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임금 및 수당 요구…협상 단 6차례 진행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APU)가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진행하자 업계 안팎에선 파업으로 인한 운항 차질을 우려하고 있다. 각종 수당 지급과 위로금을 둘러싸고 격화하는 노사 갈등이 봉합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는 오는 17일까지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실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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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U 조합원과 연맹 관계자 약 120여 명이 지난 2023년 5월 산업은행 앞에서 임단협 승리를 위한 1차 투쟁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조종사연맹] |
앞서 서울지방 노동위원회의 중재 절차가 전날부터 시작된 가운데 조종사 노조가 본격적으로 집단행동을 위한 수순에 나선 상황이다.
노조는 임금을 비롯해 각종 수당 신설, 성과금, 위로금 지급 등을 두고 사측과 대립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대형기종 전환 지연수당' 신설 요구다. 코로나19 시기 하늘길이 막히면서 대형기종 운항은 특히 줄어들어 기종전환이 지연됐고, 조종사 노조 내부에서 불만이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조종사들에게 대형기 전환은 기장 승격을 위한 과정이다. 직장인 입장에서 승진이 지연되는 셈인데 이 기간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는 것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사측이 해당 요구를 수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근로자의 승진 지연 수당 요구는 지나치다는 이유에서다.
업계에서는 아시아나 조종사 노조의 쟁의행위 찬반 투표가 전격적으로 이뤄진 것도 일반적이지 않다고 평가한다. 통상적으로 노조와 사측의 임금 협상은 15~20차례 진행된 이후 찬반 투표로 넘어가는데, 실제 노사 간 임금 협상이 6차례에 그쳤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의 또 다른 노조인 열린조종사노조(AHPU)에 따르면 현재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는 사측에 에어인천으로 이관되는 화물기 조종사 약 200명에 대한 위로금 요구를 준비하고 있다. 총 2000억원 상당으로 1인 기준 위로금 5억원, 공로금 3억원, 일등석 항공권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항공업계에서는 과도한 금액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지난해 잠정실적 공시를 통해 발표한 영업이익은 622억원이다. 당기순손실은 4785억원을 기록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수익을 내지 못한 상황에서 조종사 노조는 성과금을 요구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AHPU는 항노련과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APU의 요구가 과도하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시기 아시아나항공 화물기 조종사 뿐만 아니라 업계 모든 근로자들이 어려움을 겪었다"며 "조종사 노조의 이번 요구도 에어인천 이관 대상 직원 약 800명 전체가 아닌 자신들의 혜택만 요구하는 것으로 동료와 국민의 공감을 사기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경우 파업에 나서겠다는 태도는 동료와 승객들의 불편을 감수하면서 특권을 지키려는 것"이라며 "사측과 협상에 임하는 태도가 달라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ay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