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뉴스핌] 박승봉 기자 = 중국동포 2명을 살해하고 내국인 2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중상을 입힌 중국동포 차철남(56)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 사건을 치밀하게 준비된 계획범죄로 판단하고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했다.
![]() |
경기 시흥시 정왕동 일대에서 흉기를 휘둘러 2명을 숨지게 하고 2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차철남(56·중국 국적)이 경찰에 붙잡혔다. [사진=뉴스핌 DB] |
12일 수원지검 안산지청 형사2부는 차씨를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차철남은 지난 5월 17일 오후 4시부터 5시 사이, 시흥시 정왕동 자신의 주거지와 인근 주택에서 50대 중국동포 A씨 형제를 각각 둔기로 내리쳐 숨지게 했다.
이틀 뒤인 5월 19일 오전 9시 34분께에는 집 근처 편의점에서 60대 여성 점주 B씨를, 같은 날 오후 1시 21분께는 체육공원에서 자신이 살던 건물의 소유주인 70대 남성 C씨를 흉기로 찔러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조사 결과, 차씨는 A씨 형제에게 중국 화폐로 총 3000여만 원을 빌려주었으나 이를 돌려받지 못하자 앙심을 품고 범행을 결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편의점 점주와 건물주에 대해서도 "평소 관계가 좋지 않았다"는 이유로 범행 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차씨는 범행 약 6개월 전부터 둔기를 한 손에 쥐기 쉽게 개조하는 등 범행 도구를 사전에 준비한 정황이 확인됐다. 일부 피해자에게는 수면제를 투약해 무력화하려는 시도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차씨는 5월 19일 두 번째 범행 직후 자전거를 이용해 도주했으며, 같은 날 오후 시화호 부근에서 공개수배 1시간 만에 경찰에 의해 긴급 체포됐다.
검찰 관계자는 "피의자는 금전적 갈등과 개인적 감정 문제를 이유로 무고한 이들을 상대로 극단적인 범죄를 저질렀다"며 "계획성과 범행의 잔혹성, 사회 불안 조성 등을 고려해 엄정히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어 "유족 및 피해자에 대한 지원 절차도 병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검찰은 향후 공판을 통해 범행 동기와 경위를 추가 규명하고, 계획범죄에 대한 중형을 요청할 방침이다.
한편 법조계 관계자는 "차철남 사건은 단순한 분노 범죄를 넘어, 사전적 준비와 표적을 노린 계획 살인의 전형으로 해석된다"며 "특히 채권 관계뿐 아니라 개인적 감정을 이유로 무차별적 범행을 저지른 점에서 사회 불안 요소가 크다는 평가다. 향후 법원의 판결은 이러한 유형의 범죄에 대한 사법적 기준을 세우는 데 중대한 의미를 지닐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1141worl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