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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뉴노멀] 트럼프 '재정 재건의 꿈'…마러라고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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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를 1세기 전으로, "관세로 채무 축소"
GDP 대비 100%, 유지 불능의 부채 구조
관세 수입으로 막는다? '마른 논 물대기'
"목적은 따로, 100년물 국채 강매 속내"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4월2일, 백악관의 정원 로즈가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세계가 주목한 연설에서 '미국에 바가지를 씌우는' 교역국에 대한 노골적인 불만뿐 아니라 상호관세 필요성을 역설하는 행정부의 급박한 사정을 드러냈다.

1. "시계를 1세기 전으로"

그는 로즈가든 연설에서 상호관세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근거로 1913년 도입된 헌법수정 제16조를 문제 삼았다. 관련 수정 조항은 19세기 후반 국가 운영의 주요 재원을 세입의 40~60%를 차지한 관세에서 소득세로 전환하는 계기가 된 헌법적 근거다.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연설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트럼프 대통령은 "이유는 불명확하지만 외국이 아닌 미국민이 정부 운영에 필요한 세금을 내도록 연방소득세가 도입됐다"며 "(나는 관세로 확보한) 수조달러를 사용해 감세를 추진하고 정부 부채를 줄이겠다"고 큰소리쳤다. 관세를 통해 미국인의 세금 부담도 줄이고 국가 채무도 축소하는 구상을 드러낸 셈이다.

재원이 없다면 세출을 줄이는 게 '정도(正道)'지만 그럴 필요 없이 '미국을 착취한' 교역국에 세금(관세)을 지불하도록 하면 된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발상이다. 시계를 100여년 전으로 되돌려 세입의 원천을 관세로 되돌리겠다는 정책의 후폭풍은 그도 직감했을 터지만 그럼에도 고율의 상호관세를 추진하는 데는 나름의 사정이 있다.

2. "부채에 깔릴 지경"

현재 미국의 재정은 비유하자면 '족쇄를 찬 채 짐을 메고 오르막길을 걷는 상황'과 유사하다. 재정적자 만성화의 원인이 된 지출 과다형 세입·세출 구조라는 족쇄가 양발에 씌어진 상황에서 자신 체중만큼의 무게를 가진 부채라는 짐을 메고 언덕을 오르고 있다. 국가부채가 미국의 연간 경제 규모 만큼 불어난 상황을 두고 하는 말이다.

현재 미국의 국가부채는 36조달러, 2025회계연도 연간 국내총생산(GDP) 대비 100%로 추정된다. 의회예산국(CBO)에 따르면 관련 비율은 2029년도에 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6년의 최고치 106%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되고 2035년도경에는 120%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불과 10년 전인 2015년도에는 70%대였다.

연간 이자 지급액은 2025년도 9520억달러가 예상된다. 2024년도 대비 8% 증가한 수치다. 연간 국방 예산을 초과한다. 2024년도와 2023년도 각각 20%대 증가폭이라는 상당한 규모로 팽창한 뒤에 벌어진 추가 확대다. 2025년도 미국 연방정부의 재정적자는 1조9000억달러로 GDP의 6.2%에 달하고 내년도에는 그 비율이 7.3%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처럼 국가부채가 GDP 대비 200%를 넘어도 국가가 운영되는 사례가 있지만 일본은 국내 저축률이 높고 대부분의 부채가 국내에서 조달된 형태다. 하지만 미국은 저축률이 낮고 해외 채권자가 3분의 1로 비교적 비중이 높아 이야기가 다르다. 부채 수준이 계속 올라가면 상환 능력에 대한 외부인의 의심은 커진다. 국채에 대한 요구수익률(채권자가 요구하는 이자) 상승으로 이어져 채무 부담을 더 가중시킬 위험이 도사린다.

3. "마른 논에 물 대기"

여러 통계를 놓고 보면 관세 수입분을 적자 축소에 활용하고자 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구상은 현실적으로 불충분해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행정부의 무역정책 설계자인 피터 나바로 백악관 수석고문의 주장에 따라 '연간 6000억달러'의 관세 수입을 상정한다고 해도 당장의 이자 지급금도 충당하지 못하는 형편이 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정부효율부(DOGE)를 통한 재정지출 연간 1조달러 삭감이나 국방비 예산 연간 500억달러 절감 계획이 현실화해도 관련 절감분이나 관세 수입으로는 차후 늘어날 이자 상환액을 충당하는 데에도 허덕일 가능성이 크다. 더구나 트럼프 대통령이 공언한 감세 연장안의 실행은 연간 4500억달러 세입 감소를 유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처럼 관세 수입분은 비록 '마른 논에 물 대기' 수준일지라도 당장의 재정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결국에는 역효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관세라는 게 실제로는 미국 기업과 소비자가 부담하는 것이다. 결국에는 민간 수요 위축까지 불러와 재정을 되레 급속히 확장해야 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신용평가사 피치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해 "수입량이 감소하더라도 유의미한 수준의 세수 효과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관세의 장기적 재정 영향은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했다. 또 "일시적으로 재정적자 부담의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수입 비용 증가로 소비와 기업 투자가 감소해 전반적인 경제 성장을 둔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행정부 역시 사회보장·의료보험 제도를 포함하는 '의무지출(정부 지출의 62% 차지)'을 대대적으로 손질하지 않는 이상 유의미한 재정적자 개선이 쉽지 않다는 점을 잘 알 것이다. 다만 관련 지출을 대대적으로 손질한다면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유권자들의 이탈을 초래할 수 있다. 진담인지 알 수 없지만 3선 구상을 그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유산에 손상이 가해진다. 그런만큼 의무지출 예산을 대대적으로 손질할 동기가 부족하다.

이래저래 계산기를 두들겨 보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를 통한 재정 재건 계획은 허황된 꿈에 그칠 가능성이 다분하다.

4. "마러라고 로드맵"

부채와 재정적자의 굴레를 끊기 위해서는 더 파괴적인 해법이 불가피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 이를 부채질한 것이 일명 '미란 보고서'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책사' 역할을 하는 스티븐 미란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이 작년 11월 작성한 '국제 무역체제 재구성을 위한 지침서'라는 제목의 보고서에는 미국의 채무 부담을 관세나 안보와 결합해 일부 해소한다는 내용이 있다.

크레디트스위스 졸탄 포자르 전 전략가의 개념을 인용한 형태지만 그의 전략적 의도를 내포하고 있다.

스티브 미란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 [사진=블룸버그통신]

관련 내용은 외국 기관(중앙은행 등)이 보유 중인 미국 국채를 100년물 무이표채로 교환하는 거다. 이 무이표채는 당연히 이자가 지급되지 않고 유통시장에서는 거래가 불가능하도록 한다. 100년 뒤 액면가에 적힌 금액만 찾아가도록 한다.

교환 대상을 만기 도래분만 한정해도 차환용 신규 국채 발행을 하지 않아도 된다. 원금을 100년 동안 묶어 놓을 수 있어 채무 관리에 부담을 느끼는 행정부 입장에서는 구미가 당길 수 있다. 

특히 100년이라는 시간 동안 인플레이션의 복리 효과에 따라 원금의 실질가치를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채무자 입장에선 매력적인 선택지, 채권자 입장에선 사실상의 금융몰수에 해당한다.

매년 인플레가 2%로 유지된다고 하면 오늘의 1달러는 100년 뒤 13.8센트의 구매력만 갖게 돼 사실상 원금의 86%가 탕감되는 효과를 가진다. 미국은 교환에 응하지 않는 상대국에 고율 관세를 적용하겠다고 위협하거나 안보 우산에서 제외하겠다고 압박할 수 있다. 사실상 100년물 국채의 강매다.

미란 위원장은 당시 보고서에서 관련 계약을 트럼프 대통령이 소유한 리조트 이름을 따 '마러라고 협정'이라고 불렀다. 물론 미란 위원장 자신도 금융시장에 일으킬 파장을 염려해 마러라고 협정의 실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했지만 갈수록 더욱 강압적이고 일방적으로 돼 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태도를 볼 때 그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

일각에서는 미란 위원장의 보고서가 행정부의 정책 지침서로 활용되고 있다고 보기도 한다. 비앙코리서치의 짐 비앙코 대표는 "대통령이 미란 위원장의 보고서에서 제시된 일부 조치를 이미 채택했다"며 "안보 협정을 위해 관세를 지렛대로 사용하는 방안이나 국부펀드 창설이 여기에 포함된다"고 했다. 이어 "나는 보고서의 많은 내용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강조했다.

bernard020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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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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