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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12월3일 22시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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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바름 기자 = "별 일 없을 거야."

잠을 자고 있던 아내에게 웃으며 인사한 뒤, 두꺼운 외투에 노트북을 들고서 집을 나섰다. 택시를 불러 국회의사당으로 향했다. 약 1시간, 이동하는 내내 마음이 무겁고 떨렸다. 대한민국 역사의 바로 위에 서 있었다. 고교시절 근현대사 과목에서나 봤던 계엄이 선포되고, 모든 시선은 국회로 향해 있었다. 역사 속의 계엄은 '피'와 '폭력', 그리고 '저항'의 동의어였다. 국회와 가까워질수록 경찰을 태운 대형 승합차들이 도로변을 가득 채웠다.

이바름 정치부 기자

시간과의 싸움이었다. 계엄법에 따르면 계엄 해제를 위해서는 상황이 평상상태로 회복되거나, 국회가 해제를 요구해야 한다. 당장 실현 가능한 건 국회의 해제 요구밖에 없었다. 12월 3일 오후 10시27분, 생중계로 윤 대통령의 입에서 계엄이 선포된 이후 150명의 국회의원이 최대한 빨리 국회에 모여 본회의를 열고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통과시켜야 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등이 모든 의원들에게 국회로 모여달라고 공지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동시에 뉴스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군(軍)과 경찰 병력들이 국회를 포위하며 주변을 봉쇄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국회3문에서 500m 떨어진 곳에서부터 차량 정체가 시작됐다. 자정에 가까운 시간이었다. 입구는 경찰 대형버스와 순찰차 등으로 막아 차량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고, 그 뒤를 인력이 막고 있었다. 출입증을 보여도 제지당했다. 다른 문들도 마찬가지였다. 경찰들은 3~5m 간격으로 국회를 둘러싸고 모든 이들의 출입을 막았다. 주위가 소홀한 틈을 타 1.5m 높이의 국회 담을 넘었고, 곧장 본관으로 향했다.

계엄법에는 계엄사령관이 비상계엄지역에서 언론·출판·집회·결사에 대한 특별조치를 할 수 있으며, 작전상 부득이한 경우에는 국민의 재산을 파괴 또는 소각(燒却)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특별조치로 계엄군이 본회의 개의 권한을 갖고 있는 '국회의장'을 어떤 명분으로 체포·구금할 수도 있다는 예측도 나왔다. 의장이 계엄군에 구금된다면 계엄 해제는 어려워질 수밖에 없었다.

국회 본관 정면으로는 들어갈 수 없었다. 소총과 방탄조끼로 무장하고 내부로 진입하려는 계엄군들을 막기 위해 국회 보좌진·직원, 기자들은 실내에서 책상과 의자, 소파 등을 겹겹이 쌓았다. 다른 문들도 상황은 비슷했다. 보좌진·직원, 기자들의 빠른 대처로 무장한 계엄군이 국회 본관에 들어갈 수 있는 길은 모두 차단됐다.

그러자 계엄군은 본관 우측면으로 돌아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실 유리를 파손하고 실내로 진입했다. 오전 0시 30분을 전후한 시각이었다. 당시 우 의장 등은 본청 3층 본회의장에서 본회의 개의를 준비하고 있었다. 2층으로 진입한 10여 명의 계엄군이 우 의장을 비롯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을 체포하려 한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그러려면 로텐더홀을 지나쳐야만 했다.

당시 로텐더홀에 모여 있던 수백여 명의 보좌진·직원, 기자들은 계엄군들을 막기 위해 모든 출입문에 의자 등을 쌓아 저지했다. 누군가는 소화전을 이용해 계엄군들의 본회의장 진입을 멈춰세우기도 했다. 무장한 계엄군을 용기있게 맨손으로 붙잡고 늘어지거나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최대한 본회의에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시간을 끄는데 주력했다.

계엄군은 4층으로 이동해 3층으로 재진입을 시도했다. 역시나 4층에 있던 보좌진·직원, 기자들이 유리문을 사이에 두고서 맨몸으로 막아냈다. "남자분들 의자 좀 더 가져다주세요."

"성원이 되었으므로…" 우 의장의 의사봉 소리에 본회의장에 울려퍼지고, 안건으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올라왔다. 의원들 사이에서 "빨리 하세요", "보좌진이 지금 몸으로 막고 있다고요" 등 다급한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우 의장은 "전국에 생중계되고 있으니까 차분하게 합시다"라며 의원들을 진정시켰다. "재석 190인 중 찬성 190인으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은 가결됐음을 선포합니다."

세 번의 의사봉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사람들의 함성과 박수가 로텐더홀을 가득 채웠다. 4일 오전 1시였다. 계엄 선포 후 약 150분간의 치열한 사투였다. 윤 대통령은 약 3시간 30분 뒤인 오전 4시27분이 돼서야 대국민 담화를 통해 "군을 철수시켰다"면서 "국무회의를 소집해 계엄을 해제하겠다"고 밝혔다.

right@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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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판 다이소, '와우샵' 초저가 승부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이마트가 5000원 이하 초저가 생활용품 편집숍 '와우샵(WOW SHOP)'을 앞세워 다시 한 번 초저가 시장 공략에 나섰다. 사실상 다이소가 독점해온 시장을 정조준한 행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최근 이마트 매장 내 편집존 형태의 '와우샵'을 시범 운영 중이다. 지난 17일 왕십리점에 약 20평 규모로 도입한 데 이어 연말까지 은평점(19일), 자양점(24일), 수성점(31일) 등 총 4개 점포로 확대한다. 와우샵 은평점 전경. [사진=이마트 제공] 와우샵은 전 상품을 1000원·2000원·3000원·4000원·5000원 균일가로 판매하는 것이 핵심이다. 초저가 생활용품 1340여 개 중 64%를 2000원 이하, 86%를 3000원 이하로 구성해 가격 경쟁력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마트는 앞서 2018년 '삐에로쇼핑'을 통해 유사한 초저가 실험에 나섰지만 2년 만에 사업을 철수한 바 있다. 삐에로쇼핑은 '오프프라이스+초저가'를 콘셉트로 1000원대 상품부터 브랜드 이월 상품까지 혼합 진열하고 미로형 동선과 자극적인 매장 연출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매장 정체성이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상시 저가 매장인지 할인 전문점인지 소비자 인식이 흐릿했고 대형마트와 분리된 독립 매장 구조로 집객과 회전율을 안정적으로 확보하지 못한 점이 한계로 작용했다. 업계에서는 와우샵이 삐에로쇼핑과는 다른 출발선에 서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와우샵은 이마트 매장 내 편집존으로 운영돼 기존 고객 트래픽을 자연스럽게 흡수할 수 있고 전 상품을 1000원~5000원 균일가로 단순화해 가격 메시지도 명확하다. 무엇보다 이마트 해외 직소싱과 품질 관리 역량을 앞세워 '싼 가격이지만 믿을 수 있는 상품'이라는 인식을 강화하려는 전략이 눈에 띈다. 다이소 김포 장기점 매장 전경. [사진=다이소] 이 같은 평가의 배경에는 초저가 시장에서 이미 검증된 '성공 공식'이 존재한다는 점도 작용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다이소다. 다이소는 균일가, 생활필수품 중심, 언제 방문해도 저렴한 가격이라는 단순한 포지션을 수십 년간 흔들림 없이 유지해왔다. 복잡한 기획이나 과도한 연출 대신 소비자가 기대하는 가격과 품목을 정확히 충족시켰고 전국 단위 점포망을 통해 일상 동선 속 구매를 자연스럽게 만들었다.  와우샵의 성패를 가를 관건은 결국 '지속성'이다. 일회성 화제에 그치지 않고 상시 초저가에 대한 신뢰를 쌓을 수 있을지가 핵심이다. 업계에서는 이마트가 대형마트라는 기존 경쟁력 위에 초저가 포맷을 결합했다는 점에서 과거 삐에로쇼핑과는 구조적으로 다르다고 본다. 와우샵이 단기 실험을 넘어 이마트 매장의 고정 코너로 안착할 경우 초저가 시장의 판도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이마트는 올해 들어 와우샵 외에도 4950원 화장품 '글로우:업 바이 비욘드', 880원부터 4980원까지 가격을 고정한 '5K프라이스', 노브랜드 확대 등 초저가 실험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이는 과거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소비자가 체감하지 못하는 10원, 100원 차이는 의미가 없으며, 상식 이하 가격으로 팔아야 한다"고 강조해온 가격 철학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중간 가격대는 사라지고 '초저가와 프리미엄만 살아남는다'는 그의 판단이 최근 이마트의 전방위 초저가 전략으로 다시 구현되고 있다는 평가다. mkyo@newspim.com 2025-12-24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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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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