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다른 작품에 비해 화려한 액션은 없지만, 이야기와 배우들의 연기가 그 이상의 임팩트를 주는, 그게 '악연'의 매력인 것 같아요."
OTT 오리지널 시리즈 'D.P.', '무빙', SBS 드라마 '열혈사제' 등을 최근 작품들에서 선한 이미지를 선보인 배우 김성균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이자 동명 웹툰 원작 '악연'에서 '장길룡' 역할을 맡으며 오랜만에 악역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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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악연'에 출연한 배우 김성균. [사진=넷플릭스] 2025.04.08 alice09@newspim.com |
"이번 작품에 참여했다는 게 영광이죠.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때부터 글이 너무 재미있었거든요. 작품이 공개되면 대중이 좋아할 거라고 생각은 했는데, 이렇게 뜨거운 반응이 올 줄은 몰랐어요. 좋은 작품 함께 할 수 있어서 감사하고, 제가 참 복 받았다고 생각해요."
작품은 벗어나고 싶어도 빠져나올 수 없는 악연으로 얽히고설킨 6인의 이야기를 그린 범죄 스릴러이다. 6인의 인물들은 각자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서로 악연으로 얽혀 있다. 여기서 김성균은 연변에서 온 조선족으로, 과거 삼합회에 출신인 장길룡을 연기했다. 돈이 필요한 시기에 일자리를 잃고 막 다른 길에 몰린 상황에서 '거래의 악연'에 빠져들게 되는 인물이다.
"감독님이 어두운 이야기 속에서 길룡이가 더 어둡게 보이길 바라셨던 것 같아요. 첫 악연이 사채남(이희준)과 제 이야기로 시작이 되죠. 사채남이 저한테 자신의 아버지를 죽여 달라는 의뢰를 하는데, 그 제안을 받아들여요. 돈 때문에요. 개인적으로 길룡이 왜 돈 욕심을 내는지 생각해봤는데, 어울리진 않겠지만(웃음) 순수한 마음이 있었던 것 같았어요. 대사에서 연변에 있는 아이가 아파서 병원비가 필요하다는 게 드러나잖아요. 아이를 위해 돈이 필요했기 때문에 그 사악한 제안을 받아들이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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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악연'에 출연한 배우 김성균. [사진=넷플릭스] 2025.04.08 alice09@newspim.com |
대구에서 태어난 김성균은 '사투리'를 쓰는 작품에서는 최고의 연기를 선보였다. 찰진 대사 처리로 대중에게 강한 흡입력을 자랑했지만, 이번 작품 속 조선족의 연변 사투리는 호불호가 갈렸다.
"극중에서 중국어도 사용을 하는데 중국인 선생님이랑 연습을 정말 많이 했어요. 연변 사투리의 경우에는 실제 사용하는 생동감 넘치는 말투도 있었겠지만 작품에서 요구하는 지점이 있어서 그런 부분은 감독님과 현장에서 같이 만들어 나갔어요. 그런데 호불호가 꽤 있는 것 같더라고요. 그간 연변 사투리가 나오는 작품들이 많았지만 따로 참고한 건 없어요. 감독님이 그리는 이미지가 확고했거든요. 중저음의 목소리에 느린 말투를 가진 길룡. 그래서 다른 작품이나 캐릭터를 참고하진 않고 감독님과 만들어 나갔어요."
김성균에게 '장길룡'처럼 조폭 출신 역할은 처음이 아니다. 영화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에서도 조직의 2인자 역할을 소화했다. 범죄 스릴러 장르에서, 그리고 조폭 연기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액션이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과감하게 액션은 빠져 있었다.
"삼합회 시절에 나쁜 짓도 많이 했지만, 제 나름대로의 전사를 만들었어요. 길룡이 물류센터에서 일을 하다가 실직하는데, 거기서 일을 하는 것부터 나쁜 짓에서는 손을 떼고 가족을, 자식을 위해 살아보려는 캐릭터라는 전사를 만들었죠. 다만, 아이가 아파서 돈이 절실한 순간에 악한 제안을 받아들이는 인물이라 액션은 없었지만 괜찮았어요. 다른 작품에 비해서 액션은 없었지만 '악연'은 이야기,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로 그 이상의 임팩트를 주는 지점이 있어요. 그게 '악연'의 매력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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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악연'에 출연한 배우 김성균. [사진=넷플릭스] 2025.04.08 alice09@newspim.com |
김성균은 tvN '응답하라 1994'와 '응답하라 1988' 이후로 주로 선한 역할을 주로 맡았다. SBS '열혈사제', JTBC '신성한 이혼', 디즈니+ '무빙'에서도 '선함' 그 자체였지만 이번 '악연'을 통해 오랜만에 악역을 다시 맡게 됐다.
"오랜만에 하니까 재미있더라고요(웃음). 악역이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장길룡을 악하다고 생각하진 않았어요. 우리 가족에게는 세상 믿음직한 아빠와 남편이었을 테니까요. 그런 것들을 생각했을 때 선과 악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인연이 잘못 맺어지는 순간 악연이 되는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 같아요. 작품 속 인물들이 정말 하나같이 다 나빠요. '악인의 종합 선물세트' 느낌이라서 이런 역할을 배우 생활하면서 한 번쯤은 다 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기도 했어요."
작품은 각기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는 인물들의 과거 숨은 악연이 밝혀지면서 반전을 준다. 촘촘하면서도 빠른 전개와 탄탄한 스토리, 배우들의 연기력까지 3박자가 맞아 떨어지면서 작품은 지난 4일 공개와 동시에 '오늘의 대한민국 TOP10' 시리즈 부문 1위를 차지했다. 공개하는 작품마다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김성균에게 이번 '악연'은 조금 더 남다른 의미가 됐다.
"작품 속에서 서로를 죽이고, 극단적으로 표현되는 게 있지만 그것 외에는 서로 얽힌 관계성이 중점이에요. 촘촘하게 얽혀있는 인물들의 관계성을 많은 분들이 재미있게 봐주신 것 같아요. 저 역시 '악연'을 보면서 제가 미처 보지 못한 부분을 더 넓은 시각으로 보게 됐어요. 다른 배우들의 표현력, 연출적인 부분도 제가 생각하지 못한 포인트를 짚는 걸 보고 스스로 '공부가 부족했구나' 싶더라고요. 이번 작품을 자극제 삼고 더 열심히 하려고 해요."
alice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