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단 수사 방해 행위 관련 '수사착수·변협 징계' 검토
"박 총경이 체포작전 총괄했다" vs "1차 영장 때 현장 안 가"
체포방해 혐의만 조사 완료...내란·외환 핵심 혐의는 미진행
[서울=뉴스핌] 김영은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이 28일 내란 특별검사팀 조사 과정에서 조사자 교체를 요구하며 조사실 입실을 거부하자, 특검팀은 추가적인 강제조치 검토 가능성을 시사했다. 박지영 특검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윤 전 대통령이 현재 대기실에서 조사실에 입실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는 출석을 거부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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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이 28일 오전 12·3 비상계엄과 관련한 내란·외환 사건을 수사하는 조은석 특별검사팀의 소환조사에 참석하기 위해 특검사무실인 서울고등검찰청에 출석하고 있다. 이날 소환 조사에 윤 전 대통령 측에서는 김홍일·채명성·송진호 변호사가 동행했다. [공동취재] 2025.06.28 yym58@newspim.com |
박 특검보는 "(마치) 법정에서 피고인이 피고인석에 서지 않고 방청석에 앉아있는 것과 똑같은 상황"이라며 "이 경우 판사가 어떻게 피고인이 출석을 했다고 인정하겠나"고 반문했다.
이날 오전 조사는 정상적으로 진행됐다. 박 특검보에 따르면 이날 오전까지 특검 조사는 차질없이 이뤄졌지만, 오후부터 외부 변호인들이 문제를 제기하며 상황은 달라졌다.
조사 과정에 박창환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장(총경)이 포함됐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입장문을 내고 특검 수사 과정에 대해 "가해자가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박창환 총경의 조사 참여가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체포영장 집행 과정에서 경찰 공무집행의 적법성과 영장의 위법성이 먼저 밝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1월 초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 과정 당시 체포 작전을 총괄한 자로 박 총경을 지목하고, 관련 경찰관들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한 사실을 언급했다. 해당 사건 수사는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에 경찰청은 "박 총경이 불법체포를 지휘하던 사람이라는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박 총경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1차 체포영장 집행 시 현장에 가지도 않았고, 2차 체포영장 집행 시에는 김성훈 당시 대통령경호처 차장과 이광우 대통령경호처 경호본부장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위해 현장에 갔음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은 현재까지 두 가지 요구를 조사 과정에서 제기한 것으로 파악된다. 박 특검보는 "윤 전 대통령이 경찰한테 조사를 못 받다겠다고 한 것도 있고, 박 총경에게 (수사) 못 받겠다고 한 것도 있다. 둘 다 (윤 전 대통령의 요구였다)"고 설명했다.
박 특검보는 이어 "(윤 전 대통령이) 경찰이 아닌 검찰한테 조사를 받고 싶다는 것과 함께, 박 총경에 대한 교체를 요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수사받는 사람이 수사하는 사람을 선택하는 경우는 없다"며 "전직 대통령이라고 수사를 받지 않으라는 법 없다. 경찰제도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짚었다.
박 특검보는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에 대한 수사 착수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특검보는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등 변호인 중 수사를 방해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는 수사 착수를 검토하고 대한변호사협회(변협)에 징계 통보 조치를 검토할 것을 예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계속 조사를 거부할 경우, 강제 조치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박 특검보는 "계속 대기실에 있으면, 출석 불응으로 간주할 것"이라며 "형사소송법에 따른 다음 절차를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체포 영장 발부 가능성'에 대해서는 "체포영장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지만, "평행선을 달리면 사실상 (윤 전 대통령이) 대기실에 있을 필요는 없다. 출석 거부로 간주하고 결단을 내리지 않을까"라고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한편, 이날 특검수사는 체포방해 혐의까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비화폰 삭제 지시나, 내란 핵심 혐의, 외환 혐의에 대해서는 아직 조사가 진행되지 않았다. 현재 윤 전 대통령 측의 입실 거부로 수사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으며, 영상 녹화 등도 동의를 받지 못해 미실시된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육군참모총장)과 같은 주변 핵심 관계자가 지난 23일에 면담 형식의 조사를 받는 등 윤 전 대통령을 제외한 주변 관계자로 수사의 범위가 넓어지는 모습이다.
yek10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