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라이브
KYD 디데이
중국 정치

속보

더보기

[르포] 연해 성장 바통잇는 중국 서남부 ⑧ 인문이 농축된 꽌시의 매개 구이저우마오타이

기사입력 : 2024년11월05일 12:52

최종수정 : 2024년11월14일 12:59

[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술 주(酒) 자가 들어간 한자가 넓은 벽면 한쪽을 가득 채우고 있다. 대충 훑어봐도 200여개 글자가 넘어 보였다.

2024년 10월 26일 '후난성- 구이저우성 중국 서남부 탐방' 마지막 일정으로 뉴스핌 기자는 구이양(貴陽)에서 세시간 정도 버스를 타고 준이시(遵义市, 지급시) 런화이시(仁怀市, 현급시)로 이동, 마오타이 그룹이 운영하는 장정(长征)로의 중국술문화성 박물관을 찾았다.

마오타이의 중국술문화성 박물관은 기자가 2020년 찾았던 마오타이 공장과는 또다르게 중국 술의 유래와 장향형 마오타이 백주를 이해하는데 아주 유익하고 흥미있는 장소였다.

벽면에 조형물로 전시된 '술(酒)이 포함된 한자'의 갯수를 쳐다보는데 중국 투어단의 여행 가이드는 주(酒) 자가 들어간 한자가 저렇게 많은 것은 옛날부터 술이 사람들의 일상생활과 얼마나 밀접했는지를 말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구이저우성 런화이시 마오타이 중국술문화 박물관에 술 주(酒)자가 포함된 한자들이 조형물로 전시돼 있다.  사진=뉴스핌 촬영.  2024.11.05 chk@newspim.com

오랜세월 시인묵객들은 술을 빌어 서정을 담아내고 거기에 세월이라는 묘약이 가미되면서 후대에 서사로 전해졌다. 이백은 환타지 음주시 '창진주'에서 밤새 삼백잔을 마시면서 만고의 시름을 풀겠노라고 일갈했다. 청나라 학자는 "달고 맛있는 이과두주 한잔에 천년의 한을 삭히겠다"고 노래했다.

런화이시 장정로에 위치한 마오타이 박물관 문턱을 넘으면 넓은 마당에 한무제 청동상이 서 있다. 왠 한무제 동상인가, 안내원에게 이유를 물었더니 한무제가 BC 135년 마오타이진 장향형 술 맛을 높이 평가했다고 연유를 일러줬다. 장향형 양조의 기원은 다른 백주회사들이 말하는 것 처럼 '수백년'이 아니라 아예 세기 전으로 거슬러갈 만큼 유서깊은 술이라는 얘기다.

장향형 백주와 마오타이(구이저우마오타이구펀유한공사, 증권코드 600519. SH)술의 장구한 서사는 애주가 이든 아니든 현대인들의 흥미를 돋울만한 숱한 스토리텔링으로 만들어져 세간에 전해지고 있다.

"마오타이(茅台) 술은 병사들의 피로를 풀고 상처를 치료하는 일종의 군수품이다. 장향형 마오타이 술을 보호하라." 구이저우(貴州)성 런화이시의 상급시인 준이(遵義)시 '준이(遵義) 회의' 박물관에는 이런 내용의 통지문과 함께 1930년대 장향형 백주 공장 사진을 전시해 놓고 있다. 사진 설명문에는 1935년 1월 대장정의 홍군(紅軍, 중국 인민해방군의 전신) 총 정치부가 하달한 포고령이라고 쓰여 있다.

[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중국 서남부 구이저우성 런화시 마오타이 그룹의 중국 술문화 박물관에 이 고장 장향형 술을 높이 평가했다는 한무제의 기마 동상이 설치돼 있다.  사진= 뉴스핌 촬영(최헌규)  2024.11.05 chk@newspim.com

그런가 하면 마오타이진 일대 많은 백주 공장들은 신중국 건국(1949년) 이후에 와서는 마오쩌둥이 주도한 1958년 무렵 경제 대약진 운동 때 용광로 속으로 사라질 뻔한 적이 있다. 당시 지도자 주덕이 마오타이 수출로 기차와 비행기 선박을 만들 자금을 벌어들일 수 있다고 마오쩌둥을 설득해 간신히 마오타이 공장 철거를 면했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표준품 구이저우마오타이를 보증하는 상표 라벨은 천사가 하늘을 나는 비천상이다. 중국 당국은 1949년 신중국 건국후 마오타이를 몰수해 국유화한 후 혁명과 공산당을 상징하는 붉은 별의 상표를 사용했다. 하지만 외국 소비자들이 꺼리자 지금의 비천 문양으로 바꾼다. 하지만 문화대혁명 발발후 해바라기 상표로 바뀌고 문혁이 끝난후 다시 현재의 비천 문양으로 복원된다.

10월 26일 기자가 마오타이 박물관을 방문했을때 마오타이 그룹은 이같은 내용의 마오타이 상표 변천사를 시대별 상표 자료와 설명을 곁들여 눈에 띄는 장소에 비중있게 전시해놓고 있었다.

[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구이저우마오타이구펀유한공사의 마오타이 백주 상표는 시대의 변천에 따라 붉은 별모양에서 천사가 하늘을 나는 비천 무늬, 해바라기 무늬, 재차 비천 무늬로 바뀌어왔다. 사진= 뉴스핌 촬영.     2024.11.05 chk@newspim.com

마오타이는 혁명의 술이면서 동시에 외교의 술이다. 10월 26일 마오타이 박물관 뜰에는 신중국 초기 저우언라이 총리가 베트남 호치민과 장안로상의 베이징반점에서 마오타이 술로 건배를 하는 장면이 소개돼 있다. 박물관 경내에는 또 마오쩌둥과 장개석 동상을 나란히 세워놓고 충칭에서 2차국공합작 회의를 할때 마오타이 술을 건배주로 사용했음을 알리고 있다.

북중 우호를 강조할 때 역시 빠지지 않는 것이 구이저우의 마오타이 장향형 백주다. 2024년 하반기 현재 북중관계가 다소 소원한 감이 있지만 2018년 3월에는 시진핑과 김정은의 만찬에 구이저우마오타이(귀주모태)가 '혈맹의 만찬주'로 사용돼 북중간의 끈끈한 우의를 과시했다.

중국은 서방 국가와의 외교 의전에서 가장 중시하는 미국과 중요한 회의를 할때면 역시 만찬주로 마오타이를 내놓았다. 미중 양국은 1970년대 초반 미국 닉슨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 마오타이로 건배했고 1979년 미중 수교 때도 구이저우마오타이를 만찬주로 테이블에 올렸다.

[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마오타이그룹 중국술문화성 박물관 경내에 마오쩌둥과 국민당의 장제스가 2차국공합작 회의때 건배하는 모습의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사진=뉴스핌 촬영(최헌규). 2024.11.05 chk@newspim.com

마오타이진을 거느린 런화이시는 술의 도시를 뜻하는 주도(酒都)라는 별명을 얻고 있다. 런화이시 마오타이진은 도시 전체가 백주 공장이며 판매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도로는 양조공장 트럭들로 붐비고, 누룩을 찌고 증류하는 냄새가 온 천지에 진동한다. 시내 도로변에는 대형 술 항아리가 들어찬 판매장이 끝도없이 이어진다.

"마오타이진을 거점으로 런화이시에는 약 3000개의 백주 브랜드가 있습니다. 그중에 규모가 큰 곳이 대략 300개 정도 됩니다. 이 중에는 공장 없이 브랜드만 가지고 주문 생산한 뒤 상표를 붙여 파는 업체들도 많아요." 마오타이진 '1915 광장' 옆의 장향형 백주 판매상은 마오타이 술의 현황에 대해 이렇게 소개했다.

마오타이진에서 생산되는 백주 가운데 가장 유명한 술로 구이저우 마오타이(贵州茅台)와 궈타이(国台), 디아오위타이(钓鱼台)를 일컬어 '산타이(3台)'라고 한다. 하지만 구이저우 장향형 술은 물과 재료, 토양, 기후와 제조 방식이 비슷하기 때문에 이곳 런화이시 일대에서 양조하는 백주는 모두 마오타이 백주라고 부른다.

<계속>

[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구이저우마오타이가 생산해온 수백종의 제품들이 전시돼 있다. 사진=뉴스핌 촬영(최헌규).  2024.11.05 chk@newspim.com

서울= 최헌규 중국전문기자(전 베이징 특파원) chk@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尹부부 공천개입 수사 급물살 타나 [서울=뉴스핌] 박서영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탄핵심판 선고에서 헌법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파면된 가운데 이른바 '명태균 의혹'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윤 전 대통령 부부에 속도를 낼지 이목이 집중된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법재판소는 4일 오전 11시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기일을 열어 윤 전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은 헌정 사상 두 번째 파면이다. 사진은 윤석열 전 대통령. [사진=뉴스핌 DB] 검찰은 지난 2월 17일 윤 전 대통령 부부 공천개입 의혹, 여론조사 조작 의혹, 여론조사 비용 대납 의혹 등 명씨 관련 사건을 창원지검에서 중앙지검으로 이송했다. 이후 검찰은 해당 사건과 관련한 연이은 소환조사 및 강제수사 등에 착수하면서 잔여 수사에 속도를 내 왔다. 검찰은 명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여론조사업체 미래한국연구소가 당시 대선 후보였던 윤 전 대통령을 돕고자 총 81차례에 걸쳐 불법 여론조사를 해 주고, 그 대가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2022년 6·1 보궐선거에서 경남 창원 의창 선거구 공천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았다고 보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는 이와 관련, 보궐선거와 지난해 4월 22대 총선 당시 국민의힘 공천 과정에 개입한 의혹을 받는다. 이날 헌재의 결정으로 윤 전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으로서 가졌던 '불소추특권'을 잃게 됐다. 기존 수사 대상이던 내란 혐의뿐 아니라 공천 개입 의혹 수사도 피할 수 없게 된다는 의미다. 법조계 안팎은 조기 대선을 앞두고 윤 전 대통령 부부를 향한 공천 개입 의혹 사건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계 출신 법조인은 "박 전 대통령도 파면된 다음에 소환조사가 바로 이뤄졌다"며 "곧바로는 아니겠지만 민주당 측에서 신속한 수사를 압박할 텐데 검찰도 조만간 협의를 해 윤 전 대통령 부부의 소환 일정 등을 잡으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2016∼2017년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건 때, 박 전 대통령의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되고 3개월 만에 헌법재판소가 파면 결정을 내렸다. 당시 검찰과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는 박 전 대통령이 자연인 신분이 된 이후 급물살을 탔다. 박 전 대통령은 파면 11일 만에 검찰에 소환됐고, 이후 열흘 만에 구속됐다. 양홍석 변호사(법무법인 이공)는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됐으니 명태균 수사의 경우 검찰이 좀 더 가열차게 할 것 같고,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도 있는데 이 또한 바로 착수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다만 전직 대통령이기 때문에 신병 문제는 바로 결정하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검찰의 신속한 수사는 진행되겠지만, 윤 전 대통령의 소환조사 등은 조기 대선이 끝난 후 이뤄질 것이란 분석도 있었다.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대통령이 파면됐으니 적극적으로 윤 전 대통령 부부를 조사하려고 들긴 하겠지만 소환조사의 경우 조기 대선 이후가 될 것 같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사안이라 검찰이 속도를 내서 수사 한다 해도 대선 정국에서 전 대통령 부부를 직격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4일 탄핵심판 선고에서 헌법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파면된 가운데 이른바 '명태균 의혹'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윤 전 대통령 부부를 향할지 이목이 집중된다. 사진은 명태균 씨가 지난해 11월 8일 오전 경남 창원시 창원지방검찰청에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핌 DB] seo00@newspim.com 2025-04-05 07:00
사진
[尹 파면] 조기 대선 막 올랐다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선고하며 조기 대선 막이 올랐다. 현재 조기 대선 레이스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민주당) 대표가 독주하는 구도다. 여·야 잠룡들은 권력 구조를 개편하는 개헌론으로 차별화에 나서는 등 대권을 향한 행보를 시작했다.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2025.04.03 ace@newspim.com 6일 정치권에 따르면 조기 대선은 오는 5월 말에서 6월 초에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 헌법 제68조 2항에 따라 파면 등으로 대통령 궐위 시 60일 이내 선거를 치러야 해서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은 공직선거법 제35조 1항에 따라 늦어도 오는 14일까지 조기 대선일을 공고해야 한다. 조기 대선 레이스에 들어가며 대권을 노리는 후보자 발걸음도 분주해졌다. 선두 주자는 이재명 대표다. 이 대표는 차기 대권 유력 후보자를 묻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이 대표는 최근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2심에서 무죄를 받으며 사법 리스크 부담도 덜었다. 야권에서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 김동연 경기지사, 김두관 전 국회의원, 김부겸 전 국무총리, 김영록 전남지사, 이광재 전 강원지사, 전재수 의원 등이 당내 경선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 이들은 '1강'인 이 대표와 비교해 열세다. 야권 잠룡들은 차기 대통령 임기 단축 등 개헌론을 부각하고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국회의원도 차기 대권을 넘보고 있다. 이준석 의원은 '40대 기수론' 등 정치권 세대 교체론을 앞세우고 있다. 여권에서는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안철수 국회의원, 오세훈 서울시장,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유승민 전 국회의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홍준표 대구시장 등이 조기 대선에 참전할 가능성이 있다. 여권 후보자들은 당내 경선에서 정통 지지자인 보수 표심을 먼저 얻어야 한다. 동시에 본선에서 중도층 표까지 끌어올 수 있는 경쟁력도 보여줘야 한다. 여권 후보자들은 '12·3 비상계엄 사태'를 촉발한 제왕적 대통령제 한계 극복 방안으로 대통령 권한을 분산하는 개헌론을 제시하고 있다. 각 당은 곧 당내 경선을 시작해 본선에 올릴 후보자 선정에 들어간다. 공직선거법 제49조에 따라 조기 대선 24일 전부터 이틀 동안 대통령 후보 등록을 끝내야 하기 때문이다. 조기 대선이 오는 6월 3일 치러지면 각 당은 오는 5월 11일까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통령 후보를 등록해야 한다. 여야는 약 8년 전 제19대 대통령 선거 당시 박근혜 대통령 파면이 결정된 후 1개월 안에 대통령 후보 선출을 마무리했다. 범야권이 대통령 단일 후보로 본선에 들어갈지도 주목된다. 당 내 간판 주자가 없는 조국혁신당은 '야권 통합 완전국민경선(오픈프라이머리)'을 제안했다. 이 대표가 있는 민주당이 이에 응할지에 정치권 이목이 쏠리고 있다. ace@newspim.com 2025-04-06 07:0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