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년 기준 장마 종료일은 7월 20~26일
전체 강수량은 적어도 장마철 많은 비 '주의'
[서울=뉴스핌] 최수아 인턴기자 = 20일 전국이 본격적인 장마에 들어서면서 중부지방 일부 지역에 시간당 50mm 이상의 비가 내리는 등 '물폭탄'이 쏟아졌다. 이에 기상청은 이날 새벽 경기북부 일부 지역과 인천에 호우경보를 발효하기도 했고, 이날 오후 6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일대에 내린 호우주의보를 해제했다.
올여름 장마는 시작이 빠른 점이 특징이다. 평년 기준 제주도는 6월 19일, 남부지방은 6월 23일, 중부지방은 6월 25일에 장마가 시작된다. 올해는 제주도 6월 12일, 남부지방 6월 19일, 중부지방 6월 19일로 각각 평년보다 7일, 4일, 6일 이른 장마가 시작됐다. 장마 시기가 평균 일주일 빠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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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류기찬 인턴기자 =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된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우산을 쓰고 이동하고 있다. 2025.06.20 ryuchan0925@newspim.com |
아직 장마가 언제 끝날 지는 확실히 알기 어렵다. 다만 장마는 대개 7월 말에 종료된다. 평년 기준 제주도는 7월 20일, 남부지방은 7월 24일, 중부지방은 7월 26일에 장마가 끝났다.
기상청이 발표한 3개월(6~8월) 전망에 따르면, 이달 강수량은 평년보다 높거나 비슷할 확률이 각각 40%로 평년보다 대체로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6월 강수량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장마철 초반의 강수가 평년보다 강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날 인천·경기 일대는 호우경보가 내려지는 등 장마의 시작부터 극심한 강수를 보였다. 호우경보는 3시간 누적강수량이 90mm 이상 예상되거나 12시간 누적 강수량이 180mm 이상 예상될 때 발효된다.
특히 인천 서구 금곡동은 이날 오전 5시 시간당 강수량이 62.5mm, 19~20일 누적 강수량이 174.5mm(17시 기준)로 관측됐다. 시간당 강수량이 50mm만 돼도 도로 곳곳이 물에 잠기고, 정상운행이 불가하며 정차되는 차량이 늘어난다. 거리에 물이 차올라 보행자가 평소처럼 걷기 어렵다. 100mm 이상이면 '물폭탄'이라고 과언이 아니다.
반면, 인천 부평은 누적 강수량이 67mm(17시 기준)로 서구 금곡동의 3분의 1에 그쳤다. 이렇듯 이번 장마는 좁은 지역에 집중적으로 비가 쏟아지는 현상이 보이는 데, 이는 지난해에도 있었던 극단적인 강수량 차이다.
지난해 7월 10일 익산은 264mm의 강수량을 기록했지만, 25km 떨어진 김제의 강수량은 익산의 10분의1에 불과한 25.5mm가 내리는 데 그쳤다. 이날 군산은 시간당 강수량 역대 최고치인 1시간 146mm의 비가 내리는 집중호우가 발생하기도 했다.
지역 간 강수량 차이는 장마철에 비를 뿌리는 원인인 정체전선 비구름대가 남북으로 폭이 좁고 동서로 긴 형태를 띄기에 발생한다. 이때 강수는 좁은 구역에 집중되며, 강수가 내리지 않는 지역은 굉장히 무더운 날씨를 보인다.
최근 수년 동안 장마철은 지난해 군산처럼 좁은 지역에 비가 쏟아지는 집중호우가 발생했는데, 집중호우를 발생시키는 중규모 저기압은 정체전선에서 1~2시간 만에 순식간에 만들어질 때도 있어 예측하기가 매우 어렵다.
기상청은 7월 강수량이 평년과 비슷할 확률이 높다고 예측했다. 그렇지만 이는 7월 장맛비나 집중호우가 잠잠할 거라는 뜻은 아니다.
지난해 여름철 전국 평균 강수량은 602.7mm로 평년(727.3mm)보다 적었다. 그러나 전체 여름철 강수량 중 78.8%(474.8mm)가 장마철에 내려 1973년 관측 이래 가장 큰 비율을 보였다.
보통 장마철에는 여름철 강수량 중 절반 정도가 집중된다. 올해도 지난해처럼 장마철에 비가 집중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갑자기 좁은 지역에 쏟아지는 극한 강수가 많아지는 추세인 만큼 이번 여름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여름철에 강수가 집중돼 매년 많은 곳에서 피해가 발생하므로, 평년과 비슷한 수준일지라도 언제든지 재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geulma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