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사회 사건·사고

속보

더보기

[34년의 외침]② "일본인인 내가 부끄럽다"…日 양심 울렸지만 정부는 외면

기사입력 : 2025년08월14일 18:25

최종수정 : 2025년08월14일 18:25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일본 시민들도 눈물흘리고 분개했지만...사과없는 일본정부

[서울=뉴스핌] 조승진 기자 = "아사히신문의 어느 한 남성 기자는 김학순 할머니의 증언 집회 이후 숙소에 찾아와 큰절을 올리며 무릎을 꿇고 '내가 일본인인 것이 부끄럽다. 남성인 것이 부끄럽다. 죄송하다'며 연신 고개를 숙였어. 일본의 양심 세력들은 과거에 분노하고 일본이 사죄해야 한다고 생각한거지"

14일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김혜원 씨(90)는 고(故) 김학순(1924~1997) 할머니가 일본에서 '위안부' 피해를 증언한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그는 한국교회여성연합회(한교연) 활동가이자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현 정의기억연대 전신) 창립 구성원으로, 일본 '위안부' 피해자인 김 할머니가 일본 도쿄, 오사카, 고베 등을 돌며 증언 집회에 나설 때 동행했다.

고 김학순 할머니가 1991년 8월14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생존자 중 최초로 피해사실을 공개 증언하는 모습. [사진=정의기억연대 제공]

◆ '위안부' 증언 들은 아사히 기자, 무릎 꿇고 "일본인인 게 부끄러워"

한교연 총무이자 정대협 창립 구성원이었던 윤영애(82) 씨는 "김 할머니의 증언 이후 일본군 '위안부' 피해 신고가 밀려들기 시작했다"며 "세계 곳곳에서 기자들이 몰려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정부에 신고된 '위안부' 피해자 숫자는 240명, 이들 중 상당수는 김학순 할머니의 발언에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김학선 할머니의 34년 전 용기가 다른 피해자들에게 민들레 홀씨처럼 퍼졌고, 변화를 이끌어낸 것이다. 

1991년 12월, 고 김학순 할머니(가운데)가 일본 도쿄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 증언 집회에 참석한 모습. [사진=정의기억연대 제공]

김 할머니가 국내에서 최초로 증언한지 117일 후인 1991년 12월 9일, 일본에서 처음으로 증언 집회를 열었을 때는 300여 명을 수용하는 도쿄 YMCA회관 강당에 600여 명이 올 정도로 관심이 뜨거웠다. 밖에는 한겨울 칼바람이 몰아치고 있었지만, 강당 내부는 창문을 다 열어놔도 온 얼굴에서 땀이 흐를 정도였다. 그런데도 김 할머니는 동요 없이 겪은 일에 대해 분명한 어투로 말했다고 김 씨는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기억했다.

김 씨는 "김 할머니는 지금까지 쌓인 한을 토해내는 것처럼 보였다"며 "'내가 이렇게 살아있는데, 일본이 아니라고 하니 나섰다. 너희들, 없다고, 안 했다고 거짓말하지 마라. 피해자가 나다. 일본은 들어라'라고 말할 때는 눈에 시퍼런 불길이 나오는 것 같았다"고 했다.

그때까지 일본은 '위안부' 제도와 피해자들의 강제 동원 사실 모두를 부정하는 입장을 보였다.

이 때문에 김 씨는 당시 일본 사람들도 김 할머니의 증언에 큰 충격을 받은 듯 보였다고 했다. 김 할머니의 발언 중간중간 그들의 분개하는 한숨 소리가 연이어 들렸다. 눈물을 흘리는 이들, 잘못했다고 사죄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응원하겠다', '건강하시라'는 말도 들었다.

김 씨는 "일본 시민들이 굉장히 뜨겁게 호응했고, 이 상태로 간다면 일본 시민들이 일본 정부를 압박해 5년 정도면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까 했다"며 "이 문제가 얼마나 뿌리 깊은지, 일본이 어떤 나라인지 몰랐던 것"이라고 회상했다.

◆ 피해 생존자 240명에서 6명…'수요시위'는 최장기 시위로 기네스북 등재

1993년 8월, 일본 정부는 '고노 담화'를 통해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군의 관여와 강제성을 일부 인정하며 사과했다. 그러나 고노 담화에는 법적 책임 인정이나 직접적인 국가 차원의 배상이 명시되지 않았다.

이후 아시아여성기금(1995년), 한일 '위안부' 합의(2015년) 등에서 일본은 여전히 국가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를 보였다. 박근혜 정부 때 한일 '위안부' 합의에 따라 설립된 '화해치유재단'은 '피해자 동의 없는 졸속 합의'라는 시민사회의 비난을 받다가 2018년 문재인 정부가 사실상 해산시켰다.

2021년부터 올해까지 한국 법원은 피해자와 유족에게 일본 정부의 손해배상 판결을 잇달아 내렸다. 하지만 일본은 주권 국가로써 타국 재판을 받지 않는다는 국제 관습법상 '국가면제 원칙'을 내세워 이행을 거부하고 있다.

김 할머니는 일본의 진정한 사과를 듣지 못한 채 1997년 12월 16일 별세했다. 하지만 그의 용기 있는 증언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진실을 전 세계에 알리는 결정적인 계기로 평가받는다.

아시아연대회의는 2012년, 김 할머니의 최초 증언일인 8월 14일을 '세계 '위안부'의 날'로 제정했다. 2018년 우리 정부도 이날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국가 기념일로 지정했다.

김 할머니의 증언을 기리는 일은 2021년에도 이어졌다. 그해 뉴욕타임스는 뒤늦은 부고 기사를 통해 "김 할머니의 용기는 일본, 필리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중국, 호주, 네덜란드 등 세계 각국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추가증언을 끌어냈다"고 의미를 밝혔다.

앞서 1998년 유엔인권소위원회 보고서에서 일본군 위안소 운영을 '반인류 범죄'로 규정한 게이 맥두걸 전 유엔 특별보고관은 "내가 보고서에 쓴 어떤 것도 김 할머니의 30년 전 직접 증언이 미친 영향력의 근처에도 가지 못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국내 시민사회는 고령인 피해자들이 모두 세상을 떠나기 전에 일본 정부의 공식 사죄와 법적 배상을 받아내기 위해 지금도 매주 일본대사관 인근에서 수요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1992년 1월 8일 시작된 수요시위는 올해로 33년째를 맞는다. '세계에서 가장 오랫동안 이어진 정기 집회'로 기네스북에도 등재됐다. 

34년간 이어진 증언 속에서 생존자는 이제 6명으로 줄었다. 평균 연령 96세인 그들에게 일본 정부는 용서를 구할 마지막 기회마저 흘려보내고 있다.

chogiza@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변상문의 화랑담배] 제2회 광복군 변상문의 '화랑담배'는 6·25전쟁 이야기이다. 6·25전쟁 때 희생된 모든 분에게 감사드리고, 그 위대한 희생을 기리기 위해 제목을 '화랑담배'로 정했다.  1940년 9월 17일 중국 중경 가릉호텔에서 성대한 행사가 열렸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광복군 창설식이었다. 미국 한인 동포들이 보내온 돈 4만원으로 조직한 군대였다. 지금 돈으로 환산하면 20억 원 정도 된다. 총사령관 이청천 장군, 참모장 이범석 장군, 제1지대장 이준식, 제2지대장 고운기, 제3지대장 김학규, 제5지대장에 나월환을 임명했다. 지대장은 지금의 사단장에 해당한다. 모두 봉오동 전투, 청산리 전투를 비롯하여 남북 만주에서 전개된 항일무장투쟁에 직접 참여하여 활동한 독립군 출신이었다. 한국광복군 훈련반 제1기 졸업사진. [사진= 독립기념관] 임시정부 주석 김구는 포고문을 통해 "국내외 동포들에게 알립니다. 1940년 9월 17일부로 대한민국 광복군을 창설하였습니다. 광복군은 1907년 8월 1일 일제가 대한제국 군대를 해산한 날이 바로 광복군 창설일임을 선언합니다. 광복군은 구 한국군의 후신으로 33년간에 걸친 의병과 독립군의 항일무장투쟁을 계승한 전통 무장 조직입니다"라고 했다. 대한제국 국군-의병-독립군의 군맥(軍脈)과 군혼(軍魂)을 분명하게 잇고 있음을 천명한 것이다. 부대 편성은 소대, 중대, 대대, 연대, 여단, 사단 6단으로 편성하였다. 총 3개 사단을 조직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인원이 적은 상황에서 우선 지대를 만들고, 각 지대를 구대와 분대로 연계한 전투부대를 구성했다. 임시정부에서 1940년 9월 19일 중국 국민당 정부에 통보한 '한국광복군 총사령부 직원 명단'에 의하면, 부대 규모가 총사령부와 4개 단위부대, 여기에다 조선혁명군 부대까지 포함하여 5000여 명이었다. 임시정부에서는 1941년 12월 연합국의 일원으로 일본에 선전포고했다. 1942년에는 미국 측에 "미국이 제주도를 해방 시켜 주면, 중경에 있는 임시정부를 제주도로 옮긴 후, 광복군이 미군과 함께 한반도 상륙작전을 전개하겠다."라고 제안하였다. 이 제안은 실제로 미국 OSS 부대(지금의 CIA)와 1945년 4월부터 8월까지 강도 높은 국내 진공 작전을 준비했다. 주요 훈련은 3개월 기간에 고공낙하, 암살법(권총에 특수장치를 하여 소리 없이 암살하는 방법), 통신(암호의 작성 및 해독법, 무전기 조작 및 수리), 교란 행동, 정보수집, 폭파 등 이었다. 일과는 07:00∼12:00 오전 훈련, 13:00∼18:00 오후 훈련, 19:00∼22:00 야간 훈련이었다. 주요 임무는 대한민국으로 낙하산과 잠수함으로 침투하여 미 공군 공습에 필요한 지형 등의 정보를 제공하고 일본군 군사시설 탐지 및 파괴 지하 유격대를 조직하여 연합군 상륙작전 시 제2선에서 연결하는 작전이었다. 마침내 1945년 8월 7일 모든 훈련을 마치고 국내진공작전 출정식을 개최했다. 개시일은 8월 10일이었다. 출정식 때 장준하 경기도 공작 반장은 "나는 조국광복을 위해 죽음을 선택했습니다. 내가 나의 죽음을 지불하면, 내 능력껏 그 대가가 조국을 위해서 결제될 것입니다. 나의 각오는 한 장의 정수표입니다. 발생인은 장준하, 결제인은 조국입니다"라는 유서까지 작성했다. / 변상문 국방국악문화진흥회 이사장 2025-09-08 08:00
사진
'포스트 이시바' 누구?...고이즈미·다카이치 선두 [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자민당 총재직 사임을 공식화하면서, 일본 정국의 관심은 차기 자민당 총재 선거로 쏠리고 있다. 집권당 총재가 곧 총리직을 맡는 일본 정치 구조상 이번 총재 선거는 사실상 다음 총리를 뽑는 절차다. 자민당은 조만간 새로운 총재 선거 일정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번 선거에서는 지난 2024년 9월 총재 선거에서 이시바 총리와 경합했던 주요 인사들이 다시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담당상,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 모테기 도시미쓰 전 간사장, 고바야시 다카유키 전 경제안보담당상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정국 운영이 소수 여당이라는 제약 속에서 이루어지는 만큼, 차기 총재가 야당과 어떻게 연대할지, 어떤 연립 구도를 짤지가 최대 쟁점으로 꼽힌다. '포스트 이시바' 후보로 꼽히고 있는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농림수산상 [사진=로이터 뉴스핌] ◆ 고이즈미·다카이치 선두권 현재 여론조사에서는 고이즈미 농림수산상과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상이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지난달 29~31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차기 총리에 적합한 인물로 다카이치가 23%, 고이즈미가 22%를 기록했다. 나란히 1, 2위다. 자민당 지지층으로 한정하면 고이즈미가 32%로, 다카이치(17%)를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카이치는 2024년 총재 선거에서 1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으나 결선에서 이시바에게 역전패했다. 고이즈미 역시 의원 표에서 선두에 올랐지만 당원 표에서 밀리며 결선에 오르지 못했다. 두 사람 모두 당내 기반과 대중적 인지도를 겸비해 차기 선거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주자들이다.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1981년생(44세)으로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차남이다. 2009년 중의원 첫 당선 이후 줄곧 '포스트 아베', '차세대 리더'로 주목받았다. 환경상, 농림수산상을 거쳤으며 개혁 성향과 젊은 이미지로 지지층을 넓혔다. 2024년 총선에서 당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으나 참패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이후 농림수산상으로 복귀해 쌀 유통 개혁 등 농정 개혁에 매진했다. 대중적 인지도와 '고이즈미 브랜드'라는 정치 자산이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상은 1961년생(64세)으로 보수 강경파로 분류되는 여성 정치인이다. 2021년 총재 선거에 첫 도전해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전폭적 지원을 받으며 3위를 기록했다. 2024년 총재 선거 1차 투표에서 최다 득표(의원 72표, 당원 109표)를 얻었으나 결선에서 이시바 총리에게 역전 당했다. 유일한 여성 후보로서 '보수의 아이콘' 이미지를 갖고 있으며, 아베 전 총리와 가까웠던 의원 그룹이 주된 지지 기반이다. 이시바 정권에서 당직 제안을 거절하며 독자 노선을 유지해 왔다. '포스트 이시바' 후보로 꼽히는 다카이치 사나에 전 일본 경제안보담당상 [사진=로이터 뉴스핌] ◆ 하야시·모테기 등 잠룡도 주목 고이즈미와 다카이치 두 선두 주자 외에 잠룡들의 행보도 주목된다.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옛 기시다파 일부의 지지를 받고 있으며, 이시바 정권의 2인자로서 존재감을 키워왔다. 모테기 도시미쓰 전 간사장은 당내 경험과 풍부한 인맥을 강점으로 삼고, 아소 다로 전 부총리와 교류를 통해 지지 기반을 다지고 있다. 고바야시 다카유키 전 경제안보담당상은 5선 의원으로, 동기 의원들과 옛 니카이파의 지원을 받으며 출마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 총재 선거 이후에도 정국 '안갯속' 자민당 총재 선거는 국회의원 표와 당원·당우 표를 합산하는 방식이 원칙이지만, 긴급 시에는 국회의원과 지방 지부 대표만 투표하는 '양원 의원 총회' 방식으로 대체될 수 있다. 이 경우 의원 표의 비중이 커져 파벌 역학이 중요해진다. 차기 총재가 선출되더라도 곧바로 정권 안정으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일본 헌법상 총리는 국회에서 지명되는데, 자민·공명 양당은 현재 중의원과 참의원 모두에서 과반을 잃은 상태다. 따라서 야당이 단일 후보를 세워 결집할 경우, 자민당 총재가 총리로 지명되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자민당 총재가 총리에 오르더라도, 예산안·세제 개혁 법안 등 국정 운영은 야당 협조 없이는 불가능하다. 이런 이유로 차기 총재는 곧바로 '연립 확대'나 '정책 연대'를 추진할 수밖에 없고, 총재 선거 과정에서도 어떤 야당과 손을 잡을지가 핵심 화두가 된다. 결국 이번 자민당 총재 선거는 단순히 차기 지도자를 뽑는 절차를 넘어, 일본 정치가 다당제 속에서 어떤 연립 구도를 구축할지 시험대가 되는 분기점으로 평가된다. goldendog@newspim.com 2025-09-08 09:26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기사제목
기사가 번역된 내용입니다.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