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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혁 교수의 '이제는 정치혁신'] (상) 국가의 미래와 국민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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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으로 정부와 국회가 국민에게 결정권을 맡긴 사례

사례 1.

이태리는 1946년 공화정과 입헌군주정의 선택을 놓고 국민에게 물어 결정한 적이 있다. 2차대전이 끝나갈 무렵 무솔리니 정권이 무너지고 난 후 움베르토 3세가 국왕으로 복귀하자마자 입헌군주제와 공화정을 놓고 국민투표를 실시한 것이다. 2천 8백만의 유권자 중 89.1%인 2천 5백만이 투표에 참여해 54.3%의 공화정 지지층이 45.7%를 얻은 왕권제 지지층을 누르고 승리함으로써 이태리 반도역사에서 최초로 공화정이 설립된 순간이었다. 평화적 방법으로 왕정을 버리고 공화정을 세운 이 이태리 사례는 국민에게 최종 선택권을 준 드문 경우다.

사례 2.

2016년 영국의 EU 탈퇴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는 사실 아무도 그 파급력을 예상하지 못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당시 총리는 직전에 치러진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한 전략으로 EU탈퇴문제를 국민투표에 붙이자고 제안했다. 수많은 여론조사결과 국민들은 EU탈퇴를 원하지 않는다는 확신이 있었기에 캐머런 총리는 약속한대로 모험을 감행할 수 있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국민투표의 결과를 존중하기 위해 정부는 브렉시트 찬성쪽의 선거운동을 이끈 보리스 존슨에게 정부가 이양되었고, 결국 국민 과반수의 뜻에 따라 탈퇴협상을 진행해 그 동안 영국의 정치와 국민들을 혼란에 빠트렸던 논란의 종지부를 찍을 수 있었다.

사례 3.

스웨덴은 1980년 미국의 펜실베니아 헤리스버그 근처에 위치한 쓰리마일섬 (Three Mile Island) 원자력 발전소 사고로 인한 피폭과 환경오염의 위험성을 목격하고 원자력 발전건설과 폐기에 관한 논의가 국회 중심으로 활발하게 진행되었다. 하지만 국회에서 소모적 논쟁을 거치며 연정에 참가한 정당들이 합의를 보지 못하고, 야당까지 어느 편에 손을 들어주지 못하자 결국 여야합의로 국민에게 물어보고 결정하자는 제안을 해 국민투표가 채택되었다. 스웨덴은 핵발전소 폐기와 미래에너지 선택문제로 국민투표를 실시한 최초국가인 셈이다.

브렉시트 이미지 [사진=뉴스핌DB]

투표용지에 인쇄된 3개의 선택안은 다음과 같이 제시되어 있다.

공통설명문구 (투표용지 상부에 배치)

"스웨덴에서는 현재 6기의 원자로가 가동되고 있다. 추가로 4개의 원자로가 완공되었고 현재 2개는 건설 중이다. 국회는1980년 3월 23일 미래 에너지 공급을 위한 원자력의 역할에 대한 국민투표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투표는 세 가지 중 하나의 안을 선택하는 것으로 이루어진다."

제1안

"원자력 발전은 고용과 복지 유지를 위한 전력의 수요에 상응하는 정도에 맞춰 단계적으로 폐지되어야 한다. 석유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재생에너지원이 사용될 때까지 현재 운영 중이거나 완공되었거나 건설 중인 최대 12개의 원자로가 사용되어야 한다. 더 이상의 원자력 발전소는 건설하지 않는다. 안전성여부에 따라 원자로 가동을 중단하는 시기를 결정한다."

제2안

"원자력 발전은 고용과 복지 유지를 위한 전력의 필요성을 고려하여 가능한 속도로 단계적으로 폐지된다. 석유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재생 가능한 에너지원이 개발될 때까지 현재 운영 중이거나 완공되었거나 건설 중인 최대 12개의 원자로가 사용된다. 더 이상의 원자력 발전소는 짓지 않는다. 안전성 여부에 따라 원자로 가동을 중단하는 시기를 결정한다."

제2안의 투표용지 뒷면 추가내용.

"에너지 절약을 위한 정책이 위해 적극적으로 추진된다. 사회에서 가장 약한 집단은 보호받는다. 전기 소비를 줄이기 위해 가정에서 전기난방기 사용을 줄이는 조치가 시행되어야 한다. 재생 가능한 에너지원의 연구 개발은 사회발전과 함께 강화되어야 한다.

원자력 발전소의 환경 및 안전 개선 조치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각 원자로에서 특별 안전성 연구가 수행된다. 시민들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각 원자력발전소에 안전위원회를 설치해 지역 지원을 받는다.

석유 및 석탄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는 배제된다. 사회는 전력의 생산과 분배에 대한 주된 책임을 져야 한다. 원자력발전소 및 기타 중요한 전력을 생산하기 위한 장래 시설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소유한다. 수력 발전 생산의 초과 이윤은 세금을 통해 회수한다."

제3안

원자력의 지속적인 확장에 반대한다.

최대 10년 이내에 현재 가동 중인 6개의 원자로를 해체한다. 석유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지속전략은 다음을 기반으로 구현된다.

- 지속적이고 강력한 에너지 절약

- 재생 가능한 에너지원에 대한 투자확대

작동 중인 원자로는 더 엄격한 안전 요구 사항의 적용을 받는다. 핵연료가 설치되지 않은 원자로는 절대 가동하지 않는다. 지하에 매장된 우라늄 채굴을 허가하지 않는다."

제3안의 투표용지 뒷면 추가내용.

"현재 진행 중이거나 미래의 안전성 분석이 필요한 경우, 이 제안은 당연히 즉각적인 가동 중단이 이루어져야 함을 의미한다. 핵확산과 핵무기에 반대하는 노력은 강화되어야 한다. 재처리는 허용되지 않으며 원자로 및 원자로 기술의 수출이 중단되어야 한다. 대체 에너지 생산, 보다 효율적인 에너지 관리 및 원자재 가공을 통해 고용이 증가할 것이다."

결과는 제1안이 18.9%, 제2안이 39.1%, 제3안이 38.7%, 그리고 기권 3.3%로 어느 안도 과반수를 획득하지 못했다. 세가지 안을 놓고 투표할 때 과반수가 넘지 못할 것으로 예상을 했기 때문에 놀랄 일은 아니었지만, 국회에서 국민투표 결과의 해석과 협상안을 놓고 수많은 논의가 진행되었다. 결국 국민에게 물어보았지만, 국민도 국회에 과반수의 목소리를 전달해 줄 수 없었던 것이다.

투표결과를 놓고 국회에서 핵발전소 폐기문제를 타협해야 했기 때문에 협상이 진행되었다. 당시 최단 시기에 폐기하자는 제3안을 지지했던 중도보수계열 연립정부는 근소한 차이로 2위에 머물러 결국 과반을 넘은 1안과 2안의 제안에 따라 새로운 에너지원이 나올 때까지 순차적으로 폐기하며 안전성 여부에 따라 원자력발전소 폐기 시기를 재조정한다는 정치적 합의를 이끌어 냈다.

국민투표제도의 재발견

앞에서 제시한 이태리, 영국, 스웨덴에서 치러진 국민투표는 각기 다른 국가적 결정방식을 제시해 주고 있다. 이태리의 사례는 왕정제를 버리고 공화정으로 통치체제를 바꾼 경우다. 2차대전을 겪으며 무솔리니의 등장을 막지 못했고, 이어진 내전에서 파시스트지지파, 레지스탕스파, 국왕파가 서로 싸우며 내전을 겪은 국가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의 기로에서 주권을 가진 국민에게 물어 민주적 방식으로 공화정을 선택했다. 비슷한 경우로 1923년 터키와의 전쟁에서 패해 국민의 신망을 잃은 국왕제를 대신해 공화정을 선택한 그리스에서도 평화적인 방법으로 국가체제 통치방식을 변화시킨 선례가 있었다. 이태리의 왕정폐지 방식은 이미 이웃 그리스의 경험을 바탕으로 국민투표제를 통해 국가의 중대한 결정을 위해 사용되었다. 당시 국왕의 통치정당성을 부정하며 새로운 통치체제에 대한 찬반을 국민에게 묻는 신임투표라는 점에서 이 같은 형태의 국민투표제를 플레비사이트(Plebiscite)라 부르기도 한다.

영국의 사례는 국제기구의 가입이나 탈퇴, 그리고 집권신임에 대한 결정권을 국민에게 일임하는 방식이다. 국민투표 결과에 따라 과반을 차지하는 안이 정부의 결정으로 확정된다. 이 방식은 국가의 갈등이나 정치의 불확실성을 해결할 수 있는 직접민주정의 한 수단으로 구분된다. 의무적 국민투표제라 부르기도 하며, 일부 헌법학자들은 국제기구의 탈퇴와 가입, 영토의 귀속 등과 같이 주권적 결정을 다루는 국민투표제도까지 플레비사이트라고 분류하고 있다. 프랑스 독일은 1933년 국민투표를 통해 국제연맹을 탈퇴했으며, 영토문제인 자르(Saar) 귀속문제에 대해 국민투표로 결정한 바 있다. 샤를 드골 대통령은 1969년 지방자치제도와 상원 동시 개혁, 그리고 자신의 재신임을 연계해 실시한 국민투표에서 과반을 얻는데 실패해 하야를 결정한 바 있다.

스웨덴의 사례는 정부와 국회가 정치적으로 타협을 보지 못하고 국민과 사회를 분열시킬 수 있는 사안에 대해 국민에게 의견을 물어보지만, 최종적으로는 정당간 타협과 협의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보조적 기능을 갖는다. 국민의 의사를 확인하고 결정할 때 보조수단으로 사용했다. 이 제도는 국회의 정당들 중 어느 정당도 절대다수를 차지하지 못할 때 국민들의 의사를 반영해 의회결정을 시도한다는 점에서 정책국민투표제의 의미를 갖는다.

스웨덴에서 20세기 이후 시행된 정책관련 국민투표는 다음과 같다. 이 중 두 개는 국민의 의사를 최종 결정근거로 삼기 위해 특별법, 즉 유럽연합 가입을 위한 국민투표법 (Lag (1994:1064) om folkomröstning om EU-medlemskap), 유로사용을 위한 국민투표법 (Lag (2003:83) om folkomröstning om införande av euron)을 제정해 시행했다. 나머지 4개는 협의적 국민표결제의 성격을 띤다.

스웨덴의 역대 국민투표. [자료=스웨덴 국회]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최연혁 스웨덴 린네대학교 교수

*필자 최연혁 교수는 = 스웨덴 예테보리대의 정부의 질 연구소에서 부패 해소를 위한 정부의 역할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스톡홀름 싱크탱크인 스칸디나비아 정책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매년 알메랄렌 정치박람회에서 스톡홀름 포럼을 개최해 선진정치의 조건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그 결과를 널리 설파해 왔다. 한국외대 스웨덴어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스웨덴으로 건너가 예테보리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런던정경대에서 박사후과정을 거쳤다. 이후 스웨덴 쇠데르턴대에서 18년간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버클리대 사회조사연구소 객원연구원, 하와이 동서연구소 초빙연구원, 남아공 스텔렌보쉬대와 에스토니아 타르투대, 폴란드 아담미키에비취대에서 객원교수로 일했다. 현재 스웨덴 린네대학 정치학 교수로 강의와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 '좋은 국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민주주의의가 왜 좋을까' '알메달렌, 축제의 정치를 만나다' '스웨덴 패러독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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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가 '조선'인가 호칭 논쟁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최슬아 숭실대 교수는 29일 "북한이라는 호명이 상대방을 한반도의 일부처럼 위치시킨다면 조선이라는 호명은 하나의 독립된 행위자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 교수는 "북한을 인정해야 된다는 주장은 어떤 온정적인 제안이 아니라 상대를 인정함으로써 불안을 낮추고 관계를 보다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굉장히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정치학회(회장 윤종빈)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평화 공존을 위한 이름 부르기:북한인가 조선인가' 주제로 특별학술회의를 열었다. 통일부는 관련 논의를 공론화한다는 취지에서 이번 학술회의를 후원했다. 사회를 맡은 권만학 경희대 명예교수는 "호칭은 기본적으로 식별 기능을 갖지만 정치적 호칭이 되는 순간 이데올로기를 담게 된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북한은 '대한민국'을 공식 명칭으로 부르며 남쪽을 외국으로 재정의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북한' '북측'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며 토론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들어서며 도어스태핑을 갖고 최근 북한 '핵시설' 발언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김성경 "호칭은 분단 산물…'조선' 관계 전환 출발점" 김성경 서강대 교수는 "북한이라는 호명은 비공식적·약칭적 표현이지만 분단 80년 동안 누적된 정치적 의미를 가진 것"이라면서 "북한을 계속 북한이라고 부르는 한 우리 안에 북한이 계속 갇힐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학계에서는 (북한을) 조선, 북조선으로 부르는 경향이 좀 있었다"며 "남과 북의 국가 정체성이 이미 상당히 공고화돼 있는 현 상황에서 국가와 국가 사이의 관계 맺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는 시기가 도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북한을 계속 유지한다는 것이 평화공존이나 통일에 더 도움이 된다는 논리적 근거를 찾기 어렵다"면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통일은 남북이 서로를 인정 존중하고 그 맥락 안에서 관계를 맺고 남북 주민이 통일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제시했다. ◆ 권은민 "국호 사용, 국가 승인 아냐…정치가 먼저, 법은 따라간다" 권은민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는 "북한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또는 'DPRK'라고 부른다고 해서 그것이 꼭 국가 승인이나 정부 승인을 구성하지는 않는다"면서 "국가 승인은 정치적 행위이고 국가 의사 표시다. 그렇게 부르더라도 국가 승인과는 무관하다라고 선언을 하면 정리가 되는 문제"라고 진단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관계는 법률의 영역이라기보다는 정치의 영역에 가까운 것 같다"면서 "과거에도 정치가 큰 틀을 규정하고 법과 제도가 따라가는 변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 기본합의서 제1조는 '상대방의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한다'고 돼 있다"면서 "이름을 제대로 불러주는 것이 그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권 변호사는 "국호 사용은 상호 주권을 존중하는 취지의 기존 합의를 계승하는 것"이라면서 "당사자 표기는 상대방이 원하는 공식 국호를 불러주고 그것이 국가 승인은 아니다라는 것을 전제로 하면 된다"고 제언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군수공업을 담당하는 제2경제위 산하 중요 군수공장을 방문했다고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정은이 이 공장에서 생산된 권총으로 사격하는 모습.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03.12 yjlee@newspim.com ◆ 이동기 "독일도 경멸적 호칭 쓰다 공식 국호 전환…출발은 이름" 이동기 강원대 교수는 "서독은 동독을 경멸적 표현으로 불렀지만 긴장이 격화되면서 더 큰 평화 정치에 대한 구상이 폭발했다"면서 "국제 환경이 좋지 않을수록 평화 화해 논의가 공존에 대한 요구나 필요를 폭발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독일 정치권에서는 헤르베르트 베너 전독문제부(통일부) 장관이 가장 먼저 동독 공식 국호를 사용했다"며 "당시에는 언론의 융단 폭격을 받았지만 시간이 해결해줬다. 국제법적으로는 여전히 인정하지 않았지만 실질적으로는 국가로 승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원칙을 고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인내만으로도 부족하다"면서 "결국 원칙 고수와 실용주의가 결합하는 모든 출발은 국호의 제대로 된 호명이고,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근본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 "호칭 변경, 굴복 아닌 공존 가능성 넓히는 정치적 전략" 패널 토론에서 전문가들은 조선 호명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제시했다. 김태경 성공회대 교수는 "젊은 세대에는 '둘의 우리'가 상식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시점"이라며 "우리가 조선을 일종의 주권 국가로서 인정하는 과정은 결국 우리에 대한 자기 인정과 그들에 대한 인정이 같이 결합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김주희 국립부경대 교수는 "핵심은 인정과 통일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라면서 "실질적으로 가는 데 있어서는 담론과 제도, 정치 차원에서의 접근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교수는 "호칭을 바꾸는 것은 굴복이 아니라 적대를 줄이고 공존의 가능성을 넓히는 하나의 정치적 전략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hyun9@newspim.com 2026-04-29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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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알發 쇼크에 리츠업계 초긴장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국내 1호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인 제이알글로벌리츠가 자산 가치 하락과 유동성 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상장 리츠 가운데 사실상 첫 디폴트 사례가 발생하면서 시장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개별 리츠의 리스크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며, 전체 시장으로 확산되는 시스템 리스크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정부는 관련 시장에 대한 긴급 점검에 착수하는 한편, 필요 시 유동성 지원과 함께 구조 개선을 병행하는 등 시장 안정화 대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AI 그래픽 생성=정영희 기자] ◆ 무너진 해외 부동산 가치…유동성 위기 예견됐나 30일 리츠업계에 따르면 제이알투자운용의 기업회생 절차 돌입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긴장감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국내 대형 독립계 리츠 자산관리회사인 제이알투자운용이 2020년 국내 최초로 유가증권시장에 안착시킨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다. 벨기에 브뤼셀 중심부에 위치한 파이낸스타워와 미국 뉴욕 맨해튼의 498세븐스애비뉴 등 대형 상업용 오피스 빌딩을 기초 자산으로 편입해 운용해 왔다. 그러나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벨기에 브뤼셀 파이낸스타워 가치가 떨어지면서, 단기사채 400억원을 상환하지 못해 지난 27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한국거래소는 전일 매매 거래를 정지하고 관리종목으로 지정했다. 이번 사태는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지난 1월 1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공시했으나 해외 자산의 감정평가서 수신 지연 등을 이유로 한 달 만인 2월 이를 자진 철회했다. 핵심 자산인 벨기에 파이낸스타워의 감정평가액이 급락하면서 현지 대주단과 약정한 담보인정비율을 초과했다. 임대료 등으로 발생한 현금 흐름을 대출 상환에 우선 충당하도록 묶어두는 캐시트랩(Cash Trap, 현금 동결)이 발동되더니 기업회생으로 이어졌다.  박광식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올 들어 차입 만기 도래에 따른 차환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환헤지(환율 고정 상품) 정산금 명목으로 약 1000억원의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시급하다"며 "캐시트랩 해소를 위해서는 약 7830만유로(한화 약 1354억원)의 현지 차입금 상환을 위한 추가 재원 조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일제히 꺾인 리츠주…시스템 리스크 확산은 기우? 이 같은 악재에 상장 리츠 전체에 대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든다. 실제로 한국거래소 거래 동향을 살펴보면 이날 리츠 종목들은 일제히 곤두박질쳤다. 마스턴프리미어리츠가 큰 폭으로 미끄러진 것을 비롯해 한화리츠, 삼성FN리츠, SK리츠,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 등이 급락세를 면치 못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드러냈다. 뚜렷한 성장 가도를 달리던 리츠 업계는 발을 동동 구르는 처지가 됐다. 한국리츠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종가 기준으로 국내 증시에 상장된 25개 리츠의 시가총액은 9조7778억원을 기록했다. 리츠 시장은 지난해 1월 8조103억원 수준에서 같은 해 9월 9조2048억원을 돌파했고 5개월 만인 지난 2월에는 10조원을 넘어서는 등 몸집을 불려왔다. 그동안 일반 주식에 밀려 상대적으로 소외됐지만, 최근 코스피 강세장 속에서 안정적인 피난처로 주목받은 결과다. 법적으로 배당 가능 이익의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배당해야 하는 구조적 특성 덕분에 확실한 현금 흐름을 선호하는 투자 자금이 대거 몰린 것도 호재 원인 중 하나로 제시됐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파장이 전체 금융 시장으로 퍼질 것이란 예측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국내 상장 리츠 22개사 중 해외 자산을 보유한 비중은 14.3%이지만, 전체 자산 기준으로 환산하면 해외 자산 비중은 1.2%에 불과하다. 국내 상장 리츠의 총투자 자산 대비 해외 자산이 차지하는 파이가 극히 작아 전이 가능성이 낮다는 뜻이다. 지난달 말 자산 구성 및 투자 유형별 포트폴리오 비중을 보면 주택이 44.0%로 가장 컸다. 오피스는 35.3%에 머물렀으며 리테일 6.4%, 물류 6.4%, 혼합형 3.6%, 기타 3.2%, 호텔 1.1% 순으로 나타나 이번 위기의 진원지인 해외 오피스 리스크와는 거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수희 LS증권 연구원은 제이알리츠의 최근 기준 발행 잔액이 약 4000억원으로 전체 크레딧 시장 규모와 비교하면 찻잔 속의 태풍 수준이라고 일축했다. 일반 크레딧물과 달리 리츠가 발행한 회사채는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기관 투자자 중심으로 굴러가는 국내 크레딧 시장 심리에 타격을 주기는 구조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이번 이벤트가 단기사채 미상환으로 불거진 만큼 단기 자금 시장 경색이 회사채 시장으로 파급될까 우려하는 시각이 존재하지만 최근 풍부한 단기 자금을 바탕으로 기업어음 금리가 안정적으로 낮게 유지되고 있어 과거의 신용 위기와는 양상이 완전히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 국토부 방화벽 구축 총력전…상장리츠, 자산 다각화 과제로 다만 해외 부동산 자산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하는 리츠 종목들은 당분간 위축된 행보를 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해외 부동산 자산에 투자하는 상장 리츠는 KB스타리츠, 미래에셋글로벌리츠, 마스턴프리미어리츠,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 디앤디플랫폼리츠, 이지스레지던스리츠 등이다. 이 중 해외 자산 구성 비중이 100%인 곳이 3개사, 50% 이상이 2개사, 50% 미만이 3개사로 파악됐다. 대표적으로 디앤디플랫폼리츠는 일본 소재 아마존 물류센터에 간접 투자 중이며 이지스레지던스리츠는 미국 소재 임대주택 및 대학 기숙사에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이은미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해외 자산의 장부 가치 비중이 각 리츠 총자산의 5~30% 수준에 그쳐 전반적인 쏠림 현상은 없다"면서도 "해외 자산을 보유한 개별 리츠의 경우 현지 대출 약정 위반에 따른 현금 흐름 통제와 국내 채무 차환 부담이라는 이중고를 동시에 겪을 수 있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부동산 시장의 한파도 부담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주요 도시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4.7% 떨어졌다. 고점을 찍었던 2022년과 15%나 증발했다. 런던과 베를린 등 유럽 주요 도시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30% 넘게 폭락했다. 정부도 사태의 엄중함을 인지하고 발 빠르게 방화벽 구축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후 김이탁 제1차관 주재로 금융위원회, 한국부동산원, 금융감독원 등 관계 부처를 긴급 소집해 점검 회의를 열었다. 리츠 시장 전반의 현황을 점검하는 한편, 투자자 보호를 위한 대응 방향을 집중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국토부 관계자는 "제이알글로벌리츠의 부실화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전일 합동 검사에 착수했으며, 불법 행위가 적발될 경우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며 "시장 안정을 위해서 대기업이나 공기업이 최대주주가 되는 앵커리츠를 공급하고, 변동성이 통제 수준을 넘어설 경우 채권 및 자금 시장 안정 프로그램 규모를 즉각적으로 늘릴 수 있도록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겠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사태 수습을 넘어 리츠 시장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상장 리츠의 주가를 궤도에 올려놓고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투자자의 신뢰를 되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보의 투명성이 담보된 상태에서 시장 상황에 맞게 자금 조달의 유연성을 높여주고, 우량 자산 편입과 리츠 간 합병을 통해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정책이 뒤따라야 한다"며 "자산관리회사 역시 수동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운용 현황과 배당 전략 등을 공개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함으로써 정보 비대칭으로 인한 불신을 거둬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6-04-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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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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