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천호동에 신규 오픈한 '롯데마트' 방문해보니
오픈 전부터 대기줄 길게 늘어서…신규 점포 기대감↑
냉동 간편식 특화 매장·월드델리 등 트렌드 대거 반영
강성현 대표 "핵심 경쟁력 기반…차세대 표준 매장"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천호는 이미 대형마트 경쟁이 심화된 상권이지만 동업계 점포가 모두 노후화됐다. 이에 롯데마트는 지역 내 신규 점포에 대한 니즈에 맞춰 이곳에 입점했다. 최근 트렌드에 맞춘 컨셉으로 매장을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16일 오픈한 롯데마트 천호점에서 나근태 점장은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는 "강동구 일대가 인구들이 많이 밀집된 곳이며 30대 인구가 평균 대비 4%가량 많다"며 "식품과 비식품은 8:2 정도로 맞춰진 그로서리 특화 매장"이라고 천호점을 소개했다.
9시 40분경, 오픈하기도 전인 평일 아침 이른 시간에도 입장하는 곳 앞 대기줄은 장사진을 이뤘다. 시민들은 저마다 장바구니를 하나씩 매고 있었다. 10시에 매장이 오픈하자 시민들이 매장으로 속속 들어갔다. 오픈한 직후임에도 매장이 매우 북적여 발디딜 곳이 없었다.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롯데마트 천호점이 16일 신규 오픈해 대기 고객들이 물밀듯 입장하고 있다. 2025.01.16 whalsry94@newspim.com |
◆ 그로서리 본질 집중한 도심형 실속 장보기 매장으로
'그로서리 특화 매장'인 만큼 식품 코너는 일반 매장보다 훨씬 세세하게 나뉘어 있었다. 최근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냉동 간편식 특화 매장 '데일리 밀 솔루션(Daily Meal Solution) 코너가 롯데마트 매장 중 최대 규모로 마련된 점이 가장 눈에 띄었다.
데일리 밀 솔루션 중에서도 '오늘 뭐 먹지' 코너에서는 밀키트를 대량으로 선보였다. 예전에는 1인 가구들만 밀키트를 소비했으나 최근에는 식재료 물가가 많이 올라 2,3인 가구에서도 편하게 밀키트를 통해 끼니를 해결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었다. 이곳에는 일반 매장과 비교해 70% 이상 많은 냉동 간편식 상품이 준비됐다.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냉동 간편식 특화 매장 '데일리 밀 솔루션(Daily Meal Solution) 코너. 2025.01.16 whalsry94@newspim.com |
롯데마트 측은 상반기 리뉴얼을 통해 '오늘 뭐 먹지'와 같은 매장을 14개 점포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향신료 코너는 글로벌 별로 나뉘었다. 중식 코너의 경우 짜사이무침, 유라죠우 등 일반 마트에서는 볼 수 없을 정도로 희귀한 소스를 구경할 수 있었다.
주류는 롯데가 오픈한 주류 전문샵에서 쌓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선호 상품을 대거 준비한 것이 특징이다. 앞서 롯데는 주류 전용관 '보틀샵'을 지난해 론칭했다. 논알콜이 떠오르는 추세를 반영해 맥주 외 와인에서도 논알콜 종류를 구비했고, 천호점 오픈을 기념으로 강동구를 디자인 시그니처로 한 강동맥주도 출시했다.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롯데마트가 천호점에 유일하게 출시한 강동맥주. 2025.01.16 whalsry94@newspim.com |
온라인과 경쟁하며 롯데마트가 가장 앞세운 무기는 '즉석 델리'다. 그날 구매해 그날 바로 먹어야 하는 델리의 경우 온라인 퀵커머스 성장이 미성장한 현재, 오프라인이 내세울 유일한 강점이라 생각한 것. 롯데마트 천호점은 즉석 델리를 양식, 중식, 일식 등 글로벌 별로 구성하고, 평균 40개인 종류를 60개까지 늘렸다. 이미 작년말까지 월드델리는 전 점포에 들어선 상황이다. 올해 롯데마트는 이를 통해 매출 150% 신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비식품의 경우 롯데마트 PB(자사) 브랜드인 '오늘좋은' 매장을 크게 구성해 차별성을 도모했다. 통상 마트에는 전체 7,80%가 유명 글로벌 브랜드이고, 2,30%만 PB브랜드를 설치하는데 천호점은 반대다. 롯데마트 측은 "고객들이 조금 더 편안하고 고민없는 쇼핑을 하도록 가격도 고정했다"며 "일부 저가 유통사들보다 품질과 안전을 생각해 적정 가격을 측정했다"고 전했다.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롯데마트 PB 매장인 '오늘좋은' 모습. 2025.01.16 whalsry94@newspim.com |
◆ 작은 규모로 효율성 극대화…오프라인 강점 '그로서리' 안 놓친다
롯데마트가 신규 점포를 그로서리 특화 매장으로 만든 이유는 최근 유통시장이 급변하며 공산품 수요를 온라인에 모두 뺏겼기 때문이다. 다만 아직도 식품은 오프라인을 통해 소비하는 구매자가 많은 만큼, 롯데마트 외 다른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그로서리를 강화하는 추세가 일반적이다.
천호점은 롯데마트의 주요한 테스트베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규모는 1374평으로 기존 일반 대형마트 영업 면적의 약 절반 수준이지만, 테넌트(임대) 공간없이 직영 매장으로만 구성하며 그로서리 본연의 경쟁력에 집중했다. 마트보단 작지만 슈퍼보다는 큰 평수에서도 온라인이 선보일 수 없는 그로서리를 집중 공략해 차별성을 키운다는 것으로, 현재 유통 상황을 정확히 반영해 매장을 구성했다.
롯데마트 측은 "향후에도 철저한 상권과 시장 트렌드 분석을 바탕으로, 마트와 슈퍼라는 채널의 구분없이 상권별 최적화된 포멧으로 신규 출점을 적극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롯데마트 천호점 매장 전경. [사진=롯데마트 제공] |
이밖에 롯데마트는 올해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온라인 그로서리 신사업과 오프라인 매장 외연 확장을 통해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천호점을 시작으로 올 상반기 롯데마트 구리점을 오픈할 예정이며, 롯데슈퍼는 가맹점 확대에 주력한다.
강성현 롯데마트·슈퍼 대표이사는 "천호점은 롯데마트가 6년 만에 오픈하는 점포로, 롯데마트의 핵심 경쟁력인 그로서리 전문 콘텐츠를 기반으로 고객 가치를 충실히 구현한 차세대 그로서리 전문점의 표준이 되는 매장"이라며 "마트와 슈퍼 사업부 통합, 그로서리 전문점으로 전환 등 그동안 지속해온 롯데마트의 성장 전략과 더불어 마트와 슈퍼의 외연 확장을 통해 양적, 질적 성장을 함께 이뤄내는 '넘버원 그로서리 마켓'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mky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