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 물가가 예상보다 다소 완만한 오름세를 보였다. 미국 정부의 관세 정책은 당장 소비자 물가에 직접 강한 타격을 주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미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BLS)은 11일(현지시간)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 대비 0.1%, 전년 대비 2.4% 각각 상승했다고 밝혔다. 4월 CPI는 한 달 전보다 0.2%, 1년 전과 비교해 2.3% 각각 올랐었다. 경제 전문가들은 5월 CPI가 전월 대비 0.2%, 전년 대비 2.5%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한 달 전보다 0.1% 올라 4월 0.2%보다 상승 속도가 완만해졌다. 근원 CPI는 전년 대비로 4월과 같은 2.8%의 상승률을 보였다.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2%의 물가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연준은 오는 17~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는 기준금리를 4.25~4.50%로 동결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오는 9월에는 기준금리 인하 재개에 나설 것으로 기대한다. 금리 스와프 시장에서는 9월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75%로 반영 중이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인플레이션의 급격한 상승 재개로 이어지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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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CPI 추이.[차트=미 노동통계꾹(BLS)] 2025.06.11 mj72284@newspim.com |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2일을 '해방의 날'로 부르며 모든 교역국에 10%의 기본 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자동차와 부품, 철강 및 알루미늄에는 25%의 관세를 부과한다.
애넥스 웰스 매니지먼트의 브라이언 제이컵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CPI 수치는 예상보다 훨씬 완만했다"며 "무역 정책에서 약간의 안정만 있어도 인플레이션이 다시 치솟는 것을 막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는 연준이 인플레이션보다 성장 둔화에 더 초점을 맞춰야 할 이유를 다시 한번 보여주는 사례"라고 진단했다.
항목별로 보면 에너지 물가는 지난달 1.0% 하락했으며 신차 및 중고차 가격은 각각 0.3%, 0.5% 내렸다. 식품 가격은 같은 기간 0.3% 올랐으며 의류 가격은 0.4% 내렸다.
CPI 보고서 발표 후 미국 주식시장은 강세 개장을 준비 중이다. 미 동부 시간 오전 8시 57분 기준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E-미니 다우 선물은 전장 대비 93.00포인트(0.22%) 오른 4만3004.00을 기록했고 S&P500 선물은 19.00포인트(0.31%) 상승한 6064.00, 나스닥100 선물은 91.25포인트(0.42%) 전진한 2만2053.75에 각각 거래됐다. 주식시장에는 중국이 희토류를 공급할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 국채 수익률은 하락 중이다.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전장보다 4.0bp(1bp=0.01%포인트(%p)) 내린 4.434%를 가리켰으며 30년물도 2.3bp 밀린 4.916%를 나타냈다. 정책 금리에 민감한 2년물은 6.1bp 하락한 3.951%에 거래됐다. 채권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미 달러화는 약세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달러화 지수)는 전장보다 0.38% 밀린 98.72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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