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기와 골프 안쳤다·백현동 발언은 허위사실"
"의혹에 대한 해명이라는 명목으로 발언해 파급력 커"
대법원서 확정될 경우 의원직 상실-대선 출마 불가능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지난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1심에서 의원직 상실형인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지난 2022년 9월 기소 이후 약 2년2개월 만에 나온 1심 선고이자 이 대표가 받는 형사재판 4건 중 첫 법원 판단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한성진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대표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관련 1심 선고 공판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는 이날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대표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2024.11.15 mironj19@newspim.com |
재판부는 이 대표가 민주당 대선 후보 시절이던 2021년 12월 방송사 인터뷰에서 대장동 개발사업의 핵심 실무자였던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에 대해 "해외 출장 중 김문기와 골프를 치지 않았다"고 말한 부분, 같은 해 10월 2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용도변경 특혜 의혹과 관련해 "국토부 협박으로 어쩔 수 없이 용도변경을 해준 것"이라고 말한 부분이 모두 허위사실에 해당한다고 봤다.
그러면서 "김문기의 지위와 업무수행의 내용, 해외출장에서 일행 중 성남도시개발공사 직원은 김문기와 유동규뿐이었고 공식일정에서 벗어나 피고인과 함께 골프를 친 사람도 두 사람뿐이므로 함께 해외 골프를 친 행위는 기억에 남을 만한 행위로 보이는 점, 김문기는 대장동 사업 관련 핵심 실무책임자였고 피고인에게 재판 관련 도움을 줬을 뿐 아니라 대장동 의혹에 대한 대응에 관여하고 사망 전까지 관련 수사를 받아왔는바 피고인이 골프 발언을 하기까지 기억을 환기할 기회나 시간은 충분했다고 보인다"며 "고의도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백현동 발언과 관련해서도 "식품연구원의 입안제안 검토 과정에서 여러 차례 보고를 받았고 2021년 10월경부터 백현동 부지에 대한 의혹 제기가 계속됐으며 이에 대한 피고인 측 대응도 이어졌다"며 고의성을 인정했다.
다만 성남시장 재직 시 김문기의 존재를 몰랐고 도지사가 되고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된 다음에 김문기를 알게 됐다는 부분은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양형과 관련해 "이 사건 범행은 모두 피고인을 향해 제기된 의혹이 국민적 관심사인 상황에서 의혹에 대한 해명이라는 명목을 빌어 이뤄졌고 방송을 매체로 이용해 그 파급력과 전파력이 컸다"고 설명했다.
이어 "범행 내용도 모두 후보자의 능력과 자질에 관한 중요한 사항"이라며 "죄책과 범정이 상당히 무겁다"라고 지적했다.
또 "선거 과정에서의 표현의 자유를 고려해야 하지만 허위사실 공표로 인해 일반 선거인들이 잘못된 정보를 취득해 민의가 왜곡될 수 있는 위험성 등 역시 고려해야 한다"며 "피고인은 동종 범행으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전력도 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대선에서 당선되지 못한 점, 벌금형을 초과하는 범죄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유리한 사정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만약 대법원에서 형이 그대로 확정되면 공직선거법에 따라 10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돼 오는 2027년 대선에 출마할수 없고 '의원이 법률에 규정된 피선거권이 없게 됐을 때는 퇴직한다'는 국회법에 따라 의원직을 상실한다.
공직선거법 사건은 벌금 100만원 이상의 확정되면 5년간, 징역형(집행유예 포함)의 경우 10년간 피선거권이 제한된다.
아울러 민주당은 이 대표에게 당선무효형이 확정될 경우 공직선거법 265조의2항에 따라 지난 대선에서 보전받은 비용 434억원을 반환해야 한다.
shl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