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중천 면담보고서 허위기재 일부 유죄
이규원 "사실상 무죄"…검찰도 항소 예고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별장 성접대 의혹'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허위 면담보고서를 작성한 혐의로 기소된 이규원 조국혁신당 전략위원장(전 부부장 검사)이 1심의 일부 유죄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위원장은 이날 1심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 |
[서울=뉴스핌] 황준선 기자 = 이규원 전 검사. [사진=뉴스핌DB] |
재판부는 지난달 26일 허위공문서작성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위원장에게 벌금 50만원의 선고를 유예했다. 선고유예는 유죄로 인정되지만 범행 정도가 경미한 피고인에게 2년간 형의 선고를 유예하고 그 기간 별다른 죄를 짓지 않으면 형을 면해주는 판결이다.
당시 재판부는 이 위원장이 대검찰청 과거사진상조사단 단원으로 활동하면서 '김학의 사건' 핵심 인물인 건설업자 윤중천 씨에 대한 3회 면담을 녹취하고도 '녹취 없이 복기해 진술요지 작성'이라고 보고서에 허위 기재했다며 허위공문서작성 및 허위작성공문서행사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이어 "피고인이 사실관계를 대체로 인정한 점, 허위 기재 부분이 보고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은 점, 면담 내용에 허위가 있다고 보이지는 않은 점 등을 양형에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공소사실 중 윤씨에 대한 나머지 보고서 및 박관천 전 청와대 행정관에 대한 보고서와 관련한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가 이 위원장이 작성한 보고서를 토대로 청와대 민정수석이던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과 김학의 사건 재수사 지휘라인이던 대검 반부패부장 출신의 윤갑근 변호사에 대한 수사 권고 결정을 하게 해 업무를 방해하고 이들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 보고서 내용을 기자 2명에게 유출해 공무상 비밀을 누설한 혐의 등에 대해서도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과거사위원회는 2019년 김학의 사건에 대한 심의 결과를 발표하면서 윤 변호사가 윤씨와 만나 골프를 치거나 식사를 한 정황이 확인됐으며 2013년 김학의 사건 경찰 수사 당시 곽 전 의원이 경찰에 외압을 행사했다며 재수사를 권고했고 이에 곽 전 의원과 윤 변호사는 이 위원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바 있다.
이 위원장은 선고가 끝나고 취재진과 만나 "수많은 공소사실 중 단 한 줄과 관련해 선고유예가 나왔고 나머지는 무죄가 나와 사실상 무죄로 이해하고 항소심 재판부에 잘 설명하겠다"며 항소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검찰도 선고 직후 기자단 공지를 통해 "수사기록에 준해 비밀로 유지되던 진상조사단 기록을 기자에게 직접 전달하거나 알려준 행위가 공무상비밀누설죄 등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등의 1심 판결은 기존 판례 등에 배치되는 것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며 항소를 예고했다.
이 위원장은 김 전 차관에 대한 불법 출국금지 사건에 관여한 혐의로도 기소돼 지난해 11월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후 검찰이 상고하면서 대법원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한편 이 위원장은 현직 검사 신분으로 총선에 출마했다가 해임돼 법무부를 상대로 징계 취소소송을 진행 중이다.
shl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