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적 국정운영과 대통령 조기 퇴진 시나리오 관철 과제
높은 '즉각 퇴진' 여론·당 내 약한 지분 극복이 관건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국민의힘의 반대로 투표 불성립 폐기되면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대선주자로서 정치적 시험대에 선 모습이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이 실시한 계엄정국에서 유일하게 군에 의한 체포명단에 이름을 올린 여당 인사다. 계엄령이 선포되자 곧바로 반대 입장을 내놓고, 의원들을 독려해 부결 투표에 나서는 등 계엄령의 해제에도 리더십을 발휘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4.12.09 leehs@newspim.com |
윤 대통령이 지난 7일 대국민담화에서 사과하면서 "이번 계엄 선포와 관련해 법적, 정치적 책임 문제를 회피하지 않겠다"며 "저의 임기를 포함해 앞으로의 정국 안정 방안은 우리 당에 일임하겠다"는 발언은 전날 한 대표와의 회동과 저녁 때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과 박정하 당 대표 비서실장의 회동에서 여당이 요구한 부분을 일정 정도 수용한 것이다.
한 대표는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이후 곧바로 리더십을 발휘했다. 한 대표는 이날 "대통령의 정상적인 직무 수행은 불가능한 상황이고 조기 퇴진이 불가피하다"라고 성난 민심에 부응하면서도 "총리와 당이 민생이나 주요 상황들을 긴밀히 논의해 민생이 고통 받고 대외 상황이 악화되는 일을 막겠다"고 선언했다.
이후 한 대표는 곧바로 서울 국무총리 공관을 찾아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후 국정 운영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한 대표의 이같은 움직임 이후 가결 가능성이 높았던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은 부결로 급격히 쏠렸다.
향후에도 한 대표는 정국 운영의 중심에 설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한덕수 국무총리와 함께 이미 국정 운영의 동력을 잃은 윤 대통령의 조기 퇴진 방안, 이후 공정성이 담보되는 대선 관리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그러나 한 대표는 윤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높은 여론과 반하게 됐다. 뉴스핌의 8일 여론조사에서 '향후 윤석열 대통령이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와 관련한 조사 결과 '자진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이 전체 응답자의 76.5%를 차지했다. '야당 참여 거국 내각 구성'은 14.8%, '잘 모름'은 8.7%였다.
탄핵 투표불성립 폐기 후 민주당은 지난 조사 40.4%에서 50.0%로 9.6%포인트(p) 상승했고, 국민의힘은 26.3%에서 23.1%로 3.2%p 하락했다.
양당 간 지지율 격차는 지난 조사 대비 14.1%p에서 26.9%p로 무려 12.8%p 벌어지는 등 탄핵 투표 불성립의 후폭풍이 거센 상황이다. (뉴스핌·미디어리서치 여론조사,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7명 대상, 응답률 9.9%, 신뢰수준 95%, 표본 오차는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비상계엄 사태에서 한 대표는 대통령의 조속한 직무집행 정지를 요구했지만, 당내 강한 반발에 부딪히는 등 당내 부족한 세력도 확인했다. 대통령 담화 이후에도 윤상현 의원이 "대통령의 담화는 당에 일임한다는 것이므로, 관련된 모든 로드맵은 의원총회에서 중지를 모아 결정해야 한다"고 한 대표에 견제의 목소리도 나왔다.
이 때문에 한 대표는 이후 한덕수 총리와 상의하며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통해 민생을 확보함과 동시에 윤 대통령의 조기 퇴진 시나리오를 당내에서 설득력 있게 제시해 관철해야 한다. 이 경우 안정감이 더해지면서 무게감이 더해질 수 있지만, 이에 실패하면 한 대표는 차기주자로서의 입지가 크게 위협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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