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국제사법재판소(ICC)가 21일(현지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전 국방장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무장단체 하마스의 지휘관 모하메드 데이프에 대해 전쟁 범죄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지난 5월 20일 이들에 대해 체포영장을 청구한 지 6개월 만이다.
이에 따라 이론적으로 네타냐후 총리와 갈란트 전 장관 등은 ICC 협약에 가입한 나라로 출국할 경우 체포될 수도 있게 됐다.
네타냐후 총리(왼쪽)와 갈란트 국방장관 [사진=로이터] |
ICC 측은 네타냐후 총리와 갈란트 전 장관에 대해 가자 지구에서 대량 기아를 일으켜 전쟁 범죄와 반(反)인도적 범죄에 해당하는 '형사 책임'이 있다고 믿을만한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밝혔다.
또 데이프에 대해서는 살인과 고문, 강간, 인질 납치 등 반인도적 범죄와 전쟁 범죄에 책임이 있다고 믿을만한 합리적 근거를 찾았다고 했다.
하지만 ICC의 체포영장이 현실적으로 집행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하마스 지도부가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카타르와 이스라엘은 ICC 협약 미가입국이다. 미국과 중국, 러시아, 인도 등도 가입하지 않고 있다. 현재 회원국은 전 세계적으로 125개국이다.
ICC가 지금까지 영장을 청구하고 형사 기소한 인물은 지난 2002년 창설 이후 50명이 채 되지 않는다. 이 중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례는 아프리카 국가들 위주로 10여건에 그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도 ICC 체포 영장이 발부돼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대부분의 이스라엘 사람들은 ICC의 행위를 내정 간섭으로 여기고 강한 거부감을 갖고 있다"면서 "단기적으로 국내에서 네타냐후 총리의 정치적 입지가 더 강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