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원 출동 3배 증가…지방 경찰관 피로 '심각'
경찰 인력 충원 부재, 제도 전환 한계 드러나
[세종=뉴스핌] 김보영 기자 = 의무경찰제가 폐지된 후 지방 경찰 기동대의 서울 지원 출동이 급증하면서, 최근 탄핵 정국에 따른 시위가 증가해 현장 경찰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경찰관의 증원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기동대 경찰의 피로도가 심각해지고 있으며, 의경 폐지 당시 우려된 상황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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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백인혁 기자=경찰이 집회 참가 인원 수를 통제하고 있다dlsgur9757@newspim.com |
10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양부남 의원실(더불어민주당)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의경 업무가 기동대로 완전히 전환된 이후 서울 지원으로 출동한 지방 기동대의 숫자가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의경이 운영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서울 지원 출동 지방 기동대 수는 2020년 579개, 2021년 546개, 2022년 588개로 평균 571개였다.
그러나 의경의 업무가 기동대로 넘어간 2023년부터는 출동 수가 급격히 증가해 2023년 1721개, 2024년에는 1823개로 늘어났다. 마지막 의경이 전역한 2023년 5월 한 달 동안의 지원 부대 수는 410개에 달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거리 두기 조치가 해제되었다는 점도 작용했겠지만, 의경 폐지가 주요 원인이라는 목소리가 많다.
실제 경찰청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2023년 경찰이 관리한 집회 수는 1만431건으로, 2022년의 1만293건과 비교해 단 138건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방에서 근무하는 한 총경은 "기존 의경에 비해 경찰관 증원이 부족해 서울 상황을 자체 경력으로만 대응하기 어렵게 됐다"며 "인권 보호가 강조되면서 과거에는 10명이 통제했던 집회가 지금은 20명으로도 부족한 상황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로 지원되는 지방 기동대 소속 경찰관들은 심각한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부산경찰청 소속 한 기동대 경찰은 "서울 출장이 많아지는 것이 사실"이라며 "대기 장소가 따로 없어 장시간 버스에 있어야 하고, 철야 근무 시 씻을 장소도 없어 곤란하다"고 토로했다.
염건웅 유원대 교수(경찰소방행정학부)는 "기동대 보충 채용을 전제로 의경 폐지를 앞당겼으나 예산과 인력 충원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며 "경찰청이 지방 기동대 인원을 한시적으로 서울 경찰청으로 파견하는 방식의 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며 "경찰청이 국회와 행안부를 설득해 예산을 확보하고 기동대 인력을 증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부남 의원은 "경찰 기동대의 서울 지원 출동 증가가 지방 치안의 공백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도 집회와 시위가 계속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정부는 경찰력 운용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국민 안전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며 적절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kbo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