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타결 직후 워싱턴D.C.서 브리핑
상호 관세 25%→15% 인하 합의 결정
"큰 틀 합의 끝나…세부내용 추가 협의"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한국의 미국 상호관세가 25%에서 15%로 하향되는 것으로 관세 협상이 타결됐다. 주력 수출 품목인 자동차232조 관세도 25%에서 15%로 내리고, 향후 관세 부과가 예고된 반도체나 의약품 등 다른 품목관세도 최혜국 대우를 받을 예정이다.
이번 협상 과정에는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가 핵심으로 작용했지만, 액화천연가스(LNG) 등 미국산 에너지 4년간 1000억달러 구매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쌀과 소고기 등 농축산물 시장 개방은 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됐다. 미국 측이 한국 농업의 민감성을 이해했으나, 향후 검역절차 개선 등 기술적 사항에 대한 합의를 추가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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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0일 저녁(현지시간) 주미한국대사관에서 '한-미 통상협의 결과브리핑'에서 발표문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2025.07.31 plum@newspim.com |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부총리는 30일(현지시간) 협상 타결 직후 한국 대사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당초 8월 1일부터 모든 대미 수출 제품에 적용될 예정이었던 상호 관세는 25%에서 15%로 인하하기로 합의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구 부총리는 "자동차 및 관련 부품에 적용되는 품목 관세는 현재 2%에서 일본과 동일한 15%로 인하됐다"며 "반도체, 의약품 등 앞으로 부과될 가능성이 있는 품목 관세에 대해서는 다른 나라에 비해 불리한 대우를 받지 않는 최혜국 대우를 약속받았다"고 말했다.
구 부총리는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가 이번 합의에 가장 기여했다고 평가하면서도 다른 분야의 협력도 중요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조선 분야 이외에도 반도체, 원자력, LNG 등을 포함한 에너지, 2차 전지, 바이오, 의약품, 핵심 광물 등 경제 안보 분야에서 한미 양국의 전략적으로 중요하게 추진될 필요가 있다"며 "우리 기업들이 경쟁력을 보유한 분야를 위한 대미 금융 패키지도 2000억불 규모로 마련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구 부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트루스 소설에서 밝힌 3500억불은 조선업 분야 1500억불과, 핵심 광물 등 경제 안보 분야 지원을 위한 2000억불의 대미 금융 패키지를 합한 것을 의미한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대미 금융 패키지는 일본이 미국과 합의한 5500억불 규모의 투자 펀드와 유사한 방식으로 이루어질 계획이다"라며 "우리와 일본의 경제 규모를 감안해 일본에 비해 36% 수준의 규모로 합의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작년 기준 한국과 일본의 대미 무역 흑자가 유사한 수준임을 감안할 때 우리 상황과 입장이 반영된 결과"라고 평가했다.
또 "LNG 등 미국 에너지 구매를 향후 4년간 1000억불 확대하는 합의도 포함됐다"며 "이는 우리에게 필요한 에너지 구매처를 미국으로 확대 전환하는 것으로 우리 경제에 추가적인 부담을 야기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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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트럼프 대통령과 우리 정부 공지가 달랐던 농축산물 개방에 대해 구 부총리는 "미측은 우리 농업의 민감성을 이해하고 추가적인 시장 개방은 하지 않는 것으로 합의했다"고 분명히 말했다.
다만 그는 "농축산물에 대한 미측의 비관세 장벽 축소 및 시장 개방 확대가 강하게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라며 "트럼프 대통령도 과채류에 대한 한국의 검역 절차에 대해서 문의하며 많은 관심을 표명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비관세 장벽과 관련해서 앞으로 검역 절차 개선, 자동차 안전 기준 동등성 인정, 상한 폐지 등을 포함해 기술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앞으로 협의를 계속 이루어 나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구 부총리는 이번 합의 결과를 두고 "정부가 6월 4일 출범함에 따라 일본, 유럽연합(EU) 등 올해 초부터 협상을 진행한 다른 나라들에 비해 시간에 쫓기고 충분한 협의 기회를 갖지 못한 불리한 상황이었다"고 인정하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등 경쟁국들과 동일한 수준의 관세 인하 합의를 이끌어냄으로써 불확실성에 시달려온 우리 기업들이 다른 나라 기업들과 동등하거나 오히려 더 나은 조건으로 미국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게 됐다"고 자평했다.
그는 "한미 FTA가 체결된 우리에게 관세 15%는 도전적일 수 있다"면서도 "우리 기업들의 창의성과 경쟁력이 발휘된다면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큰 틀에서의 합의는 마쳤지만, 세부적인 내용은 미측과의 추가 협의를 통해 채워 나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방미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구 부총리는 "조선업 협력 패키지 등 오늘 합의의 후속 조치가 원활히 이루어지도록 관계 부처 기업들이 긴밀히 협의해 우리 경제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재명 대통령님의 조속한 방미를 요청한 만큼 성공적인 방문이 될 수 있도록 실무적으로 뒷받침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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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ee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