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르포] 폴리텍대학 '용접 맛집' 동부산 그린에너지설비과…취업률 88% 비법은

기사입력 : 2025년05월12일 07:00

최종수정 : 2025년05월12일 07:00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폴리텍대학 동부산캠퍼스 그린에너지설비과
학과평가 순위 2021년 198위→2023년 48위
월~금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 실습 교육
10대부터 60대 이상까지…여성도 용접·배관
용접기사 과정평가형 도입…95% 자격 취득

[부산=뉴스핌] 양가희 기자 = "여기는 (위치가) 도심에 있는 것도 아니고, 산 중턱에 위치해 주변에 뭐가 없는데 (학생들이) 찾아오는 경우라 무조건 입소문입니다. 맛집이랑 똑같습니다. 진짜 맛있으면 산골에 (가게가) 있어도 찾아가잖아요. 그렇게 찾아오는 캠퍼스예요."

<뉴스핌>은 지난 7일 부산 기장군에 위치한 폴리텍대학 동부산캠퍼스 현장 투어를 진행했다. 

동부산캠퍼스에 간다고 하자 다른 캠퍼스의 한 교수는 '산에 있는 거기요?'라며 지리적 여건을 먼저 언급했다. 도착하니 경사도가 실제로 인상적이었다. 이재국 그린에너지설비과 학과장은 "용접과 배관 등 설비 관련 기술을 배우는 그린에너지설비과 실습공간을 들어가는 길, 다리 난간에 붙어 있는 장식은 학생 작품"이라며 자랑스럽게 말했다.

[부산=뉴스핌] 양가희 기자 = 그린에너지설비과 실습공간으로 들어가는 다리와 다리 난간에 붙은 장식 2025.05.06 sheep@newspim.com

동부산캠퍼스의 그린에너지설비과는 전문기술·신중년특화 2개 과정을 운영하며 용접과 에너지·배관 관련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용접기사 과정평가형 학과도 도입했다. 단순 시험으로 끝나는 통상의 자격시험과 달리,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내·외부 평가를 거쳐 자격증을 얻는 제도다. 첫 도입 성과는 성공적이었다. 20명 가운데 19명이 용접기사 자격을 얻었다.

과정평가형으로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이 자격시험을 치르는 것 보다 더 쉬운지 묻자 이재국 학과장은 손사래를 쳤다. 그는 "아니요"라고 단호하게 말한 후 "얼마 전 (산업인력)공단과 미팅을 했는데, 가장 어렵다. 기능장 시험보다도 더 어렵게 (관리를) 해 쉽지는 않다. 다만 10개월 동안 계속 배우고 준비하니 유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산=뉴스핌] 양가희 기자 = 기자(오른쪽)가 용접 체험을 하는 동안 이재국 동부산캠퍼스 그린에너지설비과 학과장(왼쪽)이 돕고 있다. 2025.05.06 sheep@newspim.com

기자는 이날 머리카락을 보호하는 용접두건과 얼굴을 전부 가리는 용접면, 작업복, 안전화 등 보호구를 전부 착용하고 직접 용접을 해 봤다. 가장 기본적인 기술로 난이도가 낮다는 CO2 용접부터 시작해 아크용접과 티그용접, 동파이프 용접, 절단까지 전부 시도했다.

이재국 학과장은 시범을 보이면서 "용접에서 중요한 건 비드의 높이와 폭을 일정하게 만드는 것"이라며 "일정한 속도로 해야 결과가 예쁘게 나온다"고 설명했다. 비드는 용접금속 표면에 생기는 띠 모양을 말한다. 기자 역시 규칙적인 비드를 만들기 위해 애를 썼지만, 용접을 처음 해본 탓에 결과물은 좋지 않았다. 이 학과장은 "기본적인 이론조차 배우지 않아 그런 것"이라며 위로를 건넸다.

[부산=뉴스핌] 양가희 기자 = 기자가 혼자 한 용접 결과에 만족하지 못해 왼손으로 머리를 붙잡고 당황하면서 오른손으로는 브러쉬로 이물질 제거를 하고 있다. 2025.05.06 sheep@newspim.com

'조금만 더 하면 될 것 같은데'라는 아쉬움과 함께 용접면과 마스크, 두건을 벗었다. 제법 쌀쌀한 날씨에도 언제 흘렸는지 모를 땀이 흥건했다. 원래 이렇게 더운 것인지 묻자 "무거운 장비를 올해 쓰고 있다 보니 땀이 많이 날 수밖에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장갑을 벗으니 손끝에서 퀘퀘한 금속 냄새가 났다. 실습장 한쪽에는 이동식 에어컨 여러 대가 즐비했다. 

재학생들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실습 위주 학습을 받는다. 실습과 이론의 비율은 9대1 정도다. 집중적인 교육 과정 덕분에 전문기술 과정 학생은 졸업할 즈음 자격증 4~5개 정도를 취득한다. 전문기술과정 대비 재학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은 신중년 과정의 경우 8교시까지 할 때도 있다.

이재국 학과장은 "(자격증) 시험이 다가올 때는 8교시까지 운영해 자격증 취득 합격률을 높이고 있다"며 "지난해 에너지기능장 포함 (전문기술·신중년 과정의) 50여명이 취득한 자격증 수가 117개에 달했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부산=뉴스핌] 양가희 기자 = 이재국 폴리텍대학 동부산캠퍼스 그린에너지설비과 학과장이 직접 시범을 보인 용접 결과물. 비드의 높이와 폭이 일정하다. 2025.05.06 sheep@newspim.com

올해 입학 인원 기준 전문기술과정생 절반 이상이 40세 이상이지만, 20~30대 학생도 전체의 40%를 차지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입학한 학생도 있었다. 20~30대는 주로 일용직이나 물류센터 등 단순 반복 노동을 전전하던 학생들이 '기술을 한번 배워 봐야 되겠다'며 결심한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입학 조건이 40대 이상부터인 신중년 과정의 경우 50대가 절반 이상을 차지해 가장 많았다.

졸업생들은 주로 현대미포조선,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에 플랜트·발전설비, 조선기자재, 에너지관리 분야 인력으로 취업한다. 전문기술과정 취업률은 2022년과 2023년 각각 66.7%, 88.2%를 기록했다. 신중년과정 취업률도 같은 시기 63.2%, 64.3% 수준으로 높은 수치를 보였다. 

[부산=뉴스핌] 양가희 기자 = 김수 그린에너지설비과 교수(가운데)가 실습 중인 학생 2명을 보고 있다. 2025.05.06 sheep@newspim.com

이재국 학과장은 "(기존 교육체계에서) 공부를 못한다고 차별받던 친구들도 여기서는 성적을 잘 받고 자격증도 딴다"며 "교육비도 무료다 보니 사회안전망의 역할을 크게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배움에 대한 학생들의 의지와 이 학과장의 열정이 더해져 그린에너지설비과의 학과평가 순위도 크게 올랐다. 지난 2021년에는 전체 250여개 학과 가운데 198위였으나, 2023년 48위로 대폭 오른 것이다.

지난해부터는 여성 입학생도 생겼다. 이 학과장은 "처음 왔을 때 여성 지원자가 아예 없었다"면서도 "지난해 신중년 과정에 1명, 전문기술 과정에 3명 총 4명이 들어왔는데, 이 4명이 제일 잘했다. 여성분이 이쪽에 온다는 것부터 '내가 이거 한번 해 보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오는 것이다 보니 (성과가) 좋다"라고 회상했다.

성과가 좋으니 주변 지인과 가족들에게 소문이 자자하다. 이 학과장은 "저희는 거의 90% 지인소개"라며 "여기(동부산캠퍼스)는 (위치가) 도심에 있는 것도 아니고, 산 중턱에 위치해 주변에 뭐가 없는데 (학생들이) 찾아오는 경우라 무조건 입소문이다. 맛집이랑 똑같다. 진짜 맛있으면 산골에 (가게가) 있어도 찾아간다. 그렇게 찾아오는 캠퍼스"라고 흐뭇해했다. 

[부산=뉴스핌] 양가희 기자 = 한국폴리텍대학 동부산캠퍼스 그린에너지설비과 실습공간 내부 2025.05.06 sheep@newspim.com

sheep@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메타, AI 데이터센터 구축 270억달러 조달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미국 메타플랫폼스(NASDAQ: META)가 루이지애나주 리치랜드 패리시에 건설 중인 초대형 데이터센터 '하이페리온(Hyperion)' 프로젝트를 위해 사모펀드 블루아울캐피털(Blue Owl Capital)과 손잡고 270억달러(약 38조 7000억 원) 규모의 자금 조달 계약을 체결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거래는 민간 기업의 단일 자금조달 규모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메타는 프로젝트의 약 20% 지분을 보유하고, 나머지 대다수 지분은 블루아울이 운용하는 펀드가 보유한다. 블루아울은 약 70억달러 현금을 투입했으며, 메타는 그 대가로 약 30억달러의 일회성 현금 배당을 받았다. 하이페리온 데이터센터는 2기가와트(GW) 이상의 연산 용량을 갖춰 대규모 언어모델(LLM) 학습 등 차세대 인공지능(AI) 연산 인프라를 지원할 예정이다. 메타는 현지에 500명 이상을 고용할 계획이며, 시설 임대계약은 4년 기한에 연장 옵션이 포함된 형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번 프로젝트에는 블랙록과 핌코 등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이 대규모로 참여했다. 블랙록은 전체적으로 약 30억달러 규모의 채권을 인수했으며, 일부는 액티브 하이일드 ETF 등에 편입됐다. 핌코는 약 180억달러어치를 사들이며 최대 투자자로 참여했다. 업계는 이번 메타의 270억달러 조달을 AI 연산력 확보 경쟁의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대형 기술기업들이 전 세계적으로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확충에 수백억 달러를 쏟아붓는 가운데, 모건스탠리는 메타·구글·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올해만 약 4천억달러를 AI 인프라에 투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오픈AI 역시 26GW 규모의 연산 능력 확보를 위해 1조달러 이상을 투입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메타의 기업 로고 [사진=블룸버그] wonjc6@newspim.com     2025-10-22 09:32
사진
北, 동북방향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북한이 22일 오전 8시10분 경 동북 방향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다. 합참에 따르면, 우리 군은 22일 오전 8시10분경 북한 황북 중화 일대에서 동북 방향으로 발사된 단거리 탄도미사일 수 발을 포착했다. 포착된 북한의 미사일은 약 350km 비행했고, 정확한 제원에 대해서는 한미 정보 당국이 정밀분석 중에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22일 오전 8시10분 경 동북 방향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사진은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장면, [사진=조선중앙통신] 2025.10.22 gomsi@newspim.com 합참 관계자는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준비 동향을 사전에 포착해 감시해 왔으며, 발사 즉시 탐지 후 추적하였다"면서 "또한, 미·일 측과 관련 정보를 긴밀하게 공유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군은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 하에 북한의 다양한 동향에 대해 예의주시하면서,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 국가안보실은 안보실 및 국방부·합참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안보 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국가안보실 관계자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관련 상황을 대통령께 보고하면서 상황을 주시해 왔다"면서 "특히 '긴급 안보 상황 점검회의'를 통해 안보실과 국방부 및 군의 대응 상황을 점검하고 한반도 상황에 미칠 영향을 평가했다"고 했다. gomsi@newspim.com 2025-10-22 11:12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기사제목
기사가 번역된 내용입니다.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