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홈 GAM 일반

속보

더보기

[GAM] ②EU 中 의료기기 제재, '매서의료'로 살펴본 '기회와 도전'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EU, 중국산 의료기기 공공조달 입찰 참여 배제
中 최대 의료기기 제조사 매서의료 등 영향 전망
돌발 변수 맞이한 중국 의료기기 산업 도전 진단

이 기사는 6월 4일 오후 4시25분 '해외 주식 투자의 도우미' GAM(Global Asset Management)에 출고된 프리미엄 기사입니다. GAM에서 회원 가입을 하면 9000여 해외 종목의 프리미엄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핌] 배상희 기자 = <EU 中 의료기기 제재① '매서의료'로 살펴본 '기회와 도전'>에서 이어짐.

◆ 커지는 해외매출 의존도, 기회이자 도전

지난해 4월 EU가 IPI 에 기반해 중국산 의료기기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당시 매서의료(邁瑞醫療∙Mindray 300760.SZ)는 현재 제재 범위에 속하는 500만 유로 이상 규모의 공공조달 입찰 프로젝트에는 참여하고 있지 않은 만큼 제재에 따른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매서의료의 해외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고, 특히 유럽 시장의 매출 기여도 또한 눈에 띄게 커진 만큼 EU의 제재 압박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이라는 우려 섞인 관측이 제기된다. 빠른 성장세와 함께 제재의 압박이 커지고 있는 해외시장은 매서의료에게 기회이자 도전이 되고 있다.

매서의료는 2018년 10월 16일 상장 이래 7년 연속 두 자릿수의 연간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2024년 영업수익(매출)과 순이익은 2019년 대비 각각 2.2배(220%)와 2.5배(250%) 늘었다.

구체적으로 2024년 매서의료의 영업수익과 지배주주 귀속 순이익은 367억2600만 위안과 116억6800만 위안으로 각각 전년 대비 5.14%와 0.74% 올랐다. 현금유동성 지표인 '경영활동 순현금흐름' 규모는 124억2500만 위안으로 전년 대비 12.32% 늘었다.

다만, 올해 1분기에는 매출과 순이익 모두 두 자릿수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1분기 매출과 순이익은 82억3700만 위안과 26억2900만 위안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2.12%와 16.81% 줄었다. 비경상 손익(경영 업무와 직접 관련이 없는 기타 특별거래를 통해 발생하는 손익)을 제외한 순이익은 25억3100만 위안으로 16.68%의 하락폭을 기록했다.

눈에 띄는 점은 국내시장 매출은 하락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해외시장 매출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해외시장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서울=뉴스핌] 배상희 기자 2025.06.04 pxx17@newspim.com

2024년 기준 매서의료의 해외시장 매출은 164억3400만 위안으로 전년 대비 21.28% 늘었다. 해당 기간 국내시장 매출이 5.10% 하락한 것과 비교할 때 눈에 띄는 성장세다.

그 중 개발도상국의 매출은 전년 대비 24.59% 증가한 109억1000만 위안으로 해외시장 전체 매출의 66.39%, 국내와 해외시장 통합 매출의 29.71%을 차지해, 매서의료의 핵심 수익창출원으로 자리잡았다.

북미 시장의 매출은 26억3600만 위안으로 규모와 매출 비중이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특히, 유럽 시장은 부분적 충돌의 영향에서 점차 벗어나면서 2024년 기준 매출 28억8700만 위안을 기록해 31.77%의 성장률을 달성, 선진국 시장 전체 매출액의 약 15%를 견인했다.

매서의료는 해외 고객층의 지속적 확대, 현지화 플랫폼 역량 구축의 점진적 완성, 전세계 주요 지역 수익의 균형 잡힌 분포, 특히 개발도상국과 유럽시장의 강력한 성과에 힘입어 해외사업 매출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45%로 상승했다고 밝혔다. 그 중 미세초음파(미세외과), 동물 의료, 심혈관 등 성장 잠재력이 높은 사업의 경우 해외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이미 10%에 근접,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한 해 매서의료는 대량의 신규 주문을 따냈고 모니터, 검사, 초음파 제품과 통합 솔루션이 더 많은 해외 고급 병원과 대형 실험실 등에 공급되면서 해외 각국 시장과 해외 고객층으로의 침투가 더욱 가속화됐다.

통계에 따르면 매서의료의 핵심 3대 사업 제품군에 있어 신규 고객 수는 500여 곳을 돌파했다. 특히 해외 프리미엄 고객층이 해외시장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4%로 한층 더 상승했다.

매서의료는 2000년 국제화 전략을 시작한 이래로 유럽·미국 등 선진국에서 개발도상국에 이르기까지 주요 해외 시장을 집중적으로 개척해왔다. 그 과정에서 인수합병(M&A)과 자체 생산기지 구축 등의 방식을 통해 해외 현지화 운영 플랫폼 및 공급 역량을 확보했다. 현재 전세계 13개국에 현지화 생산 공장을 구축한 상태로, 그 중 9개국의 공장은 이미 생산을 시작했다.

[서울=뉴스핌] 배상희 기자 2025.06.04 pxx17@newspim.com

◆ 중국 의료기기 산업의 현주소와 미래

중국 의료기기 산업 전반 데이터를 제공하는 의료기기혁신망(醫療器械創新網∙InnoMD)에 따르면 2016~2019년 글로벌 의료기기 산업은 강력한 발전세를 보이며 연평균 복합성장률(CAGR) 5.15%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공중보건 위기로 글로벌 산업 공급망에 큰 충격이 발생했고, 생산과 공급망이 심각하게 교란되어 산업 규모가 다소 축소됐다.

2021년에는 글로벌 산업의 점진적 회복과 함께 의료기기 업계가 새로운 성장세를 맞이했으며, 글로벌 의료기기 산업은 다시 한 번 강력한 회복세를 보였다.

2023년 이후 글로벌 건강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글로벌 의료기기 산업은 더욱 견고한 성장세를 지속, 2028년에는 총 규모가 6379억60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인 프로스트 앤드 설리번(Frost Sullivan)이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 의료기기 시장은 글로벌 의료기기 시장과 비교했을 때 성장 속도가 더욱 빠르다.

2017~2024년 중국 의료기기 산업 시장 규모는 4403억 위안에서 1조1544억 위안으로 성장했으며, 해당 기간 CAGR은 14.76%에 달했다. 같은 기간 글로벌 의료기기 시장의 CAGR이 약 4.82%였던 것과 비교할 때 매우 높은 수준이다.

향후 전망도 매우 낙관적이다. 중국 정부가 국산 의료기기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점차 강화하고 있고, 국민의 1인당 의료비 지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국내 의료기기 시장은 앞으로도 양호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 의료기기 시장 규모는 2025년 1조2442억 위안에서 2030년에는 1조6600억 위안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최근 몇 년간 중국산 의료기기의 해외 수출도 안정적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 해관총서(관세청) 통계에 따르면 2015년 이후 중국산 의료기기 및 의료기계의 수출입 무역액의 CAGR은 10%에 가까웠다. 2024년 중국 의료기기 및 의료기계의 수출입 총액은 322억5800만 달러로, 수출액은 197억3800만 달러, 수입액은 125억2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서울=뉴스핌] 배상희 기자 2025.06.04 pxx17@newspim.com

중국 의료기기 산업 데이터 제공 플랫폼 중청수과(眾成數科)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중국 의료기기 산업은 국제화 발전의 중대 시기를 맞이하고 있고, 특히 유럽은 중국 의료기기 업계의 주요 수출국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2025년 1분기 중국 의료기기 업계의 유럽 각국 수출액은 253억3500만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65% 증가했다. 그 중 3월 수출액은 91억1400만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41%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독일은 중국 의료기기 업계에 있어 유럽 내 1순위 수출 목표 대상국으로 떠올랐다.

2025년 1분기 기준 중국산 의료기기의 수출 규모 순위로 독일은 50억 위안을 넘어서며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러시아, 네덜란드, 영국, 프랑스의 순이다.

중국산 의료기기 수요가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유럽 국가는 프랑스다. 올해 1분기 프랑스로 수출된 중국 의료기기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20.07% 늘었다. 영국에 대한 수출액도 전년 동기 대비 14.21% 늘었다.  

국내 시장과 비교해 볼 때, 해외 시장은 성장할 수 있는 여력이 넓을 뿐만 아니라 세분화된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크다. 특히 개발도상국에서 의료 장비 수요가 점점 증가하며, 국내 의료기기 제조사의 시장 진입 통로가 확대돼 있다. 중국 의료기기 제조업계에 있어 해외 진출은 이미 대세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2022년 이후 중국 의료기기 및 의료기계 수출입 총액은 외수 약화와 국내 공중보건 사태 등 복합적 요인으로 인해 다소 줄었으나 2024년부터 다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상태로, 앞으로도 중국산 제품의 수출은 안정적인 회복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현지 전문기관의 관측이 나온다.

[본 기사는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며, 투자를 권유하거나 주식거래를 유도하지 않습니다. 해당 정보 이용에 따르는 책임은 이용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pxx17@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아이폰 듀오 내년 1월까지 배송 지연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심재민 인턴기자 =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가 사전예약 직후 품귀 현상을 빚으며 배송 일정이 내년 1월까지 밀렸다. 이례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 신호로 해석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생산 수율 저하와 핵심 부품 공급 차질이 물량 부족을 심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산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70여개국 동시 출시를 추진한 애플의 전략적 판단도 공급난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 [사진=로이터 뉴스핌] ◆ 10대 중 4대 품질 기준 미달…증산에도 공급난 지속 2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아이폰 듀오는 지난 16일 사전예약을 시작한 지 30분 만에 일부 모델의 배송 예정일이 내년 1월로 미뤄졌다. 오는 23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지금 주문하면 제품을 받기까지 약 3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애플은 사전예약 수요가 이례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실제 예약 건수와 초기 공급량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장기간의 배송 지연을 수요 폭증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은 생산 수율이다. 중국 경제매체 지몐신문은 지난달 21일 폭스콘 공급망 관계자를 인용해 아이폰 듀오의 완제품 조립 수율이 9월 17일 기준 6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생산된 제품 10대 중 4대 가까이가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당시 공급망 관계자는 애플의 품질 기준을 유지할 경우 생산라인이 안정적인 수율에 도달하기까지 6개월에서 1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율 문제는 최근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9일 보고서에서 외장 힌지와 초박형유리(UTG) 등 핵심 부품뿐 아니라 최종 조립 단계에서도 수율 부진이 발생해 생산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공급망 주문량을 늘리고 있지만 단기간에 물량 부족을 해소하기 어려운 이유다. 중국 증권시보는 지난 10일 애플이 아이폰 듀오의 부품 주문량을 기존보다 30% 늘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부품 확보량을 늘리더라도 최종 조립 수율이 개선되지 않으면 실제 출하량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애플의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듀오' [사진=블룸버그통신] ◆ 70여개국 동시 출시 강행…국내 초기 물량 3만대 공급 부족을 예상하고도 글로벌 동시 출시를 선택한 판단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블룸버그는 지난 18일 애플이 당초 미국과 중국에 먼저 출시한 뒤 판매 국가를 확대하려던 계획을 바꿔 70여 개 국에서 동시에 사전예약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제한된 초기 생산 물량을 여러 국가에 배분하면서 공급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물량 부족이 현실화하고 있다. 통신업계가 파악한 아이폰 듀오의 한국 초기 공급 물량은 약 3만대 수준이다. 통신 3사의 일평균 스마트폰 개통량인 약 2만대와 비교하면 이틀 치에도 못 미친다. 통신사들은 첫 폴더블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고객 유치에 나섰지만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품 수령 지연에 따른 고객 문의와 불만까지 유통 현장에 집중되면서 정식 출시 이후에도 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품귀 현상을 폭발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생산 차질이 장기화하면 출하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고 삼성전자 등 경쟁사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flurry327@newspim.com 2026-10-21 15:43
사진
김정은 사망설, 왜?…"독재 체제가 불러온 고질병"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42)이 뇌출혈로 쓰러져 중국 병원에서 숨졌다는 소문이 한반도를 넘어 지구촌을 뒤흔들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사망설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가짜뉴스다. 의료기록이나 목격자, 하다못해 정황을 뒷받침할 만한 최소한의 방증이나 전언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도 소문은 외신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는 물론 국내 언론과 증권가까지 순식간에 번졌다. 사망설 자체보다 이 소문 앞에서 우리 사회가 보인 허술한 대응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지난 19일 '전국 피복·신발전시회-2026' 전시장을 찾아 간부들에게 뭔가를 지시하고 있다. 김정은의 오른쪽은 딸 주애.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중국 반체제 인사의 X 글'에 휘둘려 메가톤급 소문의 진원지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 셰완진(謝萬軍)이다. 그는 19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전해지기로 김정은과 시진핑이 같은 병에 걸렸다. 김정은은 죽었고 시진핑은 죽음이 아직 멀었을까"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어 김정은이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의식을 잃었고 북한의 열악한 의료 여건 때문에 중국에 도움을 요청해 중국 의료진이 급파됐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의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으나 골든타임을 놓쳐 결국 사망했다는 얘기다 시신은 북한으로 비밀리에 운구됐고 북한은 이를 숨기고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런 엄청난 이야기를 던지면서도 그는 어떤 출처나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셰완진이 중국에서 불법단체로 규정된 '중국민주당 주석'을 자처하며 시진핑 주석 사망설이나 대역설 같은 허위·날조 사실을 SNS에 올려온 인물이란 점에서 신빙성은 떨어진다.  그런데도 영국 더선 등 해외 매체들이 이를 받아 전하면서 소문은 증폭됐고 여기에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장의 권력 장악설이나 중국군 파병설까지 얹혔다. 근거 없는 이야기에 그럴싸한 살이 덧붙여지면서 가짜뉴스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사실 사망설이 한창 번지기 시작한 19일 김정은은 부인 이설주, 딸 주애와 함께 평양에서 열린 '전국 피복·신발 전시회-2026'을 참관했다. 이튿날 북한 관영매체들은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이를 보도했다. 하지만 집요한 가짜뉴스는 이를 견강부회식으로 해석했다. '사망 사실'이 퍼지니 북한 당국이 이를 은폐하고 기만하기 위해 거짓으로 김정은과 가족의 일정을 공개한 것이란 주장까지 내놓으면서 그럴듯하게 포장을 했다. ◆'뇌졸중 쓰러져 中병원 이송'…뻔하고 반복된 레퍼토리 눈여겨볼 대목은 김정은 사망설에서 드러나는 클리셰(Cliché)다. 뇌출혈로 쓰러졌다거나 북한 의료진이 속수무책이라 중국 병원으로 옮겼다, 혹은 시신은 몰래 평양으로 반입했다는 등의 레퍼토리는 과거 북한 지도자의 신변 이상설이 나올 때마다 되풀이된 판박이다. 과거 북한 최고지도자의 사망설 확산 사례를 돌아보면 그 패턴이 드러난다. 1986년 11월 김일성 주석 피격 사망설이 나왔다. 당시 외신과 국내에서 소문이 크게 부풀렸고 최전방 북측 지역에 조기가 걸렸다는 말까지 나왔다. 결국 김일성이 얼마 뒤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오보로 판명됐다. [서울=뉴스핌] 지난 2011년 12월 28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앞에서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에서 아들이자 후계 최고권력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당시 직책은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운구차 옆을 걷고 있다.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2008년 9월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권수립 60주년 행사에 불참하면서 와병설이 퍼졌다. 이 경우는 뇌졸중으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망설과는 별개였고 김정일은 이후에도 3년 넘게 통치했다. 정작 2011년 12월 김정일의 실제 사망은 이틀 가까이 지난 뒤에야 공식 발표됐다. 김일성 주석 때도 1994년 7월 사망 후 하루 이상 지나서 발표됐다. 소문은 엄청나게 번지고 정작 진짜 사망 때는 깜깜무소식으로 있다가 북한 발표가 나오고서야 알게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에도 이런 양상은 이어졌다. 2014년 9~10월 김정은이 약 40일간 공개 활동을 하지 않아 유고설이 불거졌지만 지팡이를 짚고 다시 나타났다. 과체중으로 추정되는 다리 혹은 관절 수술 때문으로 파악됐다. 2020년 4월에는 김일성 생일 참배 불참을 계기로 심혈관 수술 후 위중설, 사망설이 퍼졌다. 일부 정치인이 "99% 확신한다"고까지 단언했지만, 김정은은 20일 만인 같은 해 5월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5월에도 원산에서 현지지도 중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는 소문이 외교가와 증권가를 중심으로 돌았다. 번번이 오보로 끝났지만 가짜뉴스와 소문은 '죽지 않는 각설이'처럼 주기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일단 베껴 쓰고 보자'…줏대 없이 흔들린 언론 이번 사태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언론의 대응이다. 유력 외신뿐 아니라 우리 언론도 줏대 없이 흔들렸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확산일로를 걸으니 '일단 베끼거나 받아쓰고 보자'는 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남이 쓰니 나도 쓰고, 안 쓰면 낙종이 될까 불안해 쓰는 식이다. 그 결과 독자와 시청자, 국민은 전례 없는 혼란을 겪었다. 소문이 가장 먼저 들이닥친 주식시장은 출렁였고, 포털과 SNS에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넘쳐났다. 유튜브 일부 채널과 콘텐츠는 한술 더 떴다. 자극적인 제목과 섬네일을 앞세워 사망설을 기정사실처럼 다루며 혼란을 부채질했다. 조회수와 수익이라는 상업적 계산 앞에서 최소한의 사실 확인 의무는 실종됐다. 필자 또한 이번 사태의 한복판에서 적지 않은 시달림을 겪었다. 수많은 지인과 독자들로부터 '정말 사망한 것이냐', '평양이 지금 난리라는 데 파악해 볼 수 있냐'는 문의 전화와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지난 34년간 북한 취재 현장에서 여러번의 '사망·유고설'을 겪었지만 이번은 유독 파장이 크다. 최근의 남북관계와 북한 김정은과 김여정 남매의 비정상적이고 호전적인 도발 상황이 국민이 불안감을 키운 것이란 생각도 든다. ◆'강 건너 불구경'식 정부 대응도 문제 정부 대북부처의 대처도 비판받을 소지가 많다. '가짜뉴스 엄정 대응'을 공언해 왔지만 이번엔 사실상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 김정은의 체중이 약 140kg에 이르러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소문이 돌 때 더욱 신속하고 구체적인 사실관계 설명이 필요했다. 책임 있는 당국자가 직접 나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소문을 일찍 진화했어야 했다. 국회 정보위원회의 대응도 도마에 오른다. 정보위가 국정원 긴급보고를 받아 사망설이 가짜라는 점을 확인하고, 즉각 공개했더라면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란을 차단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일수록 정보위가 정치적 계산을 앞세우지 않고 사실을 확인해 국민에게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본부 청사와 원훈석 [뉴스핌 자료사진] ◆전문성 키우지 못한 언론도 책임 느껴야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북한 체제의 폐쇄성에 있다. 더구나 김정은 한 사람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된 수령 유일지배 독재체제다. 김정은이 유고상황에 빠지면 대책이 없어진다. 이런 사정에 있다보니 '사망설'을 비롯한 소문의 파괴력은 클 수밖에 없고, 거짓인 줄 알면서도 시장과 사회가 뒤흔들리는 기형적인 상황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다. 정보의 불투명성과 체제의 취약성이 만나 만든 구조적 고질병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우리 언론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북한 보도가 지라시 수준의 글에 휘둘리는 이유는 전문성을 갖춘 저널리스트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때 언론사들이 전문기자를 두고 연구소 등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경영 논리와 남북관계 경색에 밀려 유명무실해졌다. 북한 정보의 진위를 가려낼 안목과 취재 네트워크를 갖춘 기자가 줄어들면서 확인되지 않은 SNS 글 한 줄에 증시와 언론, 여론이 함께 휘청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김정은 사망' 같은 민감한 대북 정보는 우리의 안보와 남북관계, 한반도 정세에 미칠 파장이 크다. 이번 일을 일과성의 해프닝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제대로 된 진단과 대책마련이 없으면 김정은은 앞으로도 몇 번이고 죽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때마다 우리는 휘둘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 정부 대북 부처와 유관기관, 언론, 학계 등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yjlee@newspim.com 2026-10-21 06:12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