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정치 국회·정당

속보

더보기

음모론 제기하고 면책특권 뒤에 숨는 정치인

기사입력 : 2025년09월20일 05:31

최종수정 : 2025년09월22일 10:28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강성 지지층 업은 음모론 전파속도 빨라
진실 규명은 시간 걸려...도덕성 치명타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정치권에 음모론이 판을 치고 있다. 특정인이나 특정 세력을 공격하기 위한 음모론은 대부분 근거가 없다. 공상 소설 같은 얘기다. 그런데도 음모론이 먹히는 이유는 여러 정황을 구체적으로 제시해 마치 사실인 양 잘 포장해서다. 

음모론은 특정 진영의 공격 수단으로 사용되는 만큼 전파 속도가 빠르다. 확산은 특정 진영의 강경 지지층 몫이다. 해명은 잘 먹히지 않는다. 진실 규명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 그 과정에서 공격당한 당사자나 세력의 피해는 막심하다. 이미지와 도덕성에 치명상을 입는다. 음모론의 폐해가 심각한 이유다.

음모론 제기자는 의원인 경우가 많다. 처벌이 쉽지 않다. 국회 발언은 면책 특권이 적용돼서다. 의원들은 이런 면책 특권 뒤에 숨어서 의혹을 제기한다. 정치를 망치는 비겁한 행태라는 지적이 많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5.09.19 mironj19@newspim.com

대표적인 것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를 겨냥한 '청담동 술자리 의혹'이다. 이 의혹의 핵심은 한 전 대표가 법무부 장관 시절인 2022년 7월 윤석열 당시 대통령과 김앤장 변호사 30여 명과 서울 청담동 고급 술집에서 새벽까지 술자리를 가졌다는 것이다.

현재 새만금개발청장인 김의겸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그해 10월 국회에서 의혹을 제기해 엄청난 논란을 불렀다. 한 전 대표는 이를 전면 부인하며 10억 원대의 소송을 제기했지만 민주당은 한동안 파상 공세를 펼쳤다. 통화 녹음 파일의 주인공인 첼리스트가 경찰 조사에서 '거짓'이라고 자백했지만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결국 3년여 만에 의혹이 허위라는 1심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4부는 13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김 전 의원, 강진구 전 더탐사 대표 등을 상대로 한 10억 원대 손해배상 청구소송 1심에서 모두 합쳐 8000만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김 전 의원의 의혹 제기도 국회 발언이라는 이유로 면책 특권이 적용됐다. 

최근 조희대 대법원장을 둘러싼 음모론도 확산하고 있다. 민주당이 조 대법원장이 한덕수 전 총리와 만나 이재명 대통령(당시 민주당 대표)의 선거법 위반 사건 처리를 논의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이 의혹은 지난 5월 10일 한 친여 성향 유튜브 채널이 "익명의 녹취 제보를 받았다"고 주장하면서 불거졌다. 의혹의 골자는 조 대법원장이 윤 전 대통령 파면 사흘 후인 지난 4월 7일 한 전 총리, 정상명 전 검찰총장, 김충식(김건희 여사의 모친 최은순씨 측근)씨 등과 오찬 회동을 갖고 "이재명 사건이 대법원에 올라오면 알아서 처리한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의 선거법 상고심을 논의했다는 것이다.

대선전이 본격화되던 지난 5월 14일 서영교 민주당 의원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처음 의혹을 제기했다. 그 당시는 큰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지난 16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부승찬 민주당 의원이 다시 이를 거론하면서 의혹이 급속히 확산됐다. 조 대법원장에 대한 민주당 측의 파상 공세와 맞물리면서다.  

부 의원은 "대법원장 스스로가 사법부의 독립과 재판의 공정성을 훼손한 것을 넘어서 내란을 옹호하고, 한덕수에게 정권을 이양할 목적으로 대선판에 뛰어든 희대의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조 대법원장은 지난 17일 "거론된 나머지 사람들과 제기되고 있는 의혹과 같은 대화 또는 만남을 가진 적이 없음을 명백히 밝힌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회동 참석자로 지명된 다른 인사들도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민주당의 공세는 계속됐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12·3 비상계엄 때, 서부지법 폭동 때 그 무거웠던 조 대법원장의 입이 어제 가볍게 풀렸다. 본인 의혹에 대해서는 참으로 가볍게 그리고 빠르게 입을 열었다"며 "(조 대법원장이) 억울하면 특검에 당당하게 출석해서 수사받고 본인이 명백하다는 것을 밝혀주면 될 일이 아닌가"라고 공세를 이어갔다.

논란이 확산하는 상황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근거로 제시한 제보 녹음이 AI(인공지능)로 만든 음성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지난 1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여당 국회의원들이 또 한 번 음모론 확성기 역할이나 하며 '청담동 첼리스트 시즌 2'를 찍고 있다"며 "유튜버가 AI 목소리로 만든 음성 파일에 흥분해 아무런 증거도 없는 음모론을 떠들어대며 사법부를 공격하는 꼴이 우스운 것을 넘어 기괴하다"고 비판했다.

한동훈 전 대표는 이날 "이번 대법원장 숙청 시도는 '청담동 술자리2'"라며 "극단적 친민주당 유튜버의 가짜뉴스를 민주당이 국회에서 터트리는 구조가 지난 청담동 술자리 공작 때와 똑같다"면서 "민주당은 그 망신을 당하고도 반성 안 하고 또 이런다. 이번엔 뭘 걸 건가. 또 비겁하게 도망갈 건가"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의혹을 제기한 의원들에 대한 강경한 대응을 예고했다. 최은석 원내수석대변인은 "서영교·부승찬 의원을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고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음모론이 다 틀린 건 아니다. 비상계엄론은 사실로 드러났다. 맨 처음 김민석 총리(당시 민주당 수석 최고위원)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의혹을 제기했을 때만 해도 모두 고개를 갸우뚱했다. 말도 안되는 공상 소설이라는 반응이 주였다. 윤 전 대통령을 공격하기 위한 음모론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계엄 준비설'은 지난해 8월 처음 제기됐다. 김 총리는 "최근 정권 흐름의 핵심은 국지전과 북풍(北風) 조성을 염두에 둔 계엄령 준비 작전이라는 게 저의 근거 있는 확신"이라고 말했다. 김 총리는 한 달 후 국회 국방위원회 등에서 "윤석열 정부가 계엄을 준비하고 있는 것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런 의혹은 세 달 뒤 현실이 됐다.

음모론은 대체로 유튜브 등에서 의혹을 제기하면 이를 의원이 받아서 국회 발언을 통해 키우는 과정을 거쳤다. 음모론의 배후엔 강성 지지층이 자리하고 있다. 정치권이 이들을 의식해 가짜 뉴스의 확성기 노릇을 하고 있는 것이다. 궤도를 이탈한 정치권의 민낯이다.  

leejc@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감사원장 후보자에 김호철 변호사 지명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7일 감사원장 후보자로 김호철 변호사를 지명했다. 이규연 대통령실 홍보소통수석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 대통령이 오늘 감사원장 후보로 김호철 변호사를 지명했다"고 밝혔다. 김호철 감사원장 후보자. [사진=대통령실] 김 후보자는 국가경찰위원회 위원장과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회장 등을 역임한 인물로, 공공성과 사회적 가치 수호에 앞장서 온 대표적인 인권 변호사로 평가받고 있다고 이 수석은 설명했다. 이 수석은 "김 후보자가 경찰국 신설과 군 의문사 진상 규명 등 사회적 파장이 컸던 사안에서 공공성과 법적 원칙을 견지해 왔다"고 했다. 이 수석은 "김 후보자는 감사 운영의 정상화를 통해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과 독립성, 그리고 국민 신뢰라는 헌법적 가치를 확고하게 복원할 적임자이자 전문가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parksj@newspim.com 2025-12-07 13:37
사진
내란 특검, 추경호·황교안 불구속 기소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을 수사 중인 내란 특검팀(조은석 특별검사)이 7일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지낸 추경호 의원과 황교안 전 국무총리를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 [사진=뉴스핌DB] 박지영 특검보는 추 의원에 대해 "피고인은 여당 원내대표로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유지 의사를 조기에 꺾게 만들 수 있었던 유일한 사람이었음에도, 비상계엄 유지를 위한 협조 요청을 받고 국민의 기본권이 침해되고 무장한 군인에 의해 국회가 짓밟히는 상황 목도하고도 아무런 조치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회의원 권한이자 의무인 표결권 행사에 참여하지 않았고, 본회의 개의를 알고도 의원총회 개최 의사도 없이 의총 소집 장소를 당사로 변경해 국회 진입 의사를 가진 국회의원의 발길을 돌리게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또 본회의장에 있던 국회의원에게는 밖으로 나오라는 메시지 전달했는데, 이는 윤 전 대통령이 군인과 경찰을 동원해 국회를 봉쇄하고 본회의장에 들어가 있던 국회의원을 끌어내려 하려는 행위와 같이 평가된다"고 부연했다. 박 특검보는 "국회의원이 국회에 들어가지 못하는 것은 헌정 질서가 파괴되는 상황"이라며 "본인이 원내대표실에 있으면서 이런 파괴된 현장을 목도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한 인식이 없었다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윤 전 대통령은 지난 한덕수 전 국무총리 재판에 나와서 '추 의원에게 어떤 이야기를 했는가'라는 재판장 질문에 '걱정하지 말라. 길게 가지 않고 빨리 해결될 것'이란 취지로 말했다. 이 말은 너희들이 국회 의결 해제하지 않고도 내가 끝낼 것이란 말"이라고 말했다. 이어 "추 의원은 충분히 본인의 역할을 지시받았고 이와 관련해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며 "추 의원은 '대통령님 이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빨리 해제해달라'는 말을 한 번도 한 적 없다. 본인도 인정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박 특검보는 "비상계엄이 선포될 즈음 당대표는 체포 대상이 될 정도로 사실상 의사 소통 창구가 전혀 아니었고, 여당과의 의사 소통 통로이자 서로 논의할 수 있던 사람은 추 의원이 유일했다"며 "(추 의원은) 반대하는 의사를 표시하거나 이래선 안 된다는 의사표시는 하나도 없이 본인이 알고 있던 모든 것을 여당 의원에게 고지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끝으로 그는 "사실상 계엄이 국회의결로 해제되는 것은 아니다. 여당 원내대표마저 협조하지 않고 반기를 들었다면 계엄 해제가 빨라졌을 것"이라며 "계엄에 대한 문제 해결 방식이나 회복 시간 등이 상상 이상으로 빨라졌을 것이고, 국론 분열이나 사회적 혼란도 훨씬 더 줄어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추 의원은 지난해 12월 3일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을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로서 의총 장소를 세 차례 변경하는 방법으로 자당 소속 의원들의 표결 참여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이로 인해 당시 국민의힘 의원 108명 중 단 18명만이 계엄 해제 표결에 참여할 수 있었고, 국회 해제 요구 결의안은 결국 재석 190명 중 찬성 190명으로 통과됐다. 특검은 당시 추 의원이 국회 이동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 그의 측근들과 통화한 사실을 바탕으로 그가 의도적으로 표결을 방해했다고 판단했다. 앞서 특검은 추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지난 3일 "혐의 및 법리에 대해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이를 기각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 [사진=뉴스핌DB] 한편 특검은 이날 황교안 전 국무총리도 불구속 기소했다. 황 전 총리는 비상계엄 당시 "나라를 망가뜨린 종북주사파 세력과 부정선거 세력을 이번에 척결해야 한다", "우원식 국회의장을 체포하라. 대통령 조치를 정면으로 방해하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도 체포하라" 등의 게시물을 올려 내란을 선동한 혐의 등을 받는다. hyun9@newspim.com 2025-12-07 17:26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