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국회 기재위 인사청문회
법인세 세율 상향 조정 가능성…AI 100조 투자 재원으로 검토
"1·2차 추경 집행 집중"…배우자 약사면허 논란에 강하게 반박
[세종=뉴스핌] 이정아 김기랑 기자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1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이재명 경제팀의 경제 정책 청사진을 구체화했다.
이날 구윤철 후보자는 이재명 정부의 '진짜 성장'을 위한 키워드로 ㈜대한민국를 내걸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세입기반 확충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구 후보자는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의 ㈜대한민국 실현을 위한 재원 방안 질의에 "AI 대전환을 하려면 재원 소요는 좀 투입돼야 할 것"이라며 "이 과세기반 확충을 위해 비과세 감면을 점검하고 탈루소득, 과세 형평의 합리화 등을 통해 재원을 충당하겠다"고 답했다.
구 후보자의 '주식회사 대한민국'은 AI, 데이터 등 신성장 분야 미래 먹거리를 통해 주주인 국민에게 지속적으로 수익을 가져다주는 선순환 경제구조를 의미한다. AI 활용에 집중해야 할 분야로는 조선·로봇·자동차 등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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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5.07.17 mironj19@newspim.com |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AI 100조원 투자'의 현실성을 묻는 질의에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투자 재원 100조원에 대해서는 "재정뿐만 아니라 민간 자본까지 다 포함된 것"이라고 했다. 또 "기재부 장관으로 취임하면 기존 국을 구조조정해서 인공지능(AI)국을 신설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구 후보자는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기획재정부 조직 개편에 대해 동의했다. 차 의원은 "기재부 조직개편은 예산 기능을 분리하는 것 그 자체가 목적은 아니다"라며 "예산 기능을 분리해서 총액배분자율예산편성제도가 제대로 운영되는 것을 뒷받침하도록 하는 게 핵심"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기재부 조직개편이) 이렇게 진행되는 것이 대통령 공약의 취지를 가장 잘 이행하는 것이라고 보는데 후보자도 동의하냐"는 차 의원 질의에 구 후보자는 "동의한다"고 답했다.
윤석열 전 정부에서 이뤄진 감세정책 기조에 대해서는 "2022년 총국세가 396조원였는데 지난해 337조원, 올해 10조원 이상 세입 경정을 한 상태"라며 "법인세는 100조원대에서 작년 60조원까지 40%나 빠졌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제대로 투자가 된다면 세수의 선순환을 통해 다시 재정건전성이 완화될 수 있도록 성과 중심으로 제대로 하겠다"며 세수 충당에 대한 전략을 내보였다.
구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답변서에서 법인세에 대해 "우리나라의 법인세 수준은 OECD 국가 중 우리나라와 비슷한 경제규모인 국가와 비교할 경우 지방세를 포함한 세율은 다소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배당소득 분리 과세에 대해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증시 저평가)를 해소하는 방안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며 "과거에 제기된 문제 등을 종합해서 검토해 보겠다"고 했다.
배당소득 분리과세는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에서 제외하고 일정 세율로 별도 과세하는 제도로, 투자자가 다른 소득과 합산하지 않고 배당소득에 대해 14%의 원천징수 세율로 납세를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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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07.17 mironj19@newspim.com |
재정 정책에 대해서는 "한국 경제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서 쓸 때는 써야 한다"며 "성과가 날 수 있는 분야를 정확히 타겟팅 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모든 재원을 투입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의 주력 사업인 '민생회복 소비쿠폰'에 대해 "어려운 국민에게 체력을 더해서 당장 넘어지지 않도록 돕는 목적"이라며 "단순하게 돈을 주기보다는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갖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소비쿠폰은 이 대통령이 당 대표 시절부터 꾸준히 주장해 왔던 사업으로, 올해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에 총 13조9000억원 규모로 포함됐다.
지급은 1·2차로 두 차례에 나뉘어 진행되며, 국민의 소득과 형편에 맞게 보편·선별 지급을 병행한다. 국민은 1·2차 지급을 합해 최소 25만원에서 최대 55만원을 수령할 수 있다.
다만 3차 추경 가능성을 묻는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 질의에는 "1·2차 추경을 집행해 성과가 나는 게 최선이고 거기에 집중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청문회에서는 구 후보자의 배우자에 대한 약사면허 대여 의혹과 농지법 위반 공방이 오갔다.
개혁신당 천하람 의원은 구 후보자의 배우자가 근무하는 의약외품 제조업체와 관련해 "반드시 약사면허를 가진 제조관리사가 제조소에서 근무해야 하지만, 급여, 거주지 등을 고려했을 때 배우자는 관련 법령을 위반해 약사면허를 업체에 대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구 후보자는 "배우자는 약사 자격증을 소지해 의약외품 제조공정 및 품질관리 업무 등을 수행하는 관리약사로 근무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배우자는) 관련 법령에 따라 의무교육을 수료하고, 제조 관리 등 필요시 탄력적으로 출근하는 비상근 직위로 근무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소명했다.
배우자가 의약외품 제조업체의 임원인지 묻는 질의에는 "배우자는 비상근 관리 약사로 근무 중이며 임원이 아니다"라며 "배우자는 공개 채용 절차를 거쳐 2014년 입사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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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2025.07.17 mironj19@newspim.com |
야당의 공세는 구 후보자의 배우자가 소유했던 농지로까지 확산됐다.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은 "지난 2004년 (구 후보자가) 성남 분당구에 거주했을 때 전남 무안에 위치한 농지 300평을 구매했다"며 "1200평이 되는 논을 7차례 쪼개기로 구입한 전형적인 기획부동산 형태의 거래"라고 지적했다.
구 후보자의 배우자는 지난 2004년 전남 무안군 소재 992㎡(약 300평) 면적의 논을 구입했다가 2016년 되판 것으로 확인됐다. 이 당시 구 후보자의 거주지는 성남 분당구로 농지까지는 318km 떨어졌다.
특히 구 후보자의 배우자가 논을 구입한 직후 전남 무안 일대 기업도시 유치 개발이 시작되면서 땅 투기 현상이 일어났다. 이에 구 후보자의 배우자가 논을 직접 경작하지 않았을 가능성과 농지 투기에 참여했다는 '농지법 위반' 의혹이 일고 있다.
이에 구 후보자는 "농지를 구매한 2003년도부터 주5일제가 되면서 정부에서 도시민의 영농체험 주말농장을 권장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투기의 목적이 있었다면 절대농지를 사겠냐"며 "배우자가 구매한 농지는 농업진흥지역에 위치한 논으로 투기 목적은 절대 없었다"고 재차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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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5.07.17 mironj19@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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