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사업부 반도체 개발·기획 거쳐 마케팅 경험
미주총괄 맡으며 수주 역량 확대…'젠슨 승인' 성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CEO의 일거수일투족은 해당 기업 임직원은 물론 시장 투자자 등 많은 이해관계자의 관심사다. CEO 반열에 오른 사람들은 누구일까. 그들의 활약상을 연중기획 시리즈로 연재한다.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삼성전자가 올해 정기 사장단 인사를 통해 전열을 재정비하고 위기 극복 행보를 본격화한 가운데, '아픈 손가락'으로 꼽히는 파운드리사업부에 선임된 한진만 사장을 향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반도체 기술 개발부터 마케팅, 상품기획을 거쳐 미주총괄(DSA)을 담당해 온 한 사장이 수주 능력을 끌어올리고 신규 고객 확보에 따른 가동률 개선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 미국 최전선서 쌓은 글로벌 고객대응 경험
한 사장을 설명하는 가장 키워드는 '수주 능력'이다. 한 부사장은 2022년 말 DS부문 미주총괄(DSA)로 부임해 현재까지 삼성전자 미국 반도체 사업을 이끌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글로벌 고객대응 경험이 풍부해 핵심 고객사들과의 네트워크를 강화하며 파운드리 비즈니스 경쟁력을 성장시킬 수 있는 인물로 평가된다.
특히 지난 3월 엔비디아 개발자 연례행사인 GTC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로부터 고대역폭메모리(HBM)3E 12H 제품에 대해 '젠슨 승인' 서명을 직접 받아내는 성과를 보인 것으로 유명하다. 젠슨 황은 당시 서명을 하며 제품에 대한 긍정적 평가를 남겼는데, 이를 한 사장이 개인SNS에 올리며 화제를 모았다. 내년부터 삼성의 HBM 납품이 본격화되는 점을 감안하면 엔비디아와 삼성의 연결고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파운드리는 수주 능력이 핵심이다. 파운드리는 고객사의 주문을 받아 반도체를 생산하는 기업간거래(B2B) 제조업으로, 수주량이 곧 매출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시장의 수주가 중요한 이유는 미국이 반도체 산업의 중심지이자 주요 고객사들의 본거지라는 점에서 전략적 의미를 가진다는 것이다.
한 부사장은 2022년 DS부문 DSA총괄로 부임해 현재까지 미국 최전선에서 반도체 사업을 이끌었다. 삼성전자는 한 사장에 대해 "글로벌 고객대응 경험이 풍부해 핵심 고객사들과의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현재의 파운드리 비즈니스 경쟁력을 한 단계 성장시킬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일대 전경 [사진=삼성전자] |
◆ 반도체 외길로 쌓은 자신감
또 다른 키워드는 '기술전문성'이다. 한 사장은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나와 1989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뒤 D램 설계부터 개발 및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반도체 분야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1997년부터 2008년까지는 스타트업을 창업하고 미국 반도체 기업에서 근무하는 등 반도체 분야 외길을 걸었다.
한 사장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 기자들과 만나 메모리 반도체와 파운드리의 시너지를 통해 첨단 반도체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반도체 설계와 사업 전략에 대한 깊은 기술적 전문성을 바탕으로 이러한 비전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강조한 것이다.
한 사장은 당시 "HBM과 같은 AI가속기용 메모리 수요가 늘면서 이런 쪽에서 파운드리와 결합되는 새로운 비즈니스가 나오고 있다"며 "메모리와 파운드리를 동시에 갖고 있는 회사가 세계에 유일하게 삼성전자 밖에 없다. 파운더리와 메모리의 융합을 통해서 2~3년 뒤 삼성전자가 AI시대에 강자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수주 물량 저조, 적자 구조 지속 등은 한 사장 앞에 놓인 크나큰 숙제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사업부를 지난 2017년 출범하고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출했지만 현재 시장 점유율은 11.5%로 여전히 10% 초반 수준에 머물러 있다.
kji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