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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혁 교수의 '이제는 정치혁신'] (하) 헌법재판소와 시대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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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카 착용금지법을 반인권탄압법이라고 이의를 제의하며 위헌심사를 신청한 이민자출신 프랑스여성의 패소가 결정된 2014년 이후 프랑스는 테러가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영국, 스웨덴 등에서도 회교도에 의한 간혹 테러사건이 보도되지만 프랑스와 같이 빈번하게 발생하지는 않는다.

결국 2014년 유럽인권재판소가 준 부르카 착용금지법의 면죄부가 잠재된 문화전쟁의 도화선에 불을 붙인 것이 아닐까 하는 근본적 질문을 던지게 한다. 이 같은 논리적 귀착을 강화하는 사례로 부르카 착용금지법을 시행하고 있는 벨기에에서도 이웃 유럽국가에 비해 회교도 근본주의자 조직에 의한 폭력테러 사태가 잦다는 점이다. 벨기에에서는 2014년 이후 9번의 민간인 테러와 경찰에 대한 공격이 이루어져 벨기에 사회에서도 프랑스와 마찬가지로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유럽인권재판소는 더불어 살 권리인 협약 제8조 1항과 2항을 더욱 명징하게 설명하기 위해 2016년 특별해설집(Guide on Article 8 of the European Convention on Human Rights, Right to respect for private and family life, home and correspondence, Updated on 9 April 2024)을 발간하고 2018년과 2024년 증보판까지 제작해 배포할 정도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프랑스의 부르카 착용금지법을 인용한 근거기 때문에 더욱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모양새다.

하지만 일부 인권법 학자는 유럽인권재판소의 결정이 인권의 보호와 자유를 보장한 프랑스의 헌법적 정신과 유럽인권조약을 제대로 반영해 판단하지 못했다는 의견을 조심스럽게 제시하고 있다 (Sune Lægaard, Burqa Ban, Freedom of Religion and 'Living Together', Hum Rights Review (2015) 16:203–219). 부르카 착용금지법의 시행으로 회교도들의 전통이자 문화를 탄압한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되어 문화적 차별의식이 회교도들의 마음 속에 강하게 자리잡고 있는데, 무함마드 이슬람 선지자를 희화화 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에 기반한 헌법적 권리라고 주장하는 양면적 문화적 차별에 대한 감정의 대폭발이라는 맥락과도 연결되는 지점이다.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사진=뉴스핌 DB]

헌법재판소의 판단과 국가의 안위, 국민의 생명과 안전

축적된 지식과 경륜을 가진 현자들이 모인 곳이라 불리는 헌법재판소의 판단은 국가의 안위 뿐만 아니라 국민의 안전과 생명, 그리고 일상까지 영향을 미친다. 그것도 한 사건이나 당대에만 끝나는 것이 아니고 갈등과 대립을 지속적으로 증폭시키고 미래 세대까지도 영향을 미친다.

부르카 착용금지법을 둘러싸고 전개되는 사회적 갈등의 요체에는 헌법의 중요한 가치, 즉 사상과 표현의 자유라는 가치와 민주적 사회에서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가치, 즉 평화적 공존과 상생을 위한 타인의 일정한 자유의 제한은 결국 충돌할 수밖에 없어 민주주의 제도를 채택한 국가들이 회피할 수 없다는 것이 현실이다. 여기에 프랑스의 소수문화 탄압이라는 특수성이 작용하고 있어 쉽게 풀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우리나라도 매주 주말 광화문을 나가 보면 시위대가 내는 고성의 마이크 소리와 도로점거로 인한 교통체증으로 아예 그 지역을 피해다니는 시민이 많아지고 있는 추세다. 주말 아이들과 손잡고 넓은 광장에서 자유롭게 활보하며 평온함을 즐길 수 있는 권리와 표현과 집회의 자유에 대한 권리 중 무엇이 더 중요할 것인지에 대한 두 개의 헌법정신이 충돌하고 있는 셈이다.

유럽인권재판소가 만약 부르카 착용금지법에 대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려 다른 유럽국가처럼 계도를 통해 화합을 강조했다면 지금과 같이 프랑스와 벨기에서 전개되고 있는 문화전쟁으로 전개되었을까? 프랑스 혁명의 시대적 정신인 자유, 평등, 박애, 그리고 불관용의 현 시대적 개념인 포용, 배려, 화합, 관용을 실천하는 국가의 모습으로 세계정신을 제시해 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진한 아쉬움이 남는다.

세계정신과 시대정신, 누가 이끄나?

시대정신은 학문적으로 보면 토마스 쿤(Thomas Kuhn)의 '과학혁명의 구조(The Structure of Scientific Revolutions)'라는 저서에서 처음으로 제안한 패러다임(paradigm)이라는 개념, 즉 한 시대의 사회 전체가 공유하는 이론이나 방법, 문제의식 등의 체계와 유사한 개념이다. 진화생물학자인 리차드 도킨스(Richard Dawkins)나 일부 사회학자들은 그 시대에 특유의 사회적 상식이나 유행을 가리켜 '시대정신'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독일어인 Zeitgeist (차이트가이스트)에서 유래한 이 개념은 독일의 관념철학자인 헤겔의 사상에서 상세하게 소개되었다. 헤겔은 인류의 역사발전 과정에서 어떤 시대이던 간에, 그 시대를 관통하는 하나의 절대적인 정신이 있다고 보았다.

한 시대를 머물며 삶을 영위하는 사회구성원들이 무의식적 동의를 거쳐 받아들이는 이념이자 삶의 고귀한 목표라 할 수 있다. 헤겔의 관점은 지금 현 세대를 살아가는 사람은 잘 알지 못하지만 한 시대가 끝날 때쯤 전 시대의 시대정신이 명확하게 들어난다는 것에 기반을 둔다.

예를 들어 전쟁을 치른 국가의 시대정신은 절대빈곤의 극복, 생존과 번영을 위한 경제성장과 사회적 안정을 위한 국가목표일 것이고, 경제가 어느 정도 성장이 이루어져 빈곤은 어느 정도 해결했지만 자살, 소외, 단절, 갈등 같은 사회적 문제가 심화될 때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보건과 의료의 질 향상, 복지와 분배 등이 시대적 목표로 부각될 것이다. 바로 우리가 관통하고 있는 시대의 중심가치로 받아들여 지기도 한다.

근대역사를 보면 시대적 정신은 계몽주의의 철학자들과 과학자, 작가 그리고 이를 현실정치에서 적용시킨 정신적 지도자들이 이끌어 왔다. 근대역사의 발전은 코페르니쿠스, 케플러, 갈릴레오, 뉴턴으로 이어지는 지동설과 과학의 발전, 콜럼버스의 신대륙발견, 마틴 루터의 종교개혁, 프란시스 베이컨, 데이비드 흄, 토마스 홉스, 존 로크, 장 자크 루소, 임마뉴엘 칸트, 생시몽과 로버트 오웬, 애덤 스미스, 칼 막스로 이어지는 인간이성과 본성, 자유, 평등, 정의, 평화, 노동가치, 분업에 대한 철학적 논의는 중세 이후 계몽시대를 관통하는 시대정신을 꽃 피워왔다.

이와 함께 프랑스 혁명의 인권선언의 기초를 제공한 토마스 제퍼슨, 링컨대통령의 흑인해방, 보통선거권과 비밀투표, 직접투표 등 1832년 이후 3차에 걸쳐 선거개혁을 이끈 영국의회 지도자들, 마틴 루터킹의 꿈의 연설과 린든 존슨 대통령의 인권법 제정, 남아공화국의 넬슨 만델라와 투투 주교의 용서와 포용 등의 시대정신으로 발전되어 왔다. 가난과 신분차별을 고발한 찰스 디킨스, 시민의 아픔과 저항을 써 내려간 스탕달, 사랑 그리고 평화를 갈망한 톨스토이, 신분을 초월한 성의 해방을 노래한 디 에치 로렌스 등의 작가들은 시대정신을 동시대인에게 각인시킨 응고제의 역할로 작용했다.

헤겔은 세계를 이끌어가는 국가들의 시대정신들이 모여 당대의 세계를 관통하는 세계정신(Weltgeist)이 형성된다고 보았다. 현재 세계를 관통하고 있는 세계정신은 고갈, 멸종, 기후위기, 신냉전 등의 현실 속에서 세계인이 갈망하는 다양성, 융합, 공존과 상생의 지향점을 담고 있지만 분열과 대립이라는 도전도 함께 내포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세계정신으로서의 글로벌입헌주의

베니스위원회(Venice Commission)는 회원 58개국, 준회원 1개국, 옵저버국 6개국 포함 65개국이 참가하고 있는 세계 헌법재판기관협의체이다. 우리나라 헌법재판소는 1999년 이후 옵저국으로 참가했다가 7년만인 2006년 정회원 가입이 확정되었다. 민주화 20년만에 정식으로 세계적 국제사법기구인 베니스위원회에 가입한 것은 1996년 가입한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 만큼이나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을 끌어올린 상징적 사건이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한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맡아 2010년 설립된 아시아 헌법재판소연합체(Association of Asian Constitutional Courts and Equivalent Institutions, AAAC)의 초대 의장직을 수행할 정도로 헌정질서 속에서 민주화를 이룬 우리나라의 위상을 가늠해 볼 수 있다.

세계 헌법재판기관들간 교류와 협력이 확대되면서 통용되기 시작한 개념이 바로 세계입헌주의(global constitutionalism)라는 용어다. 세계입헌주의에 관한 통일적인 정의나 내용을 추출해 내기는 어려우나 아시아 헌법재판소연합체(AAAC) 규약 제3장 3조에 5가지 목표가 명시된 내용으로 대변될 수 있다. AACC는 ①인권보장, ②민주주의 수호, ③법치주의의 구현, ④헌법재판기관의 독립, ⑤회원기관들 사이의 협력과 경험 및 정보 교환이라는 5가지 목표(The Statute of the Association of Asian Constitutional Courts and Equivalent Institutions, 이하 'AACC 규약' 제3 조3))라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에서 우리는 글로벌 입헌주의의 구성요소를 추출할 수 있다. 즉 인권, 법치, 민주주의, 사법독립 등이 글로벌 입헌주의의 요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헌법재판소는 글로벌입헌주의를 이끌 수 있나?

현재 우리나라에서 인권, 법치, 민주주의, 사법독립으로 구성되는 글로벌 입헌주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그 정신을 일깨우기 위해 실천하고 있는 주체는 어디일까? 대통령일까, 아니면 국회, 법원일까? 아니면 지식인과 예술인, 연예인, 문화체육인일까?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 이후 작가의 문학작품과 독서에 대한 뜨거워진 관심은 한동안 지속될 것 같다. 2024년 대한민국을 관통하는 시대정신이 새롭게 성장하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이 또 다른 갈등의 시작이 아닌 작가의 작품을 관통하는 용서와 포용을 새롭게 우리사회 변화의 정신으로 가꿀 책임은 독서로 다시 깨어날 우리 시민이 가지고 있다.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안세영선수가 쏘아올린 체육계의 개혁요구는 또 하나의 시대정신을 일깨우고 있는 촉매제다. 안선수의 절규는 체육인 인권선언이자 협회의 자의적 통제와 오랜 관행적 제도와 구습에 대항하며 새로운 규칙과 제도, 그리고 법치 민주주의에 대한 요구이기 때문이다.

대통령이나 국회의원들이 인권과 법치, 민주주의를 심화시키고 이끈다고 보기는 어렵다. 사법독립을 생각하면 더욱 더 아닌 듯싶다. 아무리 생각하고 고민해 봐도 우리의 글로벌입헌주의를 이끌어 갈 곳은 헌법재판소 밖에 눈에 띄지 않는다. 하지만 지금은 국회가 3명의 헌법재판관 임명을 놓고 고질적 힘겨루기 위한 고삐를 꽉 쥐고 있다. 오랜 국회의 관례는 여야 한 명씩, 그리고 나머지 한명은 제3당 추천이거나 여야합의로 추천하는 것으로 되어 있었으나, 과반의석을 점유하고 있는 야당은 2명을 요구하고 있다. 왜 이렇게 집요하게 집착하는지는 그렇게 어렵게 생각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이 지점에서 다시 한번 프랑스 의회가 절대다수의 지지로 통과시킨 부르카 착용금지법을 둘러싼 유럽인권재판소의 판결이 자연스럽게 머리에 떠 오른다. 광화문 주말광장에서 치열하게 대립되고 있는 두 개의 자유에 대한 논쟁의 사례는 마치 프랑스 사회에서 전개된 표현의 자유에 대한 보장과 더불어 살권리에 대한 한국의 부르카와 같은 폭발력을 갖고 있다.

과연 헌법재판소는 어떤 판결을 내릴 수 있을까? 헌법재판소는 누구에 의해 임명되었더라도, 그리고 헌법재판관이 어떤 정치적 지향성을 가지고 있는 것과는 관계없이 헌법정신을 지키고 국민을 보호하며 국내의 평온함(domestic tranquility)을 가져다 줄 수 있는 결정을 현자의 마음으로 내려줄 수 있을까? 동 시대를 살아가는 국민 뿐 아니라 미래 세대에도 한국만의 시대정신으로 새로운 글로벌 헌정주의을 이끌 주체는 헌법재판소다. 헌법재판소가 완전체로 빨리 구성되어 해묵은 갈등을 풀어주고 우리의 시대정신을 세울 수 있길 진심으로 응원한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최연혁 스웨덴 린네대학교 교수

*필자 최연혁 교수는 = 스웨덴 예테보리대의 정부의 질 연구소에서 부패 해소를 위한 정부의 역할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스톡홀름 싱크탱크인 스칸디나비아 정책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매년 알메랄렌 정치박람회에서 스톡홀름 포럼을 개최해 선진정치의 조건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그 결과를 널리 설파해 왔다. 한국외대 스웨덴어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스웨덴으로 건너가 예테보리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런던정경대에서 박사후과정을 거쳤다. 이후 스웨덴 쇠데르턴대에서 18년간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버클리대 사회조사연구소 객원연구원, 하와이 동서연구소 초빙연구원, 남아공 스텔렌보쉬대와 에스토니아 타르투대, 폴란드 아담미키에비취대에서 객원교수로 일했다. 현재 스웨덴 린네대학 정치학 교수로 강의와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 '좋은 국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민주주의의가 왜 좋을까' '알메달렌, 축제의 정치를 만나다' '스웨덴 패러독스' 등이 있다.

allpas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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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KF-21, 내년 3월 양산 1호기 출고식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한국형 전투기(KF-21) 양산 1호기 출고 행사가 내년 3월 경남 사천 KAI 본사에서 열리는 방향으로 검토되고 있다. 뉴스핌이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당초 2026년 연말로 잡혔던 일정이 약 10개월 앞당겨지는 '조기 실전배치 시나리오'가 가시권에 들어온 것이다. KF-21(당시 KF-X) 사업은 2015년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가 약 8조원(70억~80억달러 수준) 규모의 체계개발을 승인하면서 본궤도에 올랐고, 인도네시아가 개발비 20% 분담을 약속하며 공동개발 파트너로 참여했다. 이후 설계안 확정(2019년)과 2020년 9월 최종조립 착수 과정을 거쳐 2021년 4월 시제 1호기(001번기) 출고 및 명명식에서 공식 제식명 'KF-21 보라매'가 부여됐다.​​ 지난해 11월 29일 1000소티 비행을 달성한 한국형 전투기 KF-21. 이로써 전체 약 2000소티 중 절반을 완료하며 반환점을 돌았다. [사진=한국항공우주산업] 2025.12.09 gomsi@newspim.com 시제기는 단좌 4대·복좌 2대를 포함해 총 6대가 제작됐고, 2022년 7월 첫 비행에 성공한 뒤 2023년 초음속 돌파, 야간·무장분리 시험을 포함해 2024~2025년까지 누적 2000회 수준의 시험비행을 소화하면서 블록Ⅰ(공대공 중심) 체계개발 막바지 단계에 올라와 있다. 방위사업청과 공군은 이 시험 데이터를 토대로 2026년까지 '초도양산+작전운용시험·평가'를 동시에 진행해 공군 F-4E, F-5 등 노후 3세대 전투기를 순차적으로 대체한다는 이정표를 세워왔다.​ 당초 KF-21 양산기 전력화 로드맵은 2024년 양산계약, 2025년 최종조립, 2026년 하반기 대량 양산 출고 및 전투적합 판정, 2026~2028년 초도 대대급 배치 순으로 짜여 있었다. 실제로 방추위는 2025년 3월께 '올해 20대·내년 20대' 방식의 1·2차 양산계약(20+20대)을 의결했고, 1조9000억원 안팎(1차 20대 기준 약 1조9000억원)의 초도 물량 계약이 체결되면서 사천 KAI 공장은 2025년 5월부터 양산 1호기 최종조립에 들어간 상태다.​ 이 기본 시나리오에서 2026년 연말로 잡혀 있던 '양산 출고식'을 10개월가량 당겨 2026년 3월 사천에서 여는 방향으로 급선회한 것이다. 업계에선 "양산 1호기·2호기를 포함한 초기 물량의 기체·엔진·전장 계통 신뢰성 검증이 예상보다 순조롭고, 공군의 F-4E 조기 퇴역·북한 핵·미사일 위협 고도화에 따른 전력 공백 우려가 일정 단축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2015년 개발 승인 이후 만 10년 만에 양산형을 내놓는 만큼, 대통령 참석을 전제로 한 '국가급 이벤트'가 될 것이란 전망이 업계에 확산되는 분위기다.​ KF-21 시제 1호기 출고식은 2021년 4월 경남 사천 KAI 본사에서 문재인 당시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고, 그 자리에서 "2032년까지 120대 실전배치" 목표가 공개되면서 한국의 '8번째 초음속 전투기 개발국' 도약을 대내외에 과시한 바 있다. [사천=뉴스핌]문재인 대통령이 9일 경남 사천시 고정익동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열린 한국형전투기 'KF-21 보라매' 시제기 출고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2021.04.09 photo@newspim.com 내년 3월로 예고되는 이번 출고행사는 시제기가 아닌 '양산형 1호기'가 주인공인 만큼, 시제기 롤아웃 이후 약 4년 만에 현직 대통령이 다시 사천을 찾는 장면이 연출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아랍에미리트(UAE)를 포함한 중동 순방 과정에서 KF-21을 한국 방산 수출 패키지의 핵심 품목으로 전면에 내세우며, 향후 수출형 블록Ⅱ·블록Ⅲ 개발과 현지 공동생산·부품 협력 구상을 함께 홍보해 왔다. 대통령실과 국방부, 산업부 안팎에선 "양산형 출고식이 사실상 '수출형 보라매'의 첫 공개 무대가 될 수 있는 만큼, 대통령 주관 행사로 격상할 명분이 충분하다"는 기류가 감지된다.​ 현 시점에서 군·방산업계가 그리는 '3·6·9 시나리오'의 뼈대는 비교적 선명하다. 내년 3월 사천 출고식을 통해 양산 1호기를 공개하고, 6월까지 공군·방사청 공동의 전투적합 판정(전투운용능력 평가)을 마친 뒤, 9월 전후로 공군 작전부대에 초도 인도를 시작한다는 시간표다.​ KF-21 블록Ⅰ양산기는 2026년 상반기 대량 출고 이후 강릉 제18전투비행단과 예천 제16전투비행단에 각각 1개 전투비행대대(20대 안팎) 규모로 나뉘어 초도 배치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어 2028년 이후 공대지·다목적 능력을 강화한 블록Ⅱ 80대는 횡성 제8전투비행단, 충북 지역 제19전투비행단 등으로 확산 배치돼 공군의 F-5, 구형 F-16 전력을 단계적으로 완전히 대체하는 계획이다. 지난 11월 5일 국산항공기 FA-50와 함께 비행하는 손석락 공군참모총장의 KF-21. [사진=공군 제공] 2025.12.09 gomsi@newspim.com KF-21 사업은 개념연구 착수(2000년대 초) 이후 예산·기술 이전 문제로 수차례 좌초 위기를 겪었지만, 2015년 개발 승인 이후 10년 만에 양산형 출고 단계에 진입했다. 방산업계에서는 "전투기 체계개발-양산-수출까지 독자 사이클을 돌리는 소수 국가 반열에 올랐다"고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방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KF-21 양산형 출고는 단순히 새 전투기를 들여놓는 차원을 넘어, 한국이 10년 주기의 전투기 개발·개량 사이클을 스스로 설계해 가는 수준으로 성장했음을 보여준다"며 "2015년 개발 승인에서 2025년 양산 1호기, 2032년 120대 전력화로 이어지는 연표는 한국이 명실상부 '전투기 개발·수출국'으로 올라섰다는 증표"라고 했다. gomsi@newspim.com 2025-12-09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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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조희대 대법원장 입건 후 사건 검토 [과천=뉴스핌] 김현구 기자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조희대 대법원장을 입건하고 본격적인 사건 검토에 들어갔다. 공수처 관계자는 9일 정례 브리핑에서 "(조 대법원장) 고발건은 한 두건이 아니다. 어떤 건은 수사 4부, 어떤 건은 1·3부 등에 있다"고 밝혔다.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사진=뉴스핌DB] 공수처는 고소·고발이 접수되면 선별해 사건화하는 것이 아닌 '자동입건' 시스템으로 운영하고 있다. 다수의 고소·고발이 접수된 조 대법원장은 피의자 신분이 유력하다. 조 대법원장은 대선 후보 시절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파기환송하고, 윤석열 전 대통령 사건을 지정 배당했다는 의혹 등을 받고 있다. 아울러 공수처는 최근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감사원의 '표적 감사 의혹' 수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해당 사건은 최재해 전 감사원장과 유병호 전 감사원 사무총장(현 감사위원) 등이 2022년 전 전 위원장을 사직시키기 위해 특별 감사를 진행했다는 내용이다. 이와 관련해 공수처 수사1부(나창수 부장검사)는 지난 4일 감사원 운영쇄신태스크포스(TF)와 심의지원담당관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다만 공수처는 사건의 처분 시기 등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공수처 관계자는 "(처분 시기는) 수사팀이 결정할 문제이기 때문에 언제 (처분한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한편 공수처는 윤 전 대통령 사건을 심리하고 있는 지귀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의 '술자리 접대 의혹' 수사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 5월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지 부장판사가 1인당 100만~200만원 정도의 비용이 나오는 고급 룸살롱에서 여러 차례 술을 마셨고 단 한 번도 돈을 낸 적 없다는 구체적이고 신빙성 있는 제보를 받았다"며 의혹을 제기하고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이후 대법원 법원감사위원회는 해당 의혹을 심의한 후 "현재 확인된 사실관계만으로는 지 부장판사에게 징계사유가 있다고 판단하기 어려우므로, 수사기관의 조사 결과를 기다려 향후 드러나는 사실관계가 비위행위에 해당할 경우 엄정하게 처리할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와 관련해 공수처는 사건을 수사3부(이대환 부장검사)에 배당했고, 수사팀은 최근 그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공수처는 택시 앱 사용 기록 등과 달리 신용카드 사용 내역 등은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hyun9@newspim.com 2025-12-09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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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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