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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거리에 50만파운드(약9억원) 조각 세운 곰리 "삶에서 예술 느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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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큐브,타데우스로팍 개인전 동시개막
인간과 공간 관계 탐색한 조각 드로잉 전시
원주 뮤지엄산의 대규모 전시도 11월말까지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인간과 공간의 관계를 조각으로 표현해온 영국 작가 안토니 곰리(b.1950)가 다시 한국을 찾았다. 지난 6월 강원도 원주의 뮤지엄 산(관장 안영주)에서의 대규모 개인전을 개막하며 내한한 데 이어 이번에는 서울 두 곳서 개인전을 열기 위해서다.

안토니 곰리는 화이트큐브 서울점이 들어선 서울 도산대로(신사동) 거리에 자신의 철조각 2점과 콘크리트 조각 1점 등 총 3점의 미술품을 설치해 화제다. 

[서울=뉴스핌] 영국 대사관저에서 자신의 최근 작업에 대해 설명하는 안토니 곰리. 올해는 자신에게 특별한 해로, 원주 뮤지엄 산 전시(6월30일~11월30일)에 이어 서울 두곳(화이트큐브,타데우스로팍)서 신작을 발표해 기쁘다고 했다. 한국은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 문화적 자긍심, 목표를 이루고자 하는 능력이 있다고 한 곰리는 "서울은 특별한 메시지가 발신되는 도시다. 그 속의 인간은 때론 공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5.08.29 art29@newspim.com

서울 정동의 주한영국대사관저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난 곰리는 "조각을 거리에 설치했는데 행인 중에는 발로 차는 이도 있지 않겠느냐?"고 묻자 "갤러리 내부가 아닌 거리에 작품을 세운 것은 누구나 지나다니면서 보고 느끼게 하고 싶어서다. 우리의 자유가 확대되고, 예술이 삶에 가깝도록 길가에 설치했다. 갤러리 공간이 아니니 개중에는 발로 차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유, 킥 잇(You, Kick It)'!. 뭐, 좋다. 그런데 조각이 딴딴해 발은 좀 아플 것이다. 그러면서 조각이 물을 것이다. '당신 뭐하고 있냐(What are You Doing)?'고. 그 때 이런 생각을 해보는 것도 괜찮겠다. 어쩌면 생에서 마주칠 바위같은 것을 말이다"라고 답했다.  

원래 곰리는 공공장소라든가 거리에 작품을 세우길 좋아했던 작가다. 지금 이 순간에도 그의 조각은 전세계 거리 곳곳에 세워져 오가는 이들과 만나고 있다. 작가는 "작품을 폐쇄적인 갤러리 안이 아니라, 거리에 세움으로써 개인과 소통하고 접점을 찾기 위해서다. 요즘은 사람들이 스마트폰으로 정보를 찾고, 기기와 소통하는데 온 시간을 쓴다. 하지만 인간은 직접적인 물리적 경험이 중요했던 존재였다. 그리고 무언가를 만드는 존재였다"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서울 도산대로 거리에 세워진 자신의 조각 앞에 선 안토니 곰리. Portrait of Antony Gormley in the exhibition 'INEXTRICABLE' at White Cube Seoul. 사진 ©White Cube, Jeon Byung Cheol 2025.08.31 art29@newspim.com

이어 "정보를 얻었다고 모두 얻은 건 아니다. 직접적으로 몸으로 만지고, 느끼는 게 중요하다. 오픈AI로 인해 인간 존재는 더 많은 문제를 안기 시작했다. 또 더이상 인류가 생태계를 파괴해서도 안된다. 인간 삶도 중요하지만 인간 이외의 생태계가 이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내 작품은 기념비적인 조각이 아니다. 거룩하지 않다. 그저 나를, 내 감정을 예술에 담은 것이다. 내 조각들이 사람들로 하여금 자기성찰을 하게 하고, 회의적 사고를 하게 하면 좋겠다"고 했다.

▲신체를 매개로 한 세계의 재해석, 안토니 곰리 작품 서울서 만난다

안토니 곰리의 서울 전시는 화이트큐브 서울과 타데우스로팍 서울이 공동기획해 '불가분적 관계(Inextricable)'라는 타이틀로 9월 2일 개막한다. 화이트큐브 서울은 'Bunker', 'Beamer', 'Blockwork' 시리즈의 조각 6점을 소개하며, 타데우스로팍 서울은 'Extended Strapwork', 'Open Blockworks' 시리즈 등의 조각 8점과 드로잉을 소개한다.

이번 곰리의 '불가분적 관계'전은 도시의 공적인 공간과 안식처를 파고들어 인간과 도시간 복잡하게 얽힌 관계를 탐구하는 것이 특징이다. 서로 깊이 연결된 둘의 상관성에 대해 작가는 "환경이 인간을 형성한다(The world now builds us)"라는 평소의 철학을 드러낸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청담동 거리에 설치된 곰리의 조각. 각각 50만파운드(한화 약 9웍4000만원)에 해당되는 작품이다. 이미지제공=White Cube Seoul. 2025.08.31 art29@newspim.com

현재 전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도시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으며, 유엔은 이 수치가 2050년까지 70%에 이를 것이라 예할 만큼 도시와 인간은 그야말로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이에 곰리는 성찰적 사유의 공간이자 도시건축의 재료와 방식을 담론하는 논쟁의 장을 전시를 통해 제시한다. 자신의 조형언어를 통해 인간 신체라는 하나의 독립된 공간과 그것을 둘러싼 환경 사이에 공명하는 긴장감을 표현한다.

안토니 곰리는 "서울이란 대도시는 밀집된 인프라와 고층건물 숲이다. 나는 그 도시적 조건을 인간의 감각, 사고방식, 신체의 위치까지 구성해나가는 '살아 있는 구조'로 생각한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도시와 인간존재 사이의 관계, 그로부터 파생되는 인식과 감각의 문제에 대해 힘께 생각해보자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예술은 인간의 더 넓은 자각을 이끌어낸다. 자각을 의식적인 경험으로 끌어올리는 도구가 되기도 한다. 나는 예술로 인해 우리가 현 순간을 더욱 생생히 살 수 있게 되길 바란다. 특히 우리를 둘러싼 환경과 몸의 움직임, 정신, 영혼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민감하게 감지할 수 있도록 일깨워주는 예술을 지향한다. '불가분적 관계'는 오늘날 우리 신체가 거주 환경의 건축 구조와 맺고 있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하나의 실체로 경험하게 한다"고 밝혔다.

작가는 또 "올해는 내게 특별한 한 해다. 특별함이 내재된 한국에서 전시들을 잇따라 열게 되었고, 특히 원주 뮤지엄 산에는 안도 타다오 건축가와 함께 그라운드라는 상설전시관을 만들었다. 지금은 전남 신안의 비금도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데 내 생애 가장 큰 프로젝트가 될 것이다"라고 했다.

화이트큐브 서울은 도시 안팎 공간을 가로지르며 신체와 호흡하는 조각 6점을 선보인다. 이 작품들은 도시구조의 문법을 통해 신체를 재구성하며, 갤러리 외부에는 실물 크기의 주철 조각 2점이 설치되어 신체의 정적인 순간을 형상화하고 있다. 거리에 세워진 그의 등신대 크기 조각은 가만히 서서 상념에 빠진 듯하기도 하고, 얼굴을 파묻고 앉아 살짝 흐느끼는 듯하다.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안토니 곰리 'Bigslew' 2024, 이미지 제공=화이트큐브 서울 2025.08.31 art29@newspim.com

즉 '몸틀기 IV(Swerve IV,2024)는 인도와 차로 사이 연석에 세워져 보행자의 경로를 잠깐 차단하거나 신체감각을 일깨운다. 'Blockwork' 시리즈의 '쉼 XIII.2024)은 낮은 벽에 조용히 기대앉아 사색에 잠긴 듯한 자세다. 두 작품 모두 주철 소재가 가진 밀도감을 통해 존재를 물리적, 개념적으로 안착시키며 인간과 대도시간 밀접한 상관관계를 보여준다.

마찬가지로 외부에 설치된 또 다른 작품 '움츠림(Retreat: Slump,2022)은 높은 건물들 사이 좁은 통로를 점령한채 자리한다. 입을 대신해 작게 뚫린 사각형 구멍은 어두운 내부를 가만히 엿보게 한다. 이는 작가가 말하는 '정지된 몸이 마주하는 무한한 어둠'이자, 신체가 고요해졌을 때 주어지는 자유의 공간임을 드러낸다.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안토니 곰리 '용기2' 2024, 콘크리트. 이미지제공 화이트큐브 서울. 2025. 08.31 art29@newspim.com  

'Beamer' 시리즈의 '용기 2(Pluck 2,2024)'는 인체 크기의 등신대 조각으로 갤러리 유리 외벽과 내부 벽 사이의 틈에 끼워지듯 설치되어, 상업적 매대에 진열되는 예술의 현 위치를 상징정으로 비춘다.

이어지는 전시 내부공간에서는 강철막대의 직선구조로 구성된 '대전환 III(Big Slew.2024)과 '거대 형상III(Big Form III, 2024)이 등장한다. 곰리 특유의 반복과 축적의 조형언어로 구축된 두 작품은, 신체의 질량을 건축언어로 또 한번 변환해냄으로써 인간의 움직임과 행동양식이 어떻게 우리의 삶을 형성하고, 제약하며, 통제하는지 질문한다.

타데우스로팍 서울에서는 인간 신체를 통해 공간인식의 확장을 유도하는 곰리의 조각 8점이 설치됐다. 조각과 함께 드로잉도 다수 나왔다. 타데우스로팍 서울에서 선보이는 작품들은 신체의 내적 상태와 그것이 일상 공간에 내재되는 양상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작품들은 인간이 공간과 하나가 되면서 서로 확장하고 어우러지는 정경이 예리하게 형상화됐다. 인간해석과 공간해석에 있어 곰리의 뛰어난 역량을 유감없이 확인시켜준다.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안토니 곰리의 타데우스 로팍 서울 전시전경. 2025.08.31 art29@newspim.com

'Extended Strapwork' 시리즈의 '정착(Dwell)(2022), '지금 (Now,2024), '여기 (Here, 2024)'는 조각이 신체의 경계를 넘어 그것이 점유하고 있는 공간의 가장자리까지 뻗어 나감으로써, 공간의 직각적 구조가 우리의 감각과 인식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드러낸다.

영속적인 선의 구조를 가진 일련의 조각들은 뫼비우스띠의 순환논리를 구현하며 내부와 외부를 끊임없이 이어주고 만나고 확장된다. 형태와 장(field), 주체와 환경 사이의 구분을 무너뜨리며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전시장을 길게 가로지르며 전개되는 두 점의 작품은 갤러리의 직선적 구조를 작품의 공간적 논리 안으로 통합시킨다. 또 문과 창같은 건축적 요소를 참조하듯 안과 밖을 매개하는 장치로 기능한다.

이밖에 'Open Blockworks'시리즈의 '열린 혼란(Open Daze)⟩ (2024)과 ⟨집 (Home)⟩ (2025)은 작가의 기존 조각 시리즈인 'Blockworks'의 모듈구조를 바탕으로, 닫힌 덩어리를 열린 세포 구조로 재구성한 것이다. 이 조각들은 공간에 반응하며 주변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유기적이고 투과적인 형태를 띠고 있으며, 관람객의 호기심과 신체적 개입을 유도하는 조형적 개방성을 품고 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Antony Gormley, INEXTRICABLE, installation view, Thaddaeus Ropac Gallery, Seoul, 2 September—8 November 2025 (5) 2025.08.31 art29@newspim.com

곰리의 조각 작품들은 인간을 '도시에 사는 동물'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보고 반추한 결과물이다. 이는 작가의 드로잉 시리즈를 통해 더욱 풍부하게 구현된다. 드로잉 작품들은 신체-공간과 건축이라는 영역을 전인류가 고유하는 인식의 장으로 보는 그의 선명한 시각을 드러낸다. 또한 우리가 이 인식의 장으로부터 빛과 그 너머의 공간을 향해 무한히 시선을 확장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서울'이라는 도시는 작가의 예술적 탐구에 깊이를 더하는 강력한 단서를 제공한다. 서울에 무수히 들어선 고층건물과 밀집된 인프라에서 전후의 궁핍한 시기를 지나 글로벌 산업강국으로 도약한 한국의 면모를 드러낸다. 곰리 자신도 서울에서는 특별한 에너지와 가능성을 느낀다고 밝힌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은 비단 한국만의 특성이 아니라, 오늘날 지구촌 인류 대다수가 살아가는 보편적인 도시적 삶의 양식이다. 따라서 이제 도시의 지형은 단순히 인간을 둘러싼 환경만이 아니다. 이는 우리 몸과 정신에도 흔적을 남긴다. 우리의 움직임과 내면의 감각적 지형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이처럼 끊임없이 변화하는 도시환경 속에서 이번 곰리의 전시는 인간의 신체와 서식지가 어떻게 함께 구성되는지를 감각하도록 하는 예술적 제안이다. 나아가 변화된 우리의 인간조건에 대해 더욱 깊이 인식하게 하는 촉매로서 기능하고 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안토니 곰리 here. 2024(detail) 타데우스 로팍 2025.08.31 art29@newspim.com

▲안토니 곰리는?=1950년 런던에서 태어나 신체와 공간의 사이의 관계를 고찰하는 조각, 설치및 공공미술 작품을 선보여왔다. 1960년대부터 인간이 자연과 우주에서 차지하는 위상에 관한 질문을 던지며 자신과 타인의 신체를 모두 비판적으로 참여시킴으로써 조각의 잠재 가능성을 발전시켰다. 그는 예술의 공간을 새로운 행동, 사고, 감정 등이 일어날 수 있는 '되어감의 장소(a place of becoming)'로 재정의하고자 끊임없이 시도해왔다.

곰리의 작품은 세계 주요 미술관과 공공장소에서 전시된 바 있다. 한국 뮤지엄 산(2025), 미국 텍사스 댈러스 내셔조각센터(2025), 프라하 루돌피눔갤러리(2024), 프랑스 로댕미술관(2023), 독일 뒤스부르크 렘부르크미술관(2022), 네덜란드 바세나르 포를린던미술관(2022), 싱가포르 내셔널갤러리 (2021), 런던 왕립예술원(2019), 그리스 델로스(2019), 이탈리아 피렌체 우피치미술관(2019), 중국 상하이 롱뮤지엄(2017), 스위스 베른 파울클레센터(2014) 등에서 개인전을 가졌다. 영구적으로 설치된 주요 공공미술 작품으로는 영국 게이츠헤드의 'Angel of the North', 영국 크로스비 해변의 'Another Place', 호주 볼라드 호수의 'Inside Australia', 네덜란드 렐리스타트의 'Exposure',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의 'Chord' 등이 있다

▲안토니 곰리 전시일정=화이트큐브 서울의 '불가분적 관계'전은 10월 18일까지, 타데우스로팍 서울의 '불가분적 관계'전은 11월 8일까지 이어진다. 강원도 원주 뮤지엄 산의 'Antony Gormley:Drawing on Space'는 11월 30일까지 열린다. 뮤지엄 산에는 안토니 곰리의 조각과 건축가 안도 타다오의 설계공간이 어우러진 곰리의 상설전시관 'Ground'가 조성됐다.

곰리는 우즈베키스탄에서 9월 5일 개막하는 부하라비엔날레(Bukhara Biennial)에 참여하며, 미국 텍사스 달라스의 유명 미술관인 내셔조각센터에서도 개인전 일정이 잡혀 있다.

화이트큐브는 1993년 영국 런던에서 창립했다. 뉴욕 파리 홍콩에 이어 2018년에는 서울에도 지점을 설립했다. 서울점은 양진희 디렉터가 7년째 이끌고 있다. 화이트큐브는 세계에서 주목받는 현대예술가의 작품을 전시해온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1983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시작한 타데우스로팍은 런던, 파리에 지점을 설치한데 이어 2021년 서울 한남동에 서울점(디렉터 황규진)을 개관했다. 올해에는 밀라노 지점이 추가됐다. 세계적으로 영향력있는 현대미술 작가 70여 명을 소속작가로 두고 있다. 

art2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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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KF-21, 내년 3월 양산 1호기 출고식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한국형 전투기(KF-21) 양산 1호기 출고 행사가 내년 3월 경남 사천 KAI 본사에서 열리는 방향으로 검토되고 있다. 뉴스핌이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당초 2026년 연말로 잡혔던 일정이 약 10개월 앞당겨지는 '조기 실전배치 시나리오'가 가시권에 들어온 것이다. KF-21(당시 KF-X) 사업은 2015년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가 약 8조원(70억~80억달러 수준) 규모의 체계개발을 승인하면서 본궤도에 올랐고, 인도네시아가 개발비 20% 분담을 약속하며 공동개발 파트너로 참여했다. 이후 설계안 확정(2019년)과 2020년 9월 최종조립 착수 과정을 거쳐 2021년 4월 시제 1호기(001번기) 출고 및 명명식에서 공식 제식명 'KF-21 보라매'가 부여됐다.​​ 지난해 11월 29일 1000소티 비행을 달성한 한국형 전투기 KF-21. 이로써 전체 약 2000소티 중 절반을 완료하며 반환점을 돌았다. [사진=한국항공우주산업] 2025.12.09 gomsi@newspim.com 시제기는 단좌 4대·복좌 2대를 포함해 총 6대가 제작됐고, 2022년 7월 첫 비행에 성공한 뒤 2023년 초음속 돌파, 야간·무장분리 시험을 포함해 2024~2025년까지 누적 2000회 수준의 시험비행을 소화하면서 블록Ⅰ(공대공 중심) 체계개발 막바지 단계에 올라와 있다. 방위사업청과 공군은 이 시험 데이터를 토대로 2026년까지 '초도양산+작전운용시험·평가'를 동시에 진행해 공군 F-4E, F-5 등 노후 3세대 전투기를 순차적으로 대체한다는 이정표를 세워왔다.​ 당초 KF-21 양산기 전력화 로드맵은 2024년 양산계약, 2025년 최종조립, 2026년 하반기 대량 양산 출고 및 전투적합 판정, 2026~2028년 초도 대대급 배치 순으로 짜여 있었다. 실제로 방추위는 2025년 3월께 '올해 20대·내년 20대' 방식의 1·2차 양산계약(20+20대)을 의결했고, 1조9000억원 안팎(1차 20대 기준 약 1조9000억원)의 초도 물량 계약이 체결되면서 사천 KAI 공장은 2025년 5월부터 양산 1호기 최종조립에 들어간 상태다.​ 이 기본 시나리오에서 2026년 연말로 잡혀 있던 '양산 출고식'을 10개월가량 당겨 2026년 3월 사천에서 여는 방향으로 급선회한 것이다. 업계에선 "양산 1호기·2호기를 포함한 초기 물량의 기체·엔진·전장 계통 신뢰성 검증이 예상보다 순조롭고, 공군의 F-4E 조기 퇴역·북한 핵·미사일 위협 고도화에 따른 전력 공백 우려가 일정 단축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2015년 개발 승인 이후 만 10년 만에 양산형을 내놓는 만큼, 대통령 참석을 전제로 한 '국가급 이벤트'가 될 것이란 전망이 업계에 확산되는 분위기다.​ KF-21 시제 1호기 출고식은 2021년 4월 경남 사천 KAI 본사에서 문재인 당시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고, 그 자리에서 "2032년까지 120대 실전배치" 목표가 공개되면서 한국의 '8번째 초음속 전투기 개발국' 도약을 대내외에 과시한 바 있다. [사천=뉴스핌]문재인 대통령이 9일 경남 사천시 고정익동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열린 한국형전투기 'KF-21 보라매' 시제기 출고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2021.04.09 photo@newspim.com 내년 3월로 예고되는 이번 출고행사는 시제기가 아닌 '양산형 1호기'가 주인공인 만큼, 시제기 롤아웃 이후 약 4년 만에 현직 대통령이 다시 사천을 찾는 장면이 연출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아랍에미리트(UAE)를 포함한 중동 순방 과정에서 KF-21을 한국 방산 수출 패키지의 핵심 품목으로 전면에 내세우며, 향후 수출형 블록Ⅱ·블록Ⅲ 개발과 현지 공동생산·부품 협력 구상을 함께 홍보해 왔다. 대통령실과 국방부, 산업부 안팎에선 "양산형 출고식이 사실상 '수출형 보라매'의 첫 공개 무대가 될 수 있는 만큼, 대통령 주관 행사로 격상할 명분이 충분하다"는 기류가 감지된다.​ 현 시점에서 군·방산업계가 그리는 '3·6·9 시나리오'의 뼈대는 비교적 선명하다. 내년 3월 사천 출고식을 통해 양산 1호기를 공개하고, 6월까지 공군·방사청 공동의 전투적합 판정(전투운용능력 평가)을 마친 뒤, 9월 전후로 공군 작전부대에 초도 인도를 시작한다는 시간표다.​ KF-21 블록Ⅰ양산기는 2026년 상반기 대량 출고 이후 강릉 제18전투비행단과 예천 제16전투비행단에 각각 1개 전투비행대대(20대 안팎) 규모로 나뉘어 초도 배치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어 2028년 이후 공대지·다목적 능력을 강화한 블록Ⅱ 80대는 횡성 제8전투비행단, 충북 지역 제19전투비행단 등으로 확산 배치돼 공군의 F-5, 구형 F-16 전력을 단계적으로 완전히 대체하는 계획이다. 지난 11월 5일 국산항공기 FA-50와 함께 비행하는 손석락 공군참모총장의 KF-21. [사진=공군 제공] 2025.12.09 gomsi@newspim.com KF-21 사업은 개념연구 착수(2000년대 초) 이후 예산·기술 이전 문제로 수차례 좌초 위기를 겪었지만, 2015년 개발 승인 이후 10년 만에 양산형 출고 단계에 진입했다. 방산업계에서는 "전투기 체계개발-양산-수출까지 독자 사이클을 돌리는 소수 국가 반열에 올랐다"고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방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KF-21 양산형 출고는 단순히 새 전투기를 들여놓는 차원을 넘어, 한국이 10년 주기의 전투기 개발·개량 사이클을 스스로 설계해 가는 수준으로 성장했음을 보여준다"며 "2015년 개발 승인에서 2025년 양산 1호기, 2032년 120대 전력화로 이어지는 연표는 한국이 명실상부 '전투기 개발·수출국'으로 올라섰다는 증표"라고 했다. gomsi@newspim.com 2025-12-09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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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조희대 대법원장 입건 후 사건 검토 [과천=뉴스핌] 김현구 기자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조희대 대법원장을 입건하고 본격적인 사건 검토에 들어갔다. 공수처 관계자는 9일 정례 브리핑에서 "(조 대법원장) 고발건은 한 두건이 아니다. 어떤 건은 수사 4부, 어떤 건은 1·3부 등에 있다"고 밝혔다.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사진=뉴스핌DB] 공수처는 고소·고발이 접수되면 선별해 사건화하는 것이 아닌 '자동입건' 시스템으로 운영하고 있다. 다수의 고소·고발이 접수된 조 대법원장은 피의자 신분이 유력하다. 조 대법원장은 대선 후보 시절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파기환송하고, 윤석열 전 대통령 사건을 지정 배당했다는 의혹 등을 받고 있다. 아울러 공수처는 최근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감사원의 '표적 감사 의혹' 수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해당 사건은 최재해 전 감사원장과 유병호 전 감사원 사무총장(현 감사위원) 등이 2022년 전 전 위원장을 사직시키기 위해 특별 감사를 진행했다는 내용이다. 이와 관련해 공수처 수사1부(나창수 부장검사)는 지난 4일 감사원 운영쇄신태스크포스(TF)와 심의지원담당관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다만 공수처는 사건의 처분 시기 등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공수처 관계자는 "(처분 시기는) 수사팀이 결정할 문제이기 때문에 언제 (처분한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한편 공수처는 윤 전 대통령 사건을 심리하고 있는 지귀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의 '술자리 접대 의혹' 수사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 5월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지 부장판사가 1인당 100만~200만원 정도의 비용이 나오는 고급 룸살롱에서 여러 차례 술을 마셨고 단 한 번도 돈을 낸 적 없다는 구체적이고 신빙성 있는 제보를 받았다"며 의혹을 제기하고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이후 대법원 법원감사위원회는 해당 의혹을 심의한 후 "현재 확인된 사실관계만으로는 지 부장판사에게 징계사유가 있다고 판단하기 어려우므로, 수사기관의 조사 결과를 기다려 향후 드러나는 사실관계가 비위행위에 해당할 경우 엄정하게 처리할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와 관련해 공수처는 사건을 수사3부(이대환 부장검사)에 배당했고, 수사팀은 최근 그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공수처는 택시 앱 사용 기록 등과 달리 신용카드 사용 내역 등은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hyun9@newspim.com 2025-12-09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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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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