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년 연속 배당 지급
풍부한 현금흐름
정책 불확실성 경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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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MY)의 강세론자들은 30년만의 첫 조현병 신약 코벤피에 대한 기대와 함께 4% 선의 배당수익률과 탄탄한 재무건전성을 매수 근거로 제시한다.
고배당 종목이라고 해서 모두 안전하다고 볼 수는 없다. 오히려 펀더멘털 측면의 악재로 인해 주가가 하락하면서 배당 수익률이 상승한 경우라면 주가 하락에 따른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의 배당은 안전하다는 데 한 목소리를 낸다. 업계에 따르면 S&P500 기업의 평균 배당 수익률은 1.3%로 집계됐다. 업체의 배당 수익률이 시장 대비 세 배 이상 높다는 얘기다.
배당의 지속성 측면에서도 신뢰도가 높다고 월가는 강조한다. 2024년 4분기 업체의 순이익이 대폭 감소했지만 이는 인수합병(M&A)으로 인한 일회성 비용으로 인한 결과일 뿐 비즈니스와 수익성의 본질적인 문제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인수합병(M&A)에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지만 앞으로 특허 만료되는 의약품의 매출 감소를 상쇄할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는 데 불가피한 결정이라는 데 시장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외신에 따르면 혈전 예방 및 심재성 정맥혈전증 치료제인 엘리퀴스와 수술이 불가능하거나 전이성인 흑색종 치료에 쓰이는 옵디보 등 주요 의약품들이 특허 만료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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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 로고 [사진=블룸버그] |
배당의 영속성 측면에서 순이익보다 중요한 것은 현금흐름이라고 월가는 강조한다.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이 4분기 이익 급감에도 탄탄한 현금흐름을 창출했고, 이는 배당 투자의 안전성을 확인시켜 주는 대목이라는 설명이다.
현금흐름은 실적을 나빠 보이게 만드는 일회성 요인을 제거하기 때문에 보다 현실적인 수익성을 진단하는 데 적절한 잣대로 동원된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2024년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은 139억달러의 잉여현금흐름(FCF)을 창출했다. 같은 기간 주주들에게 지급한 배당액은 49억달러. 배당액보다 훨씬 많은 현금흐름을 창출한 것은 향후 배당 지급 여력이 강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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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 주가 추이 [자료=블룸버그] |
미국 온라인 투자 매체 모틀리 풀에 따르면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은 지난 10년간 배당을 총 62.1% 인상했다. 월가는 배당 인상이 지속될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배당 성향이 60%로, 인상 여력이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과격한 관세 정책과 상대국들의 보복으로 인해 경기 침체 리스크가 높아진 상황을 감안할 때 배당 지급 여력은 투자자들에게 중차대한 지표라고 시장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2024년 말 기준 업체의 장기 부채는 476억달러로 파악됐다. 풍부한 현금흐름은 부채 상환 능력을 뒷받침한다는 점에서 월가는 커다란 의미를 둔다.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은 4월3일(현지시각) 57.82달러에 거래를 마감, 2025년 초 이후 1.81% 상승했다. 뉴욕증시 전반의 한파 속에 저항력을 확인시킨 셈이다. 최근 1년과 5년 상승률은 각각 10%와 4%로 파악됐다.
투자은행(IB) 업계는 저평가 매력이 업체의 매수 근거 가운데 하나라고 말한다. 12개월 예상 실적을 기준으로 한 주가수익률(PER)이 9배에 불과하다는 것. 주요 의약품들의 특허 만료에 따른 타격을 감안하더라도 밸류에이션이 낮다는 진단이다.
업체가 중장기 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신약 개발과 인수합병(M&A)에 적극 나서고 있어 길게 보고 매수하는 전략도 유효하다고 월가는 강조한다.
일반적으로 신약 연구개발(R&D) 사이클이 평균 7년 가량 걸린다는 점을 감안할 때 앞으로 수 년간 업체의 신약이 출시되며 실적 모멘텀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유럽에서도 커다란 호재가 나왔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유럽위원회(EC)는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의 CAR-T 세포 치료제인 브레얀지의 승인 범위를 확대해 2회 이상 전신 치료 후에도 재발하거나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여포성 림프종 성인 환자에게도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이번 결정은 임상 2상에서 환자들이 약물에 대해 보여준 높은 반응을 반영한 것이다.
이 밖에 투세븐티 바이오를 2억8600만달러의 현금 거래로 인수하기로 한 데 대해 월가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낸다. 이번 딜은 2025년 2분기에 완료될 예정이다. 투세븐티 바이오는 세포 치료제 아베크마를 개발한 업체로, 인수에 따라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의 세포 치료제 개발 성과를 높이는 효과를 가져올 전망이다.
투세븐티 바이오는 다발성 골수종 환자들의 완치율을 높이는 한편 여명을 늘리는 데 목적을 두고 아베크마 개발에 집중해 왔다.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의 다발성 골수종 치료제 레블리미드의 미국 특허가 만료되면서 2023년부터 매출액이 급감하는 상황을 감안할 때 이번 인수합병(M&A)이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월가는 기대한다.
경계의 목소리를 내는 투자자들은 업체의 지난 5년간 영업이익이 연평균 23% 늘어난 반면 부채가 이보다 더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고 지적한다. 이익 성장이 앞으로 둔화될 경우 이자 비용 부담이 상승하면서 성장을 압박하는 악순환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다.
트럼프 행정부의 예산 삭감 역시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을 포함한 헬스케어 섹터 전반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통한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정부효율부(DOGE)는 예산 1조달러 삭감을 목표로 감원과 각 산업 부문에 대한 보조금 및 지원을 축소하고 나섰다. 헬스케어 역시 예외가 아니라는 점에서 정책 측면의 악재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다.
UBS는 보고서를 내고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이 적정 가치보다 낮은 주가에 거래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향후 주가 상승이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하고 '중립' 투자 의견과 12개월 목표주가 60달러를 유지했다.
보고서는 2024년 말 기준 75%에 달하는 업체의 매출총이익률과 4%를 웃도는 배당 수익률이 작지 않은 투자 매력이라고 강조한다. 55년 연속 배당 지급을 지속한 부분도 방어주 매수 심리가 고조되는 상황에 눈길을 끄는 대목이라고 전했다.
조현병 치료제 코벤피와 관련, UBS는 2025년 1분기 처방 건수가 1만5000건에 이르고, 연간 처방 건수는 12만2000건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1분기와 연간 매출액이 각각 1800만~2100만달러와 1억5000만~1억7000만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업체가 2027년까지 비용을 20억달러 감축하기로 한 데 대해서도 반색하는 모습이다. 침체 리스크와 트럼프 행정부의 예산 감축 등 굵직한 악재에 적절한 대응이라는 판단이다.
JP모간은 보고서를 내고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의 매수를 추천했다. 밸류에이션과 배당 수익률, 여기에 지속적인 이익 성장까지 비중을 확대할 요건을 갖췄다는 평가다.
shhw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