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11일(현지시간) 유럽 주요국 증시가 일제히 상승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이날 주요 정책 금리를 동결했는데 이는 시장과 전문가들의 예상과 정확히 일치하는 결과였다.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9% 올랐는데 이 또한 예상치와 대체로 부합했다. 금융시장에서는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오는 16~17일 회의에서 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확신하는 분위기다.
러시아 드론이 폴란드 영공을 침범한 사건은 이날도 지정학적 불안정성에 대한 우려에 군불을 계속 때는 모습이었다. 방산주는 역대 최고치를 돌파했다.
범유럽 지수인 STOXX 600 지수는 전장에 비해 3.04포인트(0.55%) 오른 555.33으로 장을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70.70포인트(0.30%) 뛴 2만3703.65에,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72.19포인트(0.78%) 전진한 9297.58로 장을 마쳤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62.20포인트(0.80%) 상승한 7823.52에,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의 FTSE-MIB 지수는 372.68포인트(0.89%) 오른 4만2432.42로 마감했다.
스페인 마드리드 증시의 IBEX 35 지수는 103.80포인트(0.68%) 뛴 1만5321.30에 장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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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 증권거래소[사진=로이터 뉴스핌] |
ECB는 이날 예치금리를 연 2.0%로 동결했다. 레피금리(Refi·RMO)와 한계대출금리도 각각 2.15%, 2.4%로 제자리걸음을 했다. 금리 동결은 지난 7월에 이어 두 차례 연속이다.
ECB는 성명을 통해 "현재 물가상승률이 중기 목표치인 2.0%에 도달해 있다"고 말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디스인플레이션 과정은 끝났다. 우리는 계속해서 좋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가 전망에 대해서는 올해 평균 인플레이션이 2.1%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고, 내년에는 1.7%, 내후년에는 1.9%로 전망했다.
시장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향후 금리 행보에 대해 엇갈리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마크 월 도이체방크 유럽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내년과 내후년의 인플레이션 전망치가 2.0% 이하로 전망됐다"며 "이는 목표치 하회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ECB의 금리 동결 기조가 계속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반면 KPMG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야엘 셀핀은 "ECB가 성장 전망에 대한 위험 때문에 올해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물가지수도 전망치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8월 헤드라인 CPI는 전년 대비 2.9% 상승했는데 이는 전망치 그대로였고, 전월 대비 0.4% 상승은 예상보다 0.1%포인트 높은 수치였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발표된 미국의 물가 지표는 연준의 금리 인하 전망을 바꾸지 못했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의 툴에 따르면 시장은 현재 25bp(1bp=0.01%포인트) 금리 인하 가능성을 90%, 50bp 인하 가능성을 10%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섹터 중에서는 방산주가 2.5% 폭등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러시아 드론의 폴란드 영공 침범 사태의 여파가 계속되는 분위기였다.
영국 최대의 방산업체인 BAE 시스템즈는 6.3%, 유럽 최대 탄약 제조업체인 독일의 라인메탈은 2.3%, 엔진 제조업체인 영국의 롤스로이스는 2.1% 상승했다.
머니팜의 다니엘 코츠워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지속적인 불확실성을 상기시키는 신호들이 쌓일수록 투자자들은 '내 포트폴리오에 방산주 보유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게 된다"고 말했다.
개별주 움직임으로는 지프와 닷지, 피아트, 크라이슬러, 푸조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스텔란티스가 9.1% 급등하며 자동차 섹터 지수를 1.27% 끌어올렸다. 안토니오 필로사 신임 최고경영자(CEO)는 "지프 체로키와 8기통 램 트럭 등의 모델을 재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찌의 모회사인 프랑스의 케링은 오는 2028년이 되기 전까지는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발렌티노를 완전 인수하지 않겠다고 밝히며 주가가 2.4% 올랐다.
한편 티그룹은 12일로 예정된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의 프랑스 국가신용등급 평정을 하루 앞두고 프랑스 주식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 확대(overweight)'에서 '중립(neutral)'으로 하향 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