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슨홀 심포지엄 개막...22일 파월 연설에 '시선 집중'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평화협상 진전에 브레이크가 걸리고, 인도의 러시아 원유 구매와 관련한 미국의 압박이 계속되면서 21일(현지시간) 국제유가는 상승했다.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연설을 기다리며 금값은 소폭 하락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10월물은 83센트(1.2%) 상승한 배럴당 67.67달러에 마감하며 2주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9월물은 81센트(1.3%) 오른 배럴당 63.5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주간 유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와의 전쟁에 외교적 종지부를 찍을 것이라는 기대 속에 하락세를 보였으나, 협상 교착으로 인해 원유 거래자들이 다시 신중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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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사진=로이터 뉴스핌] |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협상 지연의 책임을 서로에게 전가했고, 이날 러시아는 유럽 국경 인근에서 대규모 공습을 감행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정유소를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석유 트레이딩 자문사 리터부시앤어소시에이츠는 이날 보고서에서 "일부 지정학적 위험 프리미엄이 서서히 다시 시장에 반영되고 있다"고 전했다.
PVM 오일 어소시에이츠의 애널리스트 타마스 바르가는 "평화 협상의 불확실성은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 가능성이 재부각됐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책사'로 불리는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고문은 파이낸셜타임스(FT)에 보낸 기고문에서 "인도는 미국과의 무역에서 얻은 달러로 러시아산 원유를 사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미국의 전략적 파트너로 대우받기를 원한다면 그에 맞는 행동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예상보다 큰 폭의 미국 원유 재고 감소가 확인되면서 강한 수요를 시사한 점도 유가를 지지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8월 15일로 끝난 주간 미국 원유 재고는 600만 배럴 감소했다. 애널리스트들은 180만 배럴 감소를 예상했었다.
스톤X의 애널리스트 알렉스 호데스는 고객들에게 "국내 원유 재고의 이러한 타이트한 상황은 IEA와 EIA가 2026년 전망으로 제시한 공급 과잉 예상과 대조되며, 이는 트레이더들의 시장 전반 기대에 도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은 또한 다음 달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한 신호를 얻기 위해 와이오밍 주 잭슨홀에서 이날 개막한 심포지엄을 주목하고 있다.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 파월 연준 의장 연설은 금요일에 예정돼 있다.
금 가격은 달러 강세 영향으로 소폭 하락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12월물은 0.2% 하락한 온스당 3386.50달러에 마감됐고, 금 현물은 한국시간 기준 22일 오전 2시 47분 기준 0.3% 내린 3337.95달러를 기록했다.
주요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지수(DXY)는 0.4% 상승해 금 가격 매력을 떨어뜨렸다.
마렉스 애널리스트 에드워드 메이어는 "만약 (파월 의장이) 9월 금리 인하를 시사하더라도 시장은 이미 이를 예상하고 있기 때문에 큰 반응은 없을 것"이라며 "만약 10월, 11월, 12월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언급한다면 달러는 약세로 전환되고 금값은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준은 지난해 12월 이후 금리를 동결하고 있지만, CME 페드워치 도구에 따르면 트레이더들은 9월 0.25%포인트 금리 인하 가능성을 71%로 보고 있다.
리서치 회사 피치 솔루션즈 산하 BMI는 올해 금 가격 전망치를 온스당 3250달러로 150달러 상향 조정했다.
BMI는 메모에서 "9월 연준 금리 인하를 앞두고 시장이 대비하면서 금값은 앞으로 몇 주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며 "다만 금리 인하 이후 금값 상승 여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며, 대부분은 이미 가격에 반영돼 있다"고 덧붙였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