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포르도 끝장 났어" vs. 이란 "핵시설 지상부만 손상"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미국의 이란 핵시설 3곳 공격에 따른 외부 방사능 수치 증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밝혔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뉴욕에서 이란 요청으로 소집된 긴급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로시 총장은 다만 이란의 핵심 우라늄 농축시설인 포르도 지하 핵시설의 피해 상황은 알 수 없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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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20일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갈등에 대해 화상으로 연설 중이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이란 핵시설 전격 공습 후 "우리는 포르도와 나탄즈, 이스파한 등 이란의 3개 핵 시설에 대한 매우 성공적인 공격을 완료했다"며 "포르도는 끝장났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란은 핵시설 지상부만 손상됐을 뿐이라며 상반된 주장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그로시 총장은 이란의 핵심 우라늄 농축시설인 포르도 핵시설의 경우 '큰 구멍'(crater)이 확인돼 미국이 관통 폭탄을 사용했음을 보여주며 미국의 발표 내용과도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이란 핵프로그램의 심장부인 포르도 핵시설은 이란 곰주(州)의 천연 요새인 산악지역에 위치했으며, 깊이는 80∼90m로 추정된다.이란은 2009년 IAEA에 이 시설 존재를 인정하며 원심분리기 3천기를 설치할 수 있는 규모라고 밝혔고, 최근 IAEA 보고서는 원심분리기 2천700대가 실제 설치됐다고 분석했다.
앞서 댄 케인 미 합참의장은 미군 B-2 폭격기 7대가 전날 작전에서 일명 '벙커버스터'로 불리는 공중투하용 초대형 관통 폭탄(MOP) 'GBU-57' 14발을 투하했다고 밝혔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포르도 핵시설 지하 피해 상황에 대해선 "현시점에서 IAEA를 포함해 그 누구도 포르도의 지하 피해 상황을 평가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스파한 핵시설에선 피해 건물 중 우라늄 변환과 관련한 일부 시설이 포함돼 있으며, 농축물질 저장용 터널 입구들도 공격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나탄즈 농축시설의 경우 핵연료 농축시설이 다시 한번 공격을 받았고, 미국이 이 시설에도 관통 폭탄 사용을 확인했다고 그로시 사무총장은 말했다.
그는 "이란은 IAEA에 세 시설 모두에서 시설 외부의 방사능 수치 증가가 없었다고 통보했다"라고 말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핵시설에 대한 무력 공격은 결코 발생해서는 안 되며, 공격 대상 국가는 물론 주변 국가로도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는 방사선 누출을 야기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안보리가 지지해준다면 IAEA는 기존 안전조치 사찰단과 별개로 핵 안전 및 안보 전문가들을 이란에 보낼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현재 이란에 있는 IAEA 사찰단이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적대행위가 중단돼야 한다"며 "이란이 핵물질과 장비를 보호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어떠한 특별 조치라도 이란의 안전조치 의무와 IAEA에 따라 수행될 수 있고, 이는 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