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강북 재건축 최대로 꼽히는 서울 용산구 한남4구역 재개발 사업에서 국내 1, 2위 시공사인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맞붙는다. 두 건설사의 정비사업 수주 맞대결은 지난 2007년 서울 동작구 정금마을 재건축 이후 17년 만이다.
1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한남4구역 재개발조합이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진행한 결과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입찰 제안서를 제출했다.
한남4구역은 용산구 보광동 360일대에 지하 4층~지상 23층, 51개 동, 2331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공사비는 3.3㎡당 940만원 수준으로 총 사업규모가 1조6000억원에 달한다.
이번 수주전에서 삼성물산은 한강변 전면에 배치된 4개 동에 나선형 구조를 적용해 한강뷰를 극대화하는 설계를 내세웠다. 현대건설은 세계적인 건축사무소 자하 하디드와 손잡고 예술성을 강조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글로벌 설계사 '유엔스튜디오'(UN Studio)와 협업해 한강변 전면에 배치된 4개 동을 마치 회전하는 듯한 나선형 구조로 설계한 원형 주동 디자인을 한남4구역 사업에 제안했다고 밝혔다. 삼성물산은 이 디자인으로 정비 사업 최초로 특허를 출원했다.
용산구 한남4구역 일대 모습. [사진=서울시] |
조합원 모두가 한강 조망권을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입주민의 생활 방식에 따라 공간을 구성할 수 있도록 가변형 구조 설계를 제안했다.
서울시청 광장 6배에 달하는 1만 2000여평 규모의 커뮤니티 시설도 특징이다. 이는 세대당 5.03평 규모로 기존 공동주택에서 세대당 3평 정도가 주어지는 것보다 훨씬 넓다. 여기에 커뮤니티에는 100여개의 다양한 시설을 넣을 계획이다. 단지명은 '널리 빛나고 번영한다'는 뜻을 담아 '래미안 글로우 힐즈 한남'으로 정했다.
현대건설은 건축계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자하 하디드 아키텍츠와 손을 잡았다. 자하 하디드 건축사무소는 앞서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를 설계했고, 이번에 현대건설과 손잡고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공동주택 작업에 참여한다.
한강의 물결과 남산의 능선을 형상화한 곡선미를 구현하기 위해 기존의 직선형 설계를 과감히 벗어나 곡선형 알루미늄 패널 8만8000장을 사용하는 설계를 제안했다. 단지 내 3개 동을 연결하는 총길이 190m의 브릿지와 2개 동을 연결하는 110m 브릿지로 외관의 매력을 더한다.
조합원 전 세대가 한강, 남산, 용산공원의 조망을 누릴 수 있도록 당초 51개 동에서 22개를 줄인 29개 동을 지어 세대 간 조망권 침해를 최소화했다. 단지명으로는 '디에이치 한강'(THE H HANGANG)을 제안했다.
시공사 선정은 내년 1월 18일 조합원 투표로 결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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