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해군 지휘정 내 경호처 직권남용 살핀다
서희건설 회장·사위 부른 후 한 전 총리 조사
[서울=뉴스핌] 김영은 기자 = 민중기 특별검사팀(특검팀)이 5일 김건희 여사가 연루된 '해군함정 선상파티 의혹'에 대한 압수수색에 착수했다. 이와 함께 '서희건설 사위 청탁'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한덕수 전 국무총리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할 방침이다.
김형근 특별검사보(특검보)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특검 사무실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대통령경호처를 동원한 해군 지휘정 내 선상파티 의혹 사건과 관련해 김 여사와 김성훈 전 경호처 기획실장을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 위반(직권남용 금지) 혐의로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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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기 특별검사팀이 5일 김건희 여사가 연루된 '해군함정 선상파티 의혹'에 대한 압수수색에 착수했다. 사진은 지난 7월 김성훈 전 대통령경호처 차장이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 특검 사무실에 출석하는 모습. [사진=김학선 기자] |
김 특검보는 구체적인 혐의와 관련해 "자세한 혐의 사실을 말하긴 어렵지만, 죄명은 일반 형법상의 직권남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해군 지휘정 내에서 선상파티를 한 것과 관련해 김 전 실장이 직권을 남용해 부당한 행위를 한 부분을 수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경호법 제18조에는 경호처 소속공무원이 직권(직무권한)을 남용해선 안 된다고 규정돼 있다.
이어 "이와 관련해 이날 오전 대통령실 경호처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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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팀은 오는 9일 오전 10시 한덕수 전 국무총리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할 계획이다. 사진은 지난달 27일 한 전 총리가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는 모습. [사진=정일구 기자] |
특검팀은 오는 9일 오전 10시 한덕수 전 국무총리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할 계획이다. 특검팀은 서희건설 측의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 등 귀금속 공여 의혹과 관련해 한 전 총리를 상대로 박성근 전 총리 비서실장의 임명 경위를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특검팀은 "금일 우편으로 한 전 총리에 출석 요구서를 송부했다"고 밝혔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 2일부터 이틀 동안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을 소환해 그가 제출한 자수서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이 회장은 자신의 사위인 박 전 실장이 공직에서 일할 기회를 달라는 인사 청탁과 함께 고가의 선물을 김 여사에게 건넸다는 내용의 자수서를 지난달 특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수서에는 이 회장이 20대 대선 직후인 2022년 3월 김 여사를 만나 6000만원 상당의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를 전달하고, 한달 뒤인 4월에는 3000만원 상당의 브로치와 2000만원 상당의 귀걸이도 건넸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박 전 실장은 참고인 신분으로 한 차례 특검 조사를 받았다. 특검팀은 한 전 총리를 상대로 박 전 실장과 이 회장의 진술 내용 등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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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5일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의 매관매직 의혹과 관련해 서울 종로구에 있는 국가교육위원회에 대한 압수수색을 집행했다. 2025.09.05 yooksa@newspim.com |
특검팀은 김 여사의 또 다른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부터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의 귀금속 공여 의혹 사건과 관련해 국가교육위원회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김 여사에게 금거북이 등을 건네고 인사를 청탁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이 위원장은 현재 참고인 신분이지만 추후 피의자로 신분이 변화할 가능성이 열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한학자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총재에게도 오는 11일 오전 10시 출석할 것을 통보했다.
애초 한 총재는 오는 8일 출석을 통보받았지만, 이날 오전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이에 특검팀은 이날 2차 출석 요구서를 우편으로 다시 송부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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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팀은 민중기 특별검사(특검)이 수사 대상인 한 총재의 변호인을 따로 만났다는 논란에 대한 입장을 새로 밝혔다. 사진은 민중기 특검이 지난 7월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특검 사무실에서 현판 제막을 마치고 발언하는 모습. [사진=뉴스핌DB] |
한편 특검팀은 민중기 특검이 수사 대상인 한 총재의 변호인을 따로 만났다는 논란에 대한 입장을 새로 밝혔다.
특검팀은 "특검의 모든 구성원은 특검에 부여된 본질적 의혹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각자의 영역에서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부족한 점이 많겠지만 저희의 의지와 선의와 현실적 여러 고충을 넓게 이해해달라"고 언급했다.
이어 "저희 소임을 방식과 절차, 결과 등 모든 면에서 완벽하게 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한 발자국씩 나아가고 있지만, 욕심과는 달리 완벽하지 못하고 부족한 점도 많다"며 "우려와 지적을 잘 새겨서 각별히 유념하고 성찰의 계기로 삼아 모든 면에서 더욱 완벽한 수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yek10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