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영국의 12월 물가상승률이 2.5%를 기록했다. 전달 2.6%에서 0.1%포인트 내려간 것으로 전문가와 시장이 예상한 것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가 동시에 발생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소폭 줄어들 전망이다.
하지만 영국의 물가 수준은 올해 초에 3%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각심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 2023년 5월 6일 영국 런던의 한 식료품 매장에서 시민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영국 통계청(ONS)은 15일(현지시간)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에 비해 2.5%, 전달에 비해서는 0.3% 올랐다"고 발표했다. 서비스 물가 부문 상승률이 전월 5%보다 크게 낮아진 4.4%로 2022년 3월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에너지와 식품, 주류, 담배를 제외한 근원 물가상승률도 3.2%로 11월의 3.5%에서 하락했다.
ONS는 "레스토랑과 호텔의 물가 내림폭이 가장 컸다"면서 "그 이외에도 의류·신발, 알코올·담배, 레크리에이션·문화, 음식·비알코올 음료 등의 분야가 물가상승률을 끌어내리는 데 기여했다"고 말했다.
영국의 물가상승률은 작년 11월 8개월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작년 9월 1.7% 수준까지 떨어져 3년 5개월 만에 2% 밑으로 떨어졌지만 다음달 곧바로 2.3%로 튀어 오른 뒤 11월에 2.6%까지 치솟았다.
물가가 고공행진을 펼치면서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은 금리 동결에 나섰다.
이날 지표 발표 직후 영국 국채 수익률이 떨어지고, 파운드화 가치가 올랐다.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개장 초반 거래에서 0.08%포인트 하락해 4.81%를 기록했다. 파운드화는 0.1% 상승해 1.222달러에 도달했다.
금융시장에서는 영란은행이 다음달 초 통화정책회의에서 0.25%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을 80%로 높였다. 물가 지표 발표 전에는 약 60% 확률이었다.
판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의 이코노미스트 롭 우드는 "오늘 인플레이션 통계는 영란은행이 2월에 금리를 내릴 수 있는 기회의 창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시장과 전문가들은 이번 물가상승률 지표가 '잠깐 멈춤'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영국의 인플레이션은 다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많은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초 물가상승률이 3%를 돌파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레이철 리브스 재무장관은 "전국의 가족들이 생활비 부담을 더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