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포크 AI' 가전 글로벌 시장 확대
스마트싱스 '초연결'·녹스 '보안'에 방점
AI 기반 구독 서비스 모델도 주목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삼성전자가 가전 사업 전반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전면 배치하며 'AI 홈'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을 가속하고 있다. 세계 최초 AI 스마트폰으로 성과를 낸 노태문 사장이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직무대행을 맡으면서, 가전 사업에도 AI 전략을 본격 이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3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AI를 기반으로 한 '비스포크 AI' 가전 라인업을 글로벌 시장에 확대하고 있다. 오는 25일 인도 출시를 앞둔 2025년형 비스포크 AI 홈 가전은 양방향 자연어 대화 기능, 직관적 화면 설계, 강화된 보안 시스템과 스마트싱스(SmartThings) 연동을 통해 사용자 편의성을 한층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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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방콕에서 열린 동남아 테크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삼성전자 AI 홈에 대한 시연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
삼성은 동남아와 중남미 주요 거점에서 개최한 'AI 홈 비전' 테크 세미나에서도 AI 냉장고, 세탁기, 청소기, 에어컨 등 차세대 가전 체험을 제공하며 AI 플랫폼 경쟁력을 강조하고 있다. 현지 소비자와 업계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AI 기반 개인 맞춤형 관리와 에너지 절감 기능을 집중 소개했다.
플랫폼 중심의 'AI 홈 경험' 전략은 하드웨어 중심 사업구조에서 한 단계 진화한 모습이다. 삼성은 지난 3월 스마트싱스, 녹스(Knox) 보안, 빅스비(Bixby) 음성 비서 등을 통합한 AI 홈 생태계 청사진을 공개했다. 각종 가전과 스마트폰, TV, 홈 네트워크가 AI를 매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초연결 가전'이 핵심이다.
특히 AI 기반 구독 서비스 모델이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AI 구독클럽'을 도입해 냉장고, 세탁기 등 프리미엄 가전 이용 고객에게 월정액 구독 형태의 업그레이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가전 구매 이후에도 지속적인 서비스 제공으로 수익 구조 다변화를 모색 중이다.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는 AI 기술이 적용된 프리미엄 가전의 판매량이 전년 대비 40%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대표 모델인 '비스포크 AI 세탁·건조 콤보'는 출시 1년도 안 돼 국내 판매 10만대를 돌파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AI가 세탁물 무게, 오염도, 섬유 종류를 스스로 감지해 최적의 세탁 코스를 제안하고 에너지를 절감하는 기능이 호평받고 있다.
보안과 에너지 절감도 전략적 차별점으로 부각된다. 삼성은 와이파이(Wi-Fi) 기능이 탑재된 전 가전 제품에 이중·삼중 보안을 적용한 녹스 매트릭스(Knox Matrix)와 녹스 볼트(Knox Vault)를 기본 탑재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해킹 위험을 최소화하고 가정 내 사물인터넷(IoT) 보안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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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가정용 시스템에어컨 시장 공략에 나선 삼성전자 [사진=삼성전자] |
에너지 관리 부문에서는 AI 에너지 모드, AI 클리닝 모드 등을 통해 에너지 소비를 최대 60%까지 절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세탁 시간 단축, 전력 사용량 자동 조절, 미세먼지·수질 관리 등 다양한 실사용 편의 기능도 AI로 구현되고 있다.
삼성의 AI 가전 전략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호주 주요 일간지인 더오스트레일리언은 최근 보도에서 "AI가 홈 가전으로 진입하고 있지만 실질적 편의성을 얼마나 높이느냐가 성공의 열쇠"라며 삼성전자의 실사용 중심 접근을 평가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AI 홈 전략이 단순한 AI 기술 전시를 넘어, 실생활에서 체감 가능한 효용성과 차별성을 확보해가고 있다"며 "에너지 절감, 보안 강화, 구독형 서비스 도입 등 'AI 기반 실사용 가치'를 전면에 내세운 삼성의 행보가 향후 글로벌 가전시장 주도권 경쟁에서도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고 전했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