 자격을 강화하여 '최근 3년간 300세대 이상의 주택건설 실적'을 요구했다.

이에 제일건설은 시공권을 확보한 공공택지 개발사업 총 7건(제이제이건설 4건, 제이아이건설 3건)에서 합리적인 사유 없이 제이제이건설 또는 제이아이건설을 공동시공사로 선정해 공동도급 계약을 체결하고 상당한 규모의 공사 일감을 제공했다.

지원 행위를 통해 제이제이건설과 제이아이건설은 상당한 규모의 수익을 안정적으로 얻고 주거용 건물 건설업 시장에서 경쟁상 지위를 크게 강화할 수 있었다.

아울러 위반 기간 지원 행위로 거둔 시공매출이 총시공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제이제이건설은 83.3%, 제이아이건설은 49.3%에 육박했다. 총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제이제이건설은 20.9%, 제이아이건설은 12.8%에 달했다.

시공능력평가 순위도 제이제이건설은 2016년 1337위에서 2020년 205위로, 제이아이건설은 2017년 546위에서 2023년 405위로 크게 상승했다.

공정위는 제일건설의 이런 지원 행위가 공공택지 분양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을 저해한다고 봤고,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45조 제1항 제9호 또는 구법 제23조 제1항 제7호를 적용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는 기업집단 공시제도(법 제26조 내지 제28조)나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 금지(법 제47조) 규제 대상이 아니라 대기업집단보다 상대적으로 감시가 느슨한 중견 기업집단의 부당지원행위를 적발해 제재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제일풍경채 자료사진(사진은 기사와 상관 없음) [사진=제일건설]

100win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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