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R 0.14배로 상장사 최저 수준 지적
10년 동안 자사주 소각 전무
고려아연에는 자사주 소각 요구 '이중성' 비판도
[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MBK 파트너스와 손잡고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중인 영풍이 행동주의 펀드와 소액주주들로부터 주주 및 기업 가치 개선 요구를 받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행동주의 펀드 머스트자산운용과 싱가포르 헤지펀드 운용사인 메트리카파트너스가 영풍에 밸류업 행보를 요구하는 상황에서, 최근 영풍 주주연대가 소액주주 행동 플랫폼 '액트'에 가입하고 김두용 머스트운용 대표이사와도 접촉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풍 본사 전경. [사진=영풍] |
이들은 영풍에게 오랫동안 소홀했던 주주 친화 행보에 나서라고 비판했다. 영풍 경영진이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에만 집중하면서 정작 자사의 주주들은 뒷전에 둔다는 지적이다.
영풍은 지난 10년 동안 한 번도 자기주식을 소각한 적이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MBK와 영풍이 고려아연에 자사주 소각과 배당 확대를 요구하는 자체가 '내로남불'이라는 게 일각의 주장이다.
머스트운용은 영풍의 지분 2%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영풍에 자사주 전량 소각과 기업 가치 제고 공시를 요구하는 주주 서한을 보냈다.
메트리카는 이달 초 영풍의 주주환원율 목표 등을 명시한 주주환원 정책과 지배 구조 개선안을 내놓을 것을 요구했다. 영풍이 주가 저평가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없어 보인다는 입장이다.
액트를 운영하는 '컨두잇'도 행동에 나섰다. 컨두잇은 최근 영풍 측에 주주명부 열람 등사를 요청했으나, 현재까지도 아무런 응답이 없어 소송에 나설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풍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약 0.14배 수준이다. PBR은 기업 주가를 장부상 가치로 나눈 값으로, 1배 미만은 시가총액이 장부상 순자산 가치에 못 미칠 정도로 저평가 상태에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영풍은 지난 10년 동안 자사주를 한 주도 소각하지 않았다. 자사주 소각은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대표적인 주주 환원 정책으로 꼽힌다.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를 소각할 경우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 수가 줄어 주당 가치가 올라가는 효과 덕이다.
특히 영풍이 경영권 분쟁 중인 고려아연에 대해서는 자사주 소각을 압박하면서, 영풍 자사주 소각은 하지 않는 점에 주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kim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