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덤핑 제소 후 조사기간 1년 시차 발생
추가적인 피해 막기 위해 '잠정 반덤핑 관세' 촉구
[서울=뉴스핌] 조수빈 기자 = 철강업계가 중국의 값싼 후판 유입으로 인한 반덤핑 제소에 이어 조사 기간 동안 발생하는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잠정 반덤핑 관세'를 요구하고 있다. 반덤핑 제소는 조사 기간이 최대 1년까지 장기화 될 수 있는 만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철강업계가 적극 행동에 나서고 있다.
용광로 작업 모습. [사진=뉴스핌DB] |
1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 현대제철의 중국산 저가 후판에 대한 반덤핑 제소에 따른 반덤핑 예비조사가 10월부터 개시됐다.
하지만 예비조사 기간에도 후판 수입업체들의 저가 수입이 지속되자 국내 철강업계는 추가적인 조치로 '잠정 반덤핑 관세'를 무역위원회에 건의하고 있다.
◆철강업계 "추가 피해 발생 방지 목적"…시차 악용 막자는 차원
잠정덤핑관세란 반덤핑 조사가 개시된 후 최종 결론이 나기 전까지 임시로 부과되는 관세다. 예비조사 단계에서 덤핑 사실 및 국내산업 피해 관련 긍정적인 예비판정이 있다고 충분한 근거가 있는 경우 조사 기간 중 발생하는 국내 산업피해 방지 목적으로 잠정 반덤핑 관세가 부과될 수 있다.
조사 개시 후 최소 60일 이후부터 관세를 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무역위 및 기획재정부가 해당 조치를 승인할 경우 빠르게는 연말~내년 초부터 관세 부과가 가능해진다. 적용기간은 6개월까지 연장 가능하며 기재부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을 땐 9개월까지 추가 연장할 수 있다. 최종 결과 이전까지 계속해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의미다.
철강업계가 반덤핑 제소에 이어 추가적인 관세 카드까지 꺼내든 이유는 조사 기간이 최대 1년까지로 장기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내년 1월 중 예비 관세 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나 늦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조사가 개시됐음에도 불구하고 조사대상공급자로 선정된 업체가 아닌 곳에서는 중국산 저가 후판의 수입은 계속되고 있다.
이에 철강업계는 잠정 관세를 통해 반덤핑 관세 부여는 '특정 업체'가 아닌 '모든 수입 업체'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을 업계에 알리면서 덤핑 피해를 줄이고자 이같은 조치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역위원회 고시 내용에 따르면 조사대상공급자로 선정되지 않은 공급자 또는 조사대상기간 이후에 수출하는 해당 공급국의 신규공급자인 그 밖의 공급자에 대해서는 관세법시행령 제65조제2항에 따라 조사대상공급자의 덤핑률을 수출물량 기준으로 가중 평균해 적용한다. 조사 대상 업체에서 수입을 하지 않더라도 반덤핑 관세 적용 시 모든 수입 업체에 예비 관세가 적용된다는 의미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관세 부과를 앞두고 중국산 후판 수입이 늘어나고 있다. 1년이라는 조사 기간 동안 더 많은 피해가 일어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잠정 관세를 건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반덤핑 조사개시를 앞둔 9월 대비 실제 조사 개시 이후 10월 중국산 후판 수입량은 전월 대비 26% 증가한 10만7000톤을 기록했다. 통상 지식이 부족해 수입을 지속하고 있는 경우도 있으나 조사 기간의 시차를 악용하는 사례도 더러 발생해 이를 미리 막고자 한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해외도 유사한 사례 있어…포스코도 동참할까
해외에서도 중국산 저가 철강재에 대한 유사한 제재를 한 사례도 있다. 올해 8월 튀르키예는 중국산 열연강판에 대해 잠정관세율 20.5 ~ 57.7%를 부과했고 앞서 4월 칠레는 중국산 철근과 단조용 강구에 대해 각각 24.9%와 33.5%의 잠정관세율을 부과한 바 있다.
중국산 저가 철강은 통상 국산 대비 15% 저렴하다. 올해 9월까지 중국산 후판은 총 88만 7000톤 수입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지난해 같은 기간(81만 9000톤)보다도 10% 가까이 늘었다.
이 때문에 국내 철강기업들의 중국산 저가 철강에 대한 목소리는 점점 커지는 추세다. 현대제철의 반덤핑 제소에 이어 포스코홀딩스도 최근 중국산 후판에 대한 반덤핑 조사와 관련해 "불공정한 무역행위에 대응하기 위해 반덤핑 제소 필요성에 대해 다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무역위원회 측은 잠정 관세 건의에 대해 현재 상황을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bean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