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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서 쏜 토니상 6관왕…'개츠비' 등 글로벌 K뮤지컬에 주목

기사입력 : 2025년06월10일 17:09

최종수정 : 2025년06월10일 17:09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한국 토종 창작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이 미국 브로드웨이에 진출해 토니상 6관왕을 거머쥐었다. 순수 창작 작품부터 해외 합작 프로덕션 등 다양한 K뮤지컬의 글로벌화에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브로드웨이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이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라디오시티 뮤직홀에서 열린 토니상 시상식에서 작품상, 연출상, 각본상과 음악상(작사, 작곡), 무대 디자인상, 남우주연상 등 무려 6관왕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박천휴 작가는 한국 창작자로는 최초의 토니상의 주인공이 됐다.

토니상은 미국 연극·뮤지컬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으로 '공연계 아카데미상'으로 불린다. 이번 수상은 한국의 토종 창작 소극장 뮤지컬이 브로드웨이 대극장으로 확장돼 성공한 사례이자, 작품성과 우수성을 모두 인정받은 성과로 남게 됐다. K콘텐츠 분야의 '오징어게임', K무비의 '기생충'에 버금가는 문화적 성취가 국내 뮤지컬 업계에서도 나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뉴스핌] 최문선 인턴기자 = 8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8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박천휴 작가와 윌 애런슨 작곡가가 '어쩌면 해피엔딩'으로 수상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5.06.09 moonddo00@newspim.com

이날 박천휴 작가는 수상 이후 "하루 종일 울지 않으려고 애썼다"면서 "브로드웨이 업계가 우리를 따뜻하게 맞아줘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말했다. 함께 작품을 만든 작곡가 윌 애런슨은 "계속해서 공연을 이어올 수 있게 해준 관객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 대런 크리스도 "올해 이 놀랍도록 다양하고 훌륭한 브로드웨이 시즌에 함께할 수 있어서, 이 업계 최고의 동료 배우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엄청난 자부심을 느낀다"며 "해피엔딩을 가능하게 해준 모든 작은 로봇들께도 감사드린다"고 벅찬 소감을 말했다.

'어쩌면 해피엔딩'의 2016년 서울 초연 당시부터 극본 집필과 음악에 가사를 붙인 박천휴 작가는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 '일 테노레' '고스트 베이커리'의 극본가 가사를 작업하며 국내에 고정팬들을 거느렸다. 그는 대부분의 작품에서 이번 수상을 함께한 윌 애런슨과 음악 작업을 함께 했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토니상 6관왕을 휩쓴 '어쩌면 해피엔딩'.[사진=로이터 뉴스핌] jyyang@newspim.com
[서울=뉴스핌] 김영은 인턴기자 = NHN링크가 투자한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의 브로드웨이 공연 장면 [사진=코어라인소프트] 2025.06.10 yek105@newspim.com

박천휴 작가는 '어쩌면 해피엔딩'에서 근미래를 배경으로 인간을 돕는 헬퍼봇들이 사랑에 빠지는 설정으로 관객들의 호기심을 끌었다. 버전이 다른 헬퍼봇 올리버와 클레어는 서로 다른 속도로 작동 종료를 향해 가고, 프로그래밍된 적 없는 사랑이란 감정을 마주한다. 로봇 설정을 통해 사랑을 모르는 존재들이 자연스레 사랑에 빠져들고, 서로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고, 예정된 끝을 향해 달려가며 감정을 정리하고자 갈등한다. 로봇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 모두가 만나게 되는 사랑의 시작과 과정, 끝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이번 토니상 수상으로 한국에서 초연 후 9년이 지난 스테디셀러 뮤지컬이 브로드웨이에 성공적으로 정착하고, 현지화돼 작품성을 인정받은 사례를 쓰게 됐다. '어쩌면 해피엔딩'에서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낄 만한 사랑이란 감정을 순수하고 아이같은 시각으로 그려내며 전 세계 관객들의 마음을 훔쳤다. 이같은 설정이 녹아든 통통튀는 음악과 서정적인 멜로디, 가사도 주효했다는 평가다.

'어쩌면 해피엔딩' 이전에도 K뮤지컬의 글로벌화를 향한 노력은 꾸준히 진행돼왔다. 폴란드의 상징적인 여성 과학자 '마리 퀴리'의 이야기를 다룬 동명의 한국 창작 뮤지컬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산실의 지원을 통해 초연을 올리고, 주인공의 본국인 폴란드에서 초청공연 되면서 글로벌화의 신호탄을 쐈다. 이후 웨스트엔드에서 정식 공연을 오픈하며 K 창작뮤지컬 유럽진출의 성공적인 초석을 다졌다.

일제강점기인 1930년대를 배경으로 천재 작가 이상과 김유정, 경성 문인들의 모임 구인회를 모티브로 삼은 창작뮤지컬 '팬레터'도 비슷한 케이스다. 유럽이나 미국이 아닌 중국, 일본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2018년 한국 창작 뮤지컬 최초로 대만 투어 공연을 진행했으며 2022년부터는 중국에 진출해 라이선스 공연 흥행에 성공, 삼연까지 올렸다. 2024년에는 일본 토호에서 판권을 구매해 라이선스로 공연했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뮤지컬 '물랑루즈!'의 한 장면 [사진=CJ ENM] 2023.01.06 jyyang@newspim.com
브로드웨이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 공연 장면.[사진=오디컴퍼니 제공] 2024.04.30 mj72284@newspim.com

국내에서 순수 창작한 작품이 직접 진출하는 것과 함께, 해외 프로덕션과 합작해 브로드웨이 진출을 노린 사례도 있었다. CJ ENM의 '물랑루즈'와 오디컴퍼니 '위대한 개츠비'가 이에 해당한다.

한국과 브로드웨이의 공동 프로덕션으로 제작된 '물랑루즈'는 지난 2019년 7월, 뉴욕 브로드웨이 '알 허슈펠드 극장'에서 공식 개막해 공연장 역대 매출기록을 자체 갱신하며 주목받았다. 제70회 외부 비평가상 총 11개 부문 최다 명예수상, 제65회 드라마 데스크 어워즈 5관왕, 제86회 드라마 리그 어워즈 2관왕 등 토니 어워즈의 전초전이라 불리는 미국 3대 시어터 어워즈를 휩쓸었다. 이후 제74회 토니 어워즈에서 14개 부문 후보로 오르기도 했다. 이후 한국에서 2022년 연말 아시아 초연돼 흥행을 기록, 올해 재연을 앞두고 있다. 

오디컴퍼니의 신춘수 대표 프로듀서가 리드 프로듀서로 제작을 진두지휘한 '위대한 개츠비'는 브로드웨이에서 합작 프로덕션으로 제작돼 초연, 영국 웨스트엔드로도 건너갔다. 지난 2024년 3월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공연을 시작했으며, 국내와 달리 주로 원캐스트-언더캐스트 방식으로 배우 캐스팅이 이루어지는 까닭에 한 차례 새로운 배우로도 교체해 장기공연을 이어갔다. 지난 연말 시즌에 성수기를 맞아 주당 매출액 260만불(한화 약 38억)을 돌파하며 현지에서 주목받기도 했다. 올해 4월에는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공연을 시작했으며 8월 1일부터 GS아트센터에서 오리지널 프로덕션의 한국 공연을 이어간다.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 영국 프로덕션의 '제이 개츠비' 역 제이미 무스카토와 '데이지 뷰캐넌' 역 프랜시스 메일리 맥캔. [사진 =오디컴퍼니㈜, ⓒDan Kennedy ]

다양한 K뮤지컬 글로벌화 시도와 함께, 이번 '어쩌면 해피엔딩' 토니상 6관왕 수상을 계기로 성과가 가시화될 것으로도 기대된다. 자연히 정부 차원의 글로벌화 지원과 공연계 투자 등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토니상 수상 이후 이재명 대통령은 박천휴 작가에게 축하메시지를 건네며 "오늘 토니상 수상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다. 앞으로 더 많은 한국 예술가들이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고 우리의 문화가 인류 모두에게 힘이 될 수 있도록 저 역시 최선을 다하겠다. 우리 예술가들이 세계 속에서 빛날 수 있도록 든든한 버팀목이 되겠다"며 문화예술 분야 지원 강화 의지를 보였다. 

'어쩌면 해피엔딩' 브로드웨이 공연 투자에 참여한 NHN 그룹의 이준호 이사회 의장은 "이번 '어쩌면 해피엔딩'의 토니상 수상은 한국 뮤지컬계의 새로운 이정표이자 우리 문화예술계의 큰 업적"이라며 "NHN 그룹은 앞으로도 문화 콘텐츠 분야 투자를 꾸준히 확대해 더 많은 한국 예술가들이 세계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jyy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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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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