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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운용사들 2차전지·반도체 '800만주 패닉 정리'···트럼프 스톰 강타

기사입력 : 2024년11월08일 08:50

최종수정 : 2024년11월08일 08:50

트럼프 수혜주·소외주 벼락 조정
"금융·방산·우주산업 설정량 급증"
2차전지주 하락 ETF는 매수량 증가
'트럼프 트레이드'는 이제 시작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컴백하면서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투자 포트폴리오를 매우 빠르게 조정하고 있다. 트럼프 수혜주로 꼽히는 금융·방위산업·우주항공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의 매수를 대폭 확대한 반면 비수혜주인 2차전지·반도체·자동차 등은 패닉셀링에 가까울 정도로 손절하는 양상이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6~7일 이틀간 미래에셋운용, KB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 우리자산운용, 대신자산운용 등 주요 자산운용사의 2차전지·반도체·자동차 등 3개 종목 ETF 환매량은 800만주로 집계됐다. 

세부적으로 2차전지 관련 ETF 환매량은 253만주다. KB자산운용의 RISE 2차전지액티브의 환매 수량이 194만주로 가장 많았고 ▲RISE 2차전지TOP10(25만주) ▲TIGER 2차전지TOP10 레버리지(24만주) ▲SOL 2차전지소부장Fn(5만주) ▲TIGER 2차전지소재Fn(5만주) 등이 뒤를 이었다.

2차전지 종목은 트럼프 당선 이 대표적 비수혜주로 꼽힌다. 트럼프는 대선 후보 시절부터 전기차를 구매하는 소비자와 미국 내 배터리 생산·판매 기업에 지급하는 보조금을 없애겠다고 으름장을 놓았기 때문이다.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2024.11.08

자산운용사들은 트럼프 비수혜주로 여겨지는 반도체와 자동차 테마 ETF도 대거 환매했다. 주요 자산운용사의 반도체와 자동차 테마 ETF 환매량은 546만주에 달한다. 신한자산운용이 SOL AI반도체소부장 140만주를 환매한 것을 비롯해, 우리자산운용은 WON 반도체밸류체인액티브 110만주, 대신자산운용은 DAISHIN343 AI반도체&인프라액티브 80만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TIGER차이나전기차SOLACTIVE 216만주를 정리했다.

반면 트럼프 수혜주로 꼽히는 금융, 방산, 우주항공 테마 ETF의 설정량은 늘었다. 신한자산운용은 같은 기간 SOL 금융지주플러스고배당과 SOL K방산을 각각 10만주와 5만주 설정했다. 삼성자산운용은 KODEX은행을,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은행고배당플러스 TOP10 수량을 각각 15만주와 20만주씩 늘렸다.

자산운용사의 ETF 설정, 환매량 변화는 트럼프 수혜주 여부에 따른 시장 내 자금 쏠림이 가속화됐음을 의미한다. 보통 자산운용사는 매도세가 높은 상품은 환매를 통해 수량을 줄이고, 매수세가 높은 상품의 설정량을 늘림으로써 상품을 추가 공급하기 때문이다.

중형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트럼프 당선이 유력해지는 기간에 기관 투자자들의 수혜주 추종 ETF 매수세도 심해졌을 것"이라며 "반면 비수혜주는 포트폴리오에서 과감히 제외하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제일+2일' 적용 안됐다...운용사 '트럼프 트레이드' 이제 시작

자산운용사들의 포트폴리오 변화 추세는 8일부터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자산운용사의 설정, 환매 공시는 결제일로부터 2일 후에 공시되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미 트럼프 수혜주, 비수혜주가 일일 회전율 상위권에 포진해 있다. 지난 6일 하나금융지주, KB금융지주 등 복수의 금융주를 담고 있는 HANARO 고배당의 일일 회전율은 전체 7위에 위치했다. 해당 ETF는 총 40만주가 상장돼 있는데, 하루 거래량이 16만 3049만주에 달했다.

2차전지 하락에 베팅하는 RISE 2차전지TOP10인버스(합성)도 전체 300만주 중 86만 3955주가 거래됐다. 이처럼 특정 후보 당선 기대감이 아닌, 당선 확정에 의한 투자가 반영되기 시작하면 수혜주의 거래는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제 남은 건 트럼프 수혜주를 매수하고, 비수혜주를 손절하는 것"이라며 "미국 대선 결과 발표 후 이틀이 지난 8일부터는 트럼프 당선 기대감이 반영된 게 아닌, 트럼프 당선 이후 수혜주 매입에 의한 결과라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stpoemseo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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