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스턴大 반박 "대기업 위주 분석에 과소평가… 수출 17%, 수입 23% 타격"
[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영국이 유럽연합(EU) 탈퇴, 즉 브렉시트(Brexit)로 입은 경제적 손실이 생각보다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영국 런던정경대(LSE)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브렉시트를 둘러싼 영국 내 논란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데 특히 영국이 경제적으로 얼마나 큰 손실을 입었는지는 영국 안팎에서 커다란 주목을 받는 주제 중 하나이다.
영국은 지난 2016년 6월 국민투표로 브렉시트를 결정했고, 2020년 2월 1일 0시를 기해 EU에서 공식 탈퇴했다.
브렉시트 이미지 [사진=뉴스핌DB] |
1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런던정경대의 경제성과센터(Centre for Economic Performance)는 최근 브렉시트가 영국 수출·입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보고서를 내놨다.
보고서는 "지난 2020년에 체결된 영국-EU간 무역 및 협력 협정은 의심할 여지없이 무역을 감소시켰지만,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예상했던 것보다 작았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브렉시트 이후 첫 2년 동안 영국 조세·관세청(HMRC)의 기업 단위 무역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20~2022년 영국의 상품 수출과 수입이 각각 6.4%, 3.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2022년의 경우 브렉시트로 인해 수출은 270억 파운드, 수입은 220억 파운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LSE는 브렉시트로 회복력이 강하고 경쟁력이 있는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이 훨씬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2021년 이후 1만6400개 이상의 중소기업이 EU 지역으로의 수출을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 공동 저자인 LSE 경제학과 부교수 토마스 샘슨은 "전체 상품 수출의 6.4%가 감소한 것이 '사소한 수준'은 아니지만, 브렉시트 이전에 많은 연구에서 예측했던 것보다는 여전히 작다"고 말했다.
그는 "EU와의 새로운 무역 협정이 소규모 수출업체들에게는 재앙이었고 많은 업체가 수출을 중단했지만 대기업들은 새로운 무역 장벽에 잘 적응했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LSE의 연구 결과는 브렉시트의 경제적 영향과 관련 점점 더 커지고 있는 논란을 더욱 부채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애스턴대학교 경제학자들은 지난 9월 브렉시트로 영국의 EU에 대한 수출이 연간 17%, 수입은 23%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이 대학 경제학과 교수인 준 두는 "LSE의 분석은 전 세계와 교역할 만큼 탄탄한 기업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수치가 과소평가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 기업은 살아남은 기업이기 때문에 브렉시트의 부정적인 영향을 우량 기업들에 맞춰 추론하면 더 장밋빛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예산책임청(OBR)은 지난 5월 "(브렉시트로) 영국의 총 상품 및 서비스 수출입이 장기적으로 15%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예산책임청은 LSE 연구 결과에 대해서는 논평을 거부했다.
LSE의 샘슨 교수는 "장기적으로 수출입에 15%의 타격이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 정확하다고 입증하려면 아주 큰 폭으로 수출입이 줄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