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 주요 지수는 보합권에서 혼조세로 마감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91.90포인트(0.22%) 내린 4만2427.74에 마쳤고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44포인트(0.01%) 전진한 5970.81에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61.53포인트(0.32%) 상승한 1만9460.49로 집계됐다.
이날 부진한 경제 지표는 뉴욕증시 상승 흐름을 제한했다.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은 5월 민간 고용이 3만7000건 증가에 그쳤다고 밝혔다. 이는 월가 기대치 11만 건을 밑도는 수치로 약 2년간 최저치다. 4월 수치는 기존 6만2000건에서 6만 건으로 하향 조정됐다.
ADP의 발표 후 트럼프 대통령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향해 당장 금리를 내려야 한다고 재차 압박했다.
서비스업 경기도 예상 밖 위축세를 보였다. 공급 관리자협회(ISM)는 5월 비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9.9로 4월 51.6보다 하락했다고 밝혔다. PMI가 50 미만이면 경기 위축을 나타낸다. 이로써 미국 서비스업 경기는 지난 2024년 6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날 연준이 공개한 베이지북도 경제에 대한 암울한 전망을 더했다. 베이지북은 연준 관할 12개 지역에서 경제 및 정치 관련 불확실성이 보고됐다고 전했다. 경제 활동은 이전 보고서 발표 때보다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정부의 무역 협상은 투자자들이 여전히 가장 민감하게 여기는 요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매우 좋아하지만, 그와 합의를 이루는 것이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백악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조만간 시 주석과 전화 통화할 예정이다.
미 국채 수익률은 이날 발표된 부진한 경제 지표로 큰 폭 하락했다.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9.5bp(1bp=0.01%포인트) 하락한 4.365%를 기록했고, 장중 한때 4.349%까지 밀리며 5월 9일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30년물도 9.7bp 급락해 4.886%로 내려섰다. 2년물 수익률은 8.0bp 하락한 3.877%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오는 9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5bp 인하할 가능성이 약 75%로 반영되고 있다. 다만 본드블록스 투자 전략가 조앤 비앙코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며, 관세 효과가 실제 물가에 반영된 징후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시장은 오는 6일 발표 예정인 5월 비농업 고용보고서가 향후 통화정책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주목하고 있다.
외환시장에서는 미 달러화가 주요 통화 대비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는 이날 0.3% 하락한 98.838로, 4월 말 저점(97.923)에 근접했다. 달러/엔 환율은 0.7% 하락한 142.89엔, 유로/달러는 0.4% 오른1.1414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경제 지표가 부진하고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달러 약세까지 겹치며 금값은 상승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8월물은 트로이 온스(1ozt=31.10g)당 전장보다 0.7% 상승한 3399.20달러에 마감했다.
유가는 미국의 휘발유와 디젤 재고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데이터가 발표되며 하락했다. 여기에 OPEC+의 추가 증산 계획과 미·중 간의 무역 긴장이 에너지 수요 전망을 어둡게 만들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전날보다 56센트(0.9%) 내린 배럴당 62.85달러에 마감했고,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7월물은 77센트(1.2%) 하락한 64.86달러를 기록했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대부분 상승 마감했다.
범유럽 지수인 STOXX 600 지수는 전장보다 2.58포인트(0.47%) 오른 551.02로 장을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184.86포인트(0.77%) 상승한 2만4276.48에 마감했다. 독일 DAX 지수는 6거래일 만에 신고가 기록을 바꿨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14.27포인트(0.16%) 뛴 8801.29로 마감했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40.83포인트(0.53%) 전진한 7804.67로,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의 FTSE-MIB 지수는 6.41포인트(0.02%) 오른 4만80.88로 장을 마쳤다.
스페인 마드리드 증시의 IBEX 35 지수는 27.10포인트(0.19%) 내린 1만4101.30에 장을 마쳤다.
독일 정부가 향후 5년간 총 460억 유로(약 71조 4610억원) 규모의 법인세 감면 패키지를 추진키로 하면서 시장 분위기를 달궜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가 철강·알루미늄 수입 관세를 두 배 수준으로 급격히 올리며 다시 무역 고삐를 조이자 글로벌 시장에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ECB의 금리 인하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였다. 로이터 통신은 "ECB가 5일 회의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낮출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전망했다.
인도 증시는 상승했다. 센섹스30 지수는 0.32% 오른 8만 998.25포인트, 니프티50 지수 또한 0.32% 상승한 2만 4620.20포인트로 거래를 마쳤다.
인도 증시는 직전 거래일까지 3일 연속 하락한 뒤 반등한 것이다. 세계 경제에 대한 어두운 전망과 달리 인도 경제에 대해서는 낙관적 전망이 나온 것이 투자자 자신감을 끌어올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전날 발표한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인도 경제가 2025/26회계연도(2025년 4월~2026년 3월) 전년 대비 6.3% 성장하면서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인도 중앙은행(RBI)의 추가 금리 인하 전망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RBI의 통화정책위원회(MPC) 회의가 이날부터 3일간 열리는 가운데, 오는 6일 기준금리 인하가 발표될 것이라는 데 전문가들의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다수 기관 및 전문가들은 RBI가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출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일부는 0.5%포인트 인하도 점치고 있다.
연준의 6월 금리 인하 가능성, 무역 협정 협상을 벌이고 있는 인도와 미국이 조만간 합의에 이를 수 있음을 시사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의 최근 발언도 상승 재료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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