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러시아 국영 에너지 기업인 로스네프트가 최근 인도에 200억 달러(약 28조원)를 투자했다고 인도 정부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발언을 인용해 5일(현지시간) 밝혔다.
더 힌두 등 인도 복수 매체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전날 모스크바에서 열린 국영은행 VTB 투자포럼에 참석해 "우리는 인도에서 제조 사업을 시작할 준비가 돼 있다. 인도에 투자하는 것은 수익성이 있는 일이라고 믿는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후 5일 인도 상공부가 푸틴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해 성명을 발표했다.
로스네프트는 2017년 인도 정유업체 에사르오일 지분 49%를 인수하는 129억 달러 규모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지난 5월에는 "인도는 전략적 파트너이며 원유 생산·정유·원유제품 거래에 있어 인도 기업들과 협력 중"이라고 언급했다.
푸틴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 제재로 러시아산 원유 수출길이 막힌 뒤 인도와의 에너지 부문 협력이 강화된 가운데 나온 것이다.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산 석유 구매를 기피하는 가운데, 인도는 저렴한 가격으로 러시아산 석유를 싼 값에 대량 수입하고 있다. 에너지 부문 협력 강화에 힘입어 인도와 러시아 간 양자 무역액은 2020/21회계연도의 10억 2100만 달러에서 2023/24회계연도 657억 달러로 급증했다.
양국은 2030년까지 무역액을 1000억 달러로 늘린다는 목표다.
인도 매체 '타임스 오브 인디아'는 "로스네프트가 인도가 200억 달러를 투자했다는 푸틴의 언급은 러시아 기업들이 인도 기업 및 당국과 특정 분야에 투자하여 러시아 및 세계 다른 지역으로 상품을 수출하는 것에 논의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며 "식품·제약 등 부문이 잠재적인 투자 대상으로 지목됐고, 인도에 대한 원유 수출로 생긴 자금이 이들 제조업에 사용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처음으로 내년 초 인도를 방문할 예정이다.
나렌드라 모디(왼쪽) 인도 총리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24년 10월 22일(현지시간) 브릭스(BRICS) 정상회의가 열린 러시아 타타르스탄공화국 카잔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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