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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혁 교수의 정치분석] ④인사청문회는 왜 중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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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청문회를 넘어, 정치 신뢰 회복의 제도개혁으로

미국, 프랑스, 한국, 영국, 독일, 일본 등 다양한 정치체제를 가진 국가들의 인사검증 제도는 각기 상이한 역사와 구조를 지니고 있으나, 모두 한 가지 공통된 교훈을 제공한다. 인사청문회는 단지 개인의 자질을 판단하는 절차가 아니라, 민주주의의 투명성과 정치 신뢰의 핵심을 구성하는 제도라는 점이다. 미국의 경우 정권 초기에는 잭슨 대통령의 스포일즈 시스템과 같은 폐단을 겪었지만, 이후 제도적 개혁을 통해 인사청문회를 헌법적 가치 구현의 장으로 발전시켜왔다. 프랑스는 비교적 간결한 절차를 택했으나, 윤리성과 공공성 문제에서 사회적 논란이 끊이지 않으며 제도적 정비를 요구받고 있다. 의원내각제 국가인 영국, 독일, 일본의 사례는 제도보다 문화와 관행의 정착, 그리고 정당 내 검증 시스템의 강화를 통해 인사 투명성을 확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반면, 2000년부터 도입된 한국의 인사청문회 제도는 정쟁의 심화, 정치혐오의 확대, 후보자의 프라이버시 침해, 능력 있는 인물의 공직 기피라는 심각한 역기능을 노정하고 있다. 청문회는 국민의 눈높이에 부합하지 않는 검증이 이루어지거나, 도덕성 기준만을 과도하게 강조해 정책 역량과 비전이 도외시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정작 국민에게 봉사할 수 있는 유능하고 헌신적인 인물이 정치의 장에 진입하지 못하는 구조적 왜곡이 심화되고 있다. "정쟁화된 청문 문화가 정치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한다"고 지적하는 OECD(2021) 보고서의 경고를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한국은 이제 인사청문회의 본래 목적을 회복하고, 이를 제도적으로 개혁할 필요가 있다.

첫째, 청문 절차를 정책 역량 중심으로 전환하고, 도덕성 검증은 사전에 독립된 윤리기구가 비공개로 실시하는 이원화 방식을 고려해야 한다. 이는 미국의 사례에서 명확히 나타난다. 미국 상원은 정책 청문회를 생중계하는 반면, 후보자의 세금 문제나 개인 도덕성은 비공개로 행정부 내부 및 윤리위원회를 통해 먼저 점검한 후 상원에 통보한다. 2021년 에이브릴 헤인스(Avril Haines) 국가정보국(DNI) 국장의 인준은 이 이중구조의 모범사례로 평가된다. 그는 정책 관련 질의에는 투명하게 응답했고, 개인 재산 신고와 이해충돌 검증은 미리 독립기관의 검토를 거쳐 별문제 없이 마무리되었다. 한국 역시 도덕성 검증을 정치 청문회가 아닌 별도의 기구로 이전하고, 국회는 정책의 적합성과 비전에 집중함으로써 청문회의 본래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피터 메렐리스(Peter Merlevede)는 『유럽의 정치윤리와 공직자 검증(Public Ethics and Political Appointments in Europe)』(2015)에서 유럽 여러 국가의 인사청문제도를 비교하면서, 프랑스·독일·네덜란드의 경우 "사전 검증 시스템의 제도화와 윤리 기준의 구체화가 정쟁 없는 공적 인사 시스템의 핵심 요건"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특히 프랑스의 고위공직자윤리청(HATVP)의 설계 원리와 실제 효과를 분석하며, "정치의 정당성은 검증의 절차적 정당성에서 비롯된다"는 결론을 제시한다. 프랑스는 2013년부터 고위공직자 윤리기관(HATVP, 고위공직자윤리청)을 설치해 모든 장관 및 공직후보자에 대해 '재산·이해충돌 보고서'를 의무적으로 사전 심사받게 한다.

이 보고서가 불충분하거나 허위로 판명되면 임명은 자동 무효화된다. 제도적 이원화는 정치적 폭로를 줄이고, 청문회를 정책 담론의 장으로 전환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 네덜란드에서도 청문회 개최 이전에 모든 윤리적이며 도의적 자질을 검증하는 사전검증제가 시행되고 있다. 모든 장관 후보자는 내정 직후 재산, 납세, 이해충돌, 과거 형사기록 등에 대해 비공개 윤리 심사 보고서를 제출해야 하며, 이 보고서는 총리실과 하원의장에게 사전 통보되어 해당 보고서에서 심각한 문제 소지가 발견될 경우 후보자 교체가 이루어진다. 한국이 이 같은 사전검증제를 도입하면 '윤리적 사전 검증과 정책 역량 중심 청문회'라는 이원적 구조를 정당화하는 강력한 이론적·국제적 근거가 된다.

둘째, 청문회 과정에서의 허위사실 유포, 위증, 불법자료 제출 요구 등에 대해 법적 제재를 강화해 제도의 신뢰성과 후보자의 인권 보호를 병행해야 한다. 미국에서는 18 U.S. Code §1001에 따라 의회 청문회에서의 위증은 형사처벌 대상이며, 실제로 유력한 후보자들이 청문회 과정 중 허위 진술로 낙마하거나 기소된 사례도 다수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빌 클린턴 정부 당시 법무장관 후보였던 조슬린 엘더스(Jocelyn Elders)는 과거 발언과 재산신고 문제 등으로 청문회 중 고의적 사실 은폐가 드러나 자진 사퇴했다. 청문회의 신뢰는 질서와 법적 강제력이 뒷받침될 때 유지될 수 있다는 교훈이다.

또한 프랑스의 경우 고위공직자에 대한 위증, 허위 재산 신고에 대해 '공직자 윤리법(2013)'에 근거하여 최대 징역 3년 및 벌금형을 부과하고 있다. 독일 역시 '공공신뢰 침해' 항목을 통해 청문회 및 공직자 검증에서의 고의적 사실 은폐를 엄격히 다룬다. 한국도 국회에서의 위증죄는 존재하지만 실질적 처벌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후보자 측과 청문위원 간의 자료 제출 갈등은 반복적으로 청문회를 무력화시켜 왔다. 실질적 법 집행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청문회는 정치적 쇼에 불과하다. 위증·불응·허위자료 요구 등에 대한 구체적 처벌 조항과 법원의 신속한 판결 절차를 병행해야 한다.

셋째, 후보자에 대한 국민 참여형 공개질문 시스템 도입, 국회청문회 시청률 및 참여 통계의 정기 공표 등 국민과의 소통 구조를 강화하는 제도도 검토해야 한다. 미국의 경우 각 상원 위원회는 청문회 직전 공식 홈페이지 및 소셜미디어를 통해 일반 유권자들의 질의를 받거나 사전에 질문지 초안을 공개해 여론을 수렴한다. 2021년 연방교육장관 후보자 미겔 카도나(Miguel Cardona)의 인준 청문회 당시, 교사·학생·학부모의 목소리가 사전 질문에 반영되어, 그의 정책 비전에 대한 질의가 강화되고 청문회 자체에 대한 대중 신뢰도도 상승하였다. 이러한 개방적 질의 구조는 단순한 비판을 넘어서 정책형 공론장을 형성하는 데 기여한다.

독일의 경우도 공영방송 ARD 및 ZDF를 통해 청문회 생중계가 이뤄지고, 주요 질의 및 후보자의 답변은 다음 날 의회 홈페이지에 정리되어 공개된다. 일본 역시 내각 인사에 대해 주요 언론사가 정책 인터뷰 및 기획보도를 실시함으로써, 비공식 청문 문화의 일환으로 국민 참여와 정보공개를 병행하고 있다. 한국 역시 국회 홈페이지 내에 '국민 질문 채널'을 신설해 청문회에 반영하거나, 일정 청문회의 시청률 및 여론 동향을 공식 지표화하여 국회 책임성과 유권자 반영성을 높이는 구조적 개선이 필요하다.

결국 인사청문회의 개혁은 단지 인사 검증 방식의 기술적 조정이 아니라, 정치 전반의 문화와 구조에 대한 근본적 성찰과 변화에서 출발해야 한다. 여야는 이번 기회를 정쟁의 장에서 정치개혁의 출발점으로 바꾸어야 한다. 인사청문회 개혁은 국정감사, 입법청문회, 조사청문회, 상임위 질의 등 국회의 전반적 작동방식과 질을 바꾸는 정치혁신의 서막이 되어야 한다. 인사검증뿐 아니라 모든 정치활동은 특정 정권을 흠집내거나 야당과의 기싸움의 도구가 아니라, 헌법이 보장한 공공성과 민주적 정당성을 실현하는 과정임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정치란 국민을 위한 봉사의 장이며, 제도는 그 봉사의 정당성과 투명성을 담보하는 수단이다. 미국 26대 대통령 시어도어 루스벨트(Theodore Roosevelt)는 오하이오 주립대 연설(1903)에서 "공직자는 국민의 봉사자이며, 그 적격성은 국민 앞에 투명하게 드러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사청문회는 공직이 국민의 신뢰 위에 세워지도록 만드는 절차적 민주주의의 요체이다. 인사청문회야말로 투명한 정치, 유능한 공직, 책임있는 민주주의를 위한 핵심 제도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오늘날 한국은 손을 대는 영역마다 세계적 선두주자의 대열에 진입하는 잠재력을 지닌 나라다. 그러나 정치의 영역에서는 여전히 과거의 그림자, 즉 대립과 정쟁의 악순환에 갇혀 있다. 이제 정치인들도 거울 앞에서 '누가 덜 예쁜가'를 묻는 무의미한 비난의 주문을 반복하기보다는, 제도를 정비하고 세계가 주목할 만한 정치 시스템을 함께 만들어갈 때다. 인사청문회가 그 출발점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독자들을 위해 인사청문회 제도 개선을 위한 추천도서 5권을 소개한다.

1. 엘렌 보로위츠(Ellen Borowitz), 『청문회 정치의 형성』 (The Formation of Confirmation Politics, 2018)

내용: 이 책은 미국 인사청문회가 단순한 인사 검증 절차를 넘어서 정치화되고, 미디어 시대의 상징적 무대로 변화해 온 과정을 분석한다. 특히 케네디, 닉슨, 클린턴, 오바마 시기 등을 중심으로 상원의 역할이 어떻게 확장되었으며, 청문회가 어떻게 언론과 정당 정치의 결합 속에서 극장화되었는지를 보여준다. 저자는 청문회가 정권 견제라는 본래의 목적을 넘어서 사회적 갈등과 도덕적 기준을 재정의하는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중심논점과 의의: 이 책은 청문회를 정치적 도구나 정쟁의 장으로 비판하기보다는, 미국 민주주의가 스스로를 설명하고 정당화하는 공개적 담론 공간으로 진화해온 맥락을 제시한다. 특히 청문회가 투명성과 윤리성, 책임성의 기준을 사회 전체가 협상하는 공간으로 기능함을 강조하며, 청문회의 가치와 한계를 균형 있게 다룬다.

2. 피터 메렐리스, 『유럽의 정치윤리와 공직자 검증』 (Public Ethics and Political Appointments in Europe (2015)

내용: 메렐리스는 유럽 12개국의 공직자 검증 시스템을 비교 분석하면서, 윤리적 기준, 정당 내부 절차, 국회 보고 요구사항 등 공직 임명 과정의 다양성과 효과성을 평가한다. 프랑스의 HATVP 설치, 영국의 셀렉트 위원회 공개 보고, 독일의 정당 내 검증 절차 등이 각각의 제도적, 문화적 조건 속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소개한다.

중심논점과 의의: 이 책은 제도 설계의 '법적 정합성'보다는 실제로 정치적 신뢰를 형성하는 '윤리적 실효성'이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각국이 공통적으로 도덕성과 투명성을 강조하고 있으나, 정당의 자율성과 사회적 신뢰 구조에 따라 제도 작동 방식이 달라지는 점은 한국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3. 박찬준, 『한국 인사청문회 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2018)

내용: 박찬준은 한국의 청문회가 법적으로는 제도화되어 있지만, 실질적인 권한은 부족하고 정쟁화된 운영 방식이 문제라고 진단한다. 그는 도덕성과 정책 능력 검증을 분리하는 '이원화 구조', 위증과 불응에 대한 법적 제재 강화, 독립된 윤리기구 신설 등을 주요 개혁안으로 제안한다.

중심논점과 의의: 저자는 인사청문회가 단순히 정당 간 정치공세의 수단이 되어선 안 되며,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제도적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청문회가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정치 윤리 기준을 마련하고, 실질적 책임 정치를 구현하는 핵심 장치가 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4. OECD, 『정부개혁 리뷰: Government at a Glance』 (2021)

내용: OECD는 회원국의 공직자 인사제도와 행정윤리 수준을 비교하며, 한국 청문회가 지나치게 정치화되었고, 실질적인 정책 검증보다는 정쟁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음을 지적한다. 보고서는 공직자 임명 시스템의 투명성, 국민참여도, 제도 실효성 측면에서 한국이 낮은 평가를 받고 있음을 구체적인 수치와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중심논점과 의의: 국제적 기준에서 볼 때 한국의 청문회는 개선의 여지가 크며, 제도 자체의 개편뿐 아니라 청문회를 운영하는 정치 문화와 국회의 역할도 함께 변화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특히 사전 윤리 검증, 청문회 공개성 강화, 제도적 일관성 확보가 주요 과제로 제시된다.

5. 폴 피어슨(Paul Pierson), 『시간속에서의 정치: 역사, 제도 그리고 사회분석』 (Politics in Time: History, Institutions, and Social Analysis (2004)

내용: 피어슨은 정치 제도의 형성과 변화를 단기적 사건이 아니라 '시간에 따른 권력의 축적'과 '경로의존성'으로 설명한다. 그는 제도 개혁은 과거의 선택과 문화, 권력 배분 구조 속에서 제약받으며, 제도 변화의 타이밍과 제도 간 연계성이 핵심임을 강조한다.

중심논점과 의의: 인사청문회도 마찬가지로, 단순한 법 개정이 아니라 정치권력의 구조 개혁과 시민사회와의 관계 재설정이 병행되어야 실질적 변화가 가능하다는 통찰을 제공한다. 한국처럼 제도는 존재하지만 작동하지 않는 상황을 이해하는 데 유용하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최연혁 스웨덴 린네대학교 교수

*필자 최연혁 교수는 = 스웨덴 예테보리대의 정부의 질 연구소에서 부패 해소를 위한 정부의 역할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스톡홀름 싱크탱크인 스칸디나비아 정책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매년 알메랄렌 정치박람회에서 스톡홀름 포럼을 개최해 선진정치의 조건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그 결과를 널리 설파해 왔다. 한국외대 스웨덴어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스웨덴으로 건너가 예테보리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런던정경대에서 박사후과정을 거쳤다. 이후 스웨덴 쇠데르턴대에서 18년간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버클리대 사회조사연구소 객원연구원, 하와이 동서연구소 초빙연구원, 남아공 스텔렌보쉬대와 에스토니아 타르투대, 폴란드 아담미키에비취대에서 객원교수로 일했다. 현재 스웨덴 린네대학 정치학 교수로 강의와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 '좋은 국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민주주의의가 왜 좋을까' '알메달렌, 축제의 정치를 만나다' '스웨덴 패러독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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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경제 숨통 '호르무즈 10km' [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호르무즈 해협 10km 남짓의 수로가 지구촌 경제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직접 충돌 이후 이란 혁명수비대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들을 불태운다는 협박을 거듭하는 상황. 160km 길이와 폭 30~50km의 호르무즈 해협에서 실제 항로는 10km 가량이지만 전세계 에너지 거래의 심장부다. 보도에 따르면 머스크와 CMA CGM 등 주요 컨테이너 선사와 탱커, 트레이딩 하우스들은 호르무즈 통항을 전면 중단한 채 우회 또는 대기 중이다. 유럽과 중국 쪽 해운 데이터에서도 3월2일(현지시각) 기준 상업 유조선 통과가 사실상 0에 가까운 것으로 확인된다. 사실상 민간 선박의 통행이 중단되면서 충격파가 지구촌 에너지와 물류 시스템에서 물가, 통화정책, 실물경제까지 덮칠 수 있다는 우려가 번진다. 일부 투자은행(IB)은 물가 급등과 경기 침체를 의미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을 경고한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호르무즈의 좁은 심해 수로를 통과하는 원유는 교역량의 4분의 1 이상이다. 액화천연가스(LNG) 물량도 전세계 해상 거래의 20%에 이른다. AI 도구를 이용해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분석을 재가공해 보면, 호르무즈를 지나는 원유와 LNG의 80% 이상이 중국과 인도, 일본, 한국 등 네 개 국가로 전달된다. 에너지 흐름은 이미 급제동이 걸렸다. 미국 에너지정보청과 민간 데이터 업체 Kpler의 통계에 따르면 호르무즈를 거쳐 나가던 중동산 원유 가운데 상당 부분이 선적항에서부터 출항이 보류되거나 해협 인근에서 정박하는 실정이다. 호르무즈 해협과 중동 지역 [사진=미국 에너지부, 블룸버그] 걸프 산유국들은 수출항에서의 선적 일정을 조정하고 일부 물량을 내륙 파이프라인을 통해 홍해 또는 지중해 쪽으로 우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호르무즈를 완전히 대체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이미 아시아 LNG 현물 가격을 나타내는 JKM 지수는 3월2일 15.068달러/MMBtu까지 상승하며 2025년 2월13일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국제 유가도 이번 사태 직전보다 20~30% 가량 뛴 상태다. 주요 투자은행(IB)은 단기적으로 브렌트유가 배럴당 90달러 선을 중심으로 변동할 것으로 보되, 호르무즈 봉쇄가 길어질 경우 120달러 선까지도 상단이 열려 있다고 경고한다. 단순한 리스크 프리미엄이 아니라 물리적 공급 차질에 따른 구조적 유가 상승이라는 설명이다. 중국과 유럽의 경기 둔화, 미국의 셰일 생산 여력, OPEC(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의 증산 여지를 감안한 다수의 시나리오에서도 호르무즈 봉쇄로 인해 당장 하루 2000만 배럴에 달하는 물량이 제때 시장에 도달하지 못하면 과거 걸프전 당시와 유사한 수준의 가격 충격이 재현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유가만의 문제가 아니다. 유조선과 LNG선, 컨테이너선이 호르무즈와 인근 해역을 기피하거나 우회하면서 해상 운임과 보험료가 동시에 치솟는 모양새다. 한 LNG 트레이딩 업체는 중동 항로의 워 리스크(war risk) 보험료가 화물 가치의 15~25% 수준으로 치솟았다고 전했고, 이로 인해 일부 선사는 차라리 선박을 놀리거나 다른 노선으로 돌리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중국 신화통신은 글로벌 선사들이 호르무즈와 페르시아만 항로를 피하기 위해 선박을 재배치하면서 해상운임과 보험료가 동시에 상승하고, 일부 화주들은 아예 신규 예약을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운임과 보험 쇼크는 곧바로 에너지 수입 가격과 전력 요금, 나아가 광범위한 물류비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정유사와 발전사, 석유화학 기업의 원가가 이중으로 압박받게 되고, 여기에 컨테이너선과 벌크선까지 위험 해역을 피해 돌아가기 시작하면 중간재와 원자재, 곡물과 사료까지 운송 시간이 늘어나고 비용이 오른다. 호르무즈 해협의 폐쇄가 장기화되면 글로벌 공급망은 또 한 번 구조적인 병목을 겪을 전망이다. 가뜩이나 끈적끈적한 물가가 재차 급등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호르무즈 봉쇄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는 수준으로 유지될 경우 미국과 유로존, 아시아 등 주요 수입국의 소비자물가지수가 수개월간 0.5~1.0%포인트의 상방 압력을 받을 수 있다는 시뮬레이션 결과가 여러 연구기관에서 제시된다. 유가가 배럴당 120달러를 넘고 상황이 장기화되는 경우에는 특히 에너지 집약도가 높은 신흥국과 유럽 일부 국가에서 물가와 성장률이 동시에 악화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닥칠 수 있다는 경고다. AI 도구로 세계은행과 IMF, 민간 리서치기관의 모델을 종합하면 유가가 10달러 상승할 때마다 글로벌 경제 성장률은 0.1~0.2%포인트씩 떨어지고, 에너지 수입국의 경상수지와 재정 부담이 눈에 띄게 악화되는 것으로 확인된다. 유가 150달러 시나리오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에서는 일부 취약 신흥국에서 통화 가치 급락과 경상수지 위기가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는 결과도 제시됐다. 지금과 같이 전쟁과 제재, 수송 차질이 겹친 상황에서는 단순히 유가 상승분만이 아니라 LNG와 전력요금, 곡물과 비료, 운임비까지 연쇄적으로 튀어오를 수 있어 기존의 "유가 파급계수"보다 충격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이 AI 기반 시뮬레이션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난다. 호르무즈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아시아 제조 강국들의 심장부를 이루는 반도체와 석유화학, 철강, 조선, 자동차 산업이 동시에 압박을 받을 전망이다. 정유사와 발전사는 더 높은 가격에 원유와 LNG를 조달해야 하고, 이는 곧 전기 요금과 산업용 연료비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석유 화학과 철강, 시멘트 등 에너지 소비가 높은 업종은 원재료와 연료 비용 상승과 동시에 해상 운임 상승까지 감내해야 한다. 자동차와 조선, 전자업체들은 중간재와 부품 공급 지연, 운송비 상승, 해외 수요 위축이라는 삼중고를 마주할 수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10km 바닷길이 막히면서 에너지 공급과 해상 운임, 보험료와 전력 요금, 나아가 세계 각국의 물가와 성장률까지 동시에 흔들리는 '복합 쇼크'가 현실화되는 시나리오를 경고한다. shhwang@newspim.com 2026-03-03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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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0만 울린 '왕사남 강가 포스터'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2026년 최고 흥행작에 등극한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900만 관객 돌파를 기념해 짙은 여운을 남기는 강가 포스터를 공개했다. '왕과 사는 남자'가 3일 900만 관객 돌파에 힘입어 강가 포스터를 공개했다. 영화 속 이홍위(박지훈)의 마지막과 함께 공개되는 장면 속 아련한 모습을 담아 깊은 울림을 전한다. 공개된 포스터는 왕위에서 쫓겨나 청령포로 유배된 이홍위가 강가에 홀로 앉아 쓸쓸히 물장난 치는 장면을 담았다. 흰색 도포를 입고 쪼그려 앉은 이홍위의 모습은 어린 나이에도 자유를 꿈꿨을 그의 심정을 짐작하게 해 먹먹한 감정을 자아낸다. [사진=(주)쇼박스]  특히, 엄흥도 역의 유해진과 이홍위 역의 박지훈이 포스터 속 장면에 대해 직접 소회를 밝힌 바 있어 관객들의 감정을 배가시킨다. 유해진은 "이홍위가 유배지 강가에서 물장난 쳤던 모습이 기억에 남고, 그때 엄흥도의 심정은 아들을 바라보는 심정이 아니었을까? 유배지가 아니라면 자유롭게 있을 나이인데, 너무 안쓰러웠다"라 말하며, 해당 장면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언급하기도 했다. 박지훈 또한 "강가에 쪼그리고 앉아 있는 장면은 해진 선배님의 제안으로 생긴 장면. 생각해 보니 친구들과 뛰어놀고 싶을 시기, 유배지에 와서 혼자 물장난을 치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그런 단종의 마음을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며, 해당 장면의 비하인드 스토리와 함께 이홍위의 복합적인 내면을 표현하고자 고심했던 과정을 밝혀 눈길을 모았다. 이처럼 배우들은 물론 900만 관객의 마음을 뒤흔든 강가 포스터는 '비운의 왕'이라는 단종의 단편적 이미지에서 벗어나 '인간 이홍위'에 집중한 '왕과 사는 남자'만의 서사를 선명하게 드러낸다. '왕과 사는 남자'는 1457년 청령포, 마을의 부흥을 위해 유배지를 자처한 촌장과 왕위에서 쫓겨나 유배된 어린 선왕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모두가 알고 있는 역사 속 숨겨진 단종의 이야기로 900만 관객의 마음속에 묵직한 감동을 남기며 파죽지세의 흥행을 기록 중이다.  jyyang@newspim.com 2026-03-03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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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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