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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수율에 진심' LG이노텍, 구미 드림 팩토리서 '불량 제로' 도전

기사입력 : 2025년04월20일 10:00

최종수정 : 2025년04월20일 10:00

사람 없는 공장, 움직이는 건 로봇뿐
후발주자의 반란, 수율로 시장 뚫는다
고부가 FC-BGA 시장 단계적 진입
"2030년 조 단위 성과 목표로 속도"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지난 17일 방문한 LG이노텍 구미4사업장은 '드림 팩토리'라는 이름에 걸맞게 미래 반도체 기판 제조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었다. 유령처럼 조용히 움직이는 로봇들과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학습하고 판단하는 AI. 사람의 손을 최소화한 이 공장은 걸음마를 뗀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기술과 신뢰를 무기로 제품 수율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었다.

LG이노텍은 지난 2022년 고부가 반도체 기판인 플립칩형 볼그리드 어레이(FC-BGA) 사업 신규 진출을 선언했다. FC-BGA는 반도체 칩(CPU·GPU·AI칩 등)이 들어가는 전자기기에 폭넓게 적용되고 있는 반도체용 기판이다.

경북 구미 LG이노텍 '드림 팩토리' 내 LMS(Line Monitoring System)이 갖춰진 통합관제실. 이곳에서 FC-BGA 생산 현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사진=LG이노텍]

이를 위해 LG전자로부터 구미4공장을 인수해 '드림 팩토리'를 구축하고, 지난해 2월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갔다. 지난해 말부터는 글로벌 빅테크에 공급할 PC용 FC-BGA 양산도 시작했다.

FC-BGA 메인 공정 설비가 구축된 생산현장에 들어가는 과정은 까다로웠다. 입구에서부터 신발을 벗고, 두 겹의 장갑과 마스크, 위생모와 방진복 착용을 마친 후 에어샤워 과정까지 통과해야 했다. 눈썹 같은 아주 조그마한 이물질이 있을 경우 품질 불량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주의를 기울인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FC-BGA 생산에 필요한 원자재를 나르는 AMR. LG이노텍은 FC-BGA 전 공정을 자동화해 품질 경쟁력을 한층 높였다. [사진=LG이노텍]

긴 과정을 뚫고 현장에 들어서자 '사람이 없는 공장'이란 설명이 실감 났다. 직원은 한 명도 보이지 않았고, 모든 작업은 기계가 알아서 하고 있었다. 생각보다 조용한 공기 속에 기계의 움직임만이 무심히 반복됐다.

분주하게 돌아가는 설비들 사이로 자동로봇(AMR) 수십 대가 쉴 새 없이 오가며 자재를 운반했다. 사전에 입력된 고객 납기 기간에 맞춰 자동으로 생산 오더가 내려지고, AMR이 원자재를 공정설비로 운반해 온다. 원자재에 찍힌 바코드를 공정설비가 자동 센싱하면, 제품 스펙에 맞는 공정 레시피가 자동으로 설비에 세팅되고, 제품 가공이 시작된다. 공정이 완료된 제품을 다시 스토커로 적재하는 일도 AMR의 몫이다.

AI 비전 검사로 FC-BGA의 양품 여부를 결정짓는 AOI(Automated Optical Inspection) 과정에 투입된 로봇. [사진=LG이노텍]

패널에 붙어 있는 보호 필름을 벗겨내는 공정도 사람이 아닌 로봇이 하고 있었다. 미세 스크래치나 이물 등으로 발생하는 불량요인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광태 FS사업담당 상무는 "이 공장은 기본적으로 4무(無)"라고 소개했다.

이 상무의 말처럼 총 2만6000㎡의 드림팩토리는 사람과 불량, 설비고장, 사고 등 생산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네 가지 요소들이 없었다. 단순한 스마트 팩토리 이상의 개념을 갖추기 위해 AX 기반으로 만든 이곳은 AI, 딥러닝, 로봇, 디지털 트윈 등 최신 IT 기술이 총집결됐다. 일등 품질의 FC-BGA 생산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전 공정 지능화를 선택한 LG이노텍의 세심한 전략이 돋보였다.

LG이노텍은 2026년까지 생산 과정 중 발생하는 품질 이상을 실시간으로 감지 및 분석해 자동으로 보정하는 공정 지능화 시스템(i-QMS)을 도입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FC-BGA 생산 전 과정을 자동화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디지털 트윈 기술을 적용한 플랫폼을 개발해 제품 개발부터 생산까지 고객과 모든 과정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며 고객 대응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고객이 요구한 스펙(두께, 크기 등)에 맞게 제품이 구현됐는지 검사하는 LQC(Line Quality Control) 과정. 검사 결과 데이터는 즉시 고객에게 전송돼, 조작이 불가능하다. 이 같은 품질 투명성은 글로벌 고객들이 가장 중시하는 요소 중 하나다. [사진=LG이노텍]

LG이노텍은 FC-BGA의 후발주자다. 그럼에도 드림 팩토리의 AI 기반 자동화와 높은 수율을 앞세워 시장에 진입하겠다는 전략이다. FC-BGA는 다른 기판 대비 평균 수율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드림 팩토리를 통해 수율을 극대화하면 분명 차별화 포인트가 될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50년 동안 이어온 기판소재부품사업을 통해 초미세회로, 고집적·고다층 기판 정합 기술 등 고부가 반도체 기판 핵심 기술을 축적해 온 것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강민석 기판소재사업부장(부사장)은 "FC-BGA는 새로 도전하는 영역이지만 기존 FC-CSP와 유사한 기술 기반이라 충분히 캐치업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며 "실제로 올해 글로벌 톱5 안에 드는 고객을 새로 확보했고, 내년부터는 공장 안정화가 완료되면 고객을 더 늘려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G이노텍은 이미 FC-BGA 기술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PC CPU용 FC-BGA 시장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빠르면 2026년 서버용 FC-BGA 시장 진입하는 등 하이엔드급 FC-BGA 시장에 단계적으로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아직 서버 측면에서 양산하지 않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이미 20층 이상의 라지 바디에 대한 검증을 마쳤다. 다만, 전장용 FC-BGA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접근할 예정이다. 자동차는 진동과 먼지 등 극한 환경에 노출되기 때문에 서버용보다 더 까다롭기 때문이다.

LG이노텍 내부에서는 내후년부터 FC-BGA 사업이 손익분기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한다. 초기에는 설비 투자에 따라 감가상각 부담이 크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수익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어서다.

강 부사장은 "LG이노텍은 최첨단 '드림 팩토리'를 기반으로 차별적 고객가치를 제공하는 FC-BGA 생산을 지속 확대해 나가며, 2030년까지 FC-BGA 사업을 조 단위 사업으로 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FC-BGA(PC·서버용) 시장은 AI 기술 발전에 따른 연관 산업의 수요 증가와 반도체 성능 향상으로, 올해 11조3000억원에서 2030년 20조4000억원 규모로 연평균 10.3%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ayk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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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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